“사물인터넷(IoT)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습니다.” 황창규 KT 회장의 말이다. 지난 9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말을 남겼다. 대한민국 통신 역사 130년을 맞이해 KT의 향후 130년 미래 비전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지금껏 KT는 경쟁사들과 달리 IoT 청사진에 대해 요란스럽게 홍보하지 않았다. 다만 착실히 기반을 다지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다. KT는 내년까지 100개의 IoT 글로벌 성공 스토리를 만들 계획이다. 그렇다면 KT는 어떤 IoT 청사진을 그리고 있을까.

 

IoT 포트폴리오, 남다른 무게감

IoT라고 하면 아직까지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KT의 IoT도 스마트홈에 치중되어 있을까. 아니다. KT의 IoT 로드맵이 포괄하는 영역은 상당히 광범위하다. B2B는 물론 공공의 안녕을 위한 계획까지 준비하고 있다.

이런 특징은 지난 7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과의 협력 사례에 잘 나타난다. KT와 철도연은 IoT를 활용해 교통·물류 분야 혁신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향후 철도연의 교통·물류 시스템과 KT의 차량 관제 시스템 연계기술을 개발하고, 위험물·화물열차·컨테이너 운송 관제시스템, 빅데이터·IoT를 활용한 교통·물류정보 응용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결과물이 구체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난달 코엑스에서 열린 ‘2015 IoT 국제전시회’에 참여한 KT는 산업 IoT존에서 IoT와 위성관제기술을 접목한 ‘컨테이너 추적 보안관제 시스템’, 위험물 운송차량의 도로 위험도를 미리 알려주고 사고 시 자동으로 인식해 즉시 대응하는 ‘위험물 안전운송 통합관리 시스템’ 등 IoT 기반 물류 혁신 모델을 제시했다.

지난 2월 KT가 경기도와 손을 잡은 이유도 IoT 기술을 활용해 공적 영역에서 혁신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차세대 IoT 보육안전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력’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안전한 어린이집 환경 구축에 착수했다. 황창규 회장은 “IoT 보육 안전서비스는 IoT 기반 신규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추구하는 KT의 성장모델이기도 하다”며 “이번에 추진하는 사업은 KT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 관점에서 진행하는 서비스로, 국내 모범사례로서 타 지자체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방위적 콜래보레이션

최근에는 퀄컴, 한국전자금융과 ATM에 IoT 기술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6일 KT는 퀄컴과 공동 개발한 ‘LTE 기반 IoT 보안 게이트웨이 솔루션’을 한국전자금융의 신규 현금입출금기에 적용하기 위해 장비 전달식을 진행했다. IoT 게이트웨이는 KT의 IoT 보안 기술과 퀄컴의 LTE 칩 설계 노하우를 융합한 무선통신장비다. 3사는 향후 3년간 약 1만대의 ATM에 IoT 게이트웨이를 적용하고, IoT 기술을 응용한 신사업 모델 또한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KT가 개인용 IoT 서비스·상품을 개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미 KT는 다수의 홈 IoT 관련 기기와 서비스를 개발했다. ‘올레 기가 IoT 홈캠’은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집안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음성전달 기능도 가능한 CCTV다. 이외에도 KT는 ‘2015 IoT 국제전시회’에서 모바일 기기로 도어락, 가스밸브 등 생활기기 상태를 확인하고 작동시키는 ‘올레 기가 IoT 홈매니저’ 서비스도 선보였다. 또 실내 공기 질을 측정해 공기청정기를 작동하는 솔루션과 NFC 기반 개인 맞춤형 정수기를 통해 IoT 경쟁력을 보여줬다. KT는 의류에까지 IoT를 입혔다. 제일모직과 함께 NFC 기능을 접목해 제작한 스마트 수트가 그것이다.

흥국화재와는 IoT 기반 보험 상품 개발에 돌입했다. 운전자 습관에 따라 달라지는 보험 상품 개발을 위해 흥국화재와 1만 명의 ‘UBI 데이터 시범사업’ 체험단을 모집했다. ‘UBI 데이터 시범사업’은 IoT 기반 차량정보 수집장치(OBD)를 체험단 차량에 장착 후, 확보된 차량운행 정보를 KT의 빅데이터 기술이 결집된 분석 플랫폼을 통해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 정보를 이용해 흥국화재에서는 사고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한국형 UBI(운전습관 연계보험)를 개발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기가토피아, 밑그림부터 꼼꼼히

KT는 IoT 청사진 구현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먼저 회원사가 200여곳에 달하는 ‘기가 IoT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이는 IoT 관련 창업 아이디어 발굴부터 사업화, 해외시장 진출까지 지원하는 개방형 IoT 사업협력 체계다. 삼성전자, 노키아, 차이나모바일 등 글로벌 대표 IT기업이 출범과 함께 파트너로 참여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와도 협력하는 인프라다.

경기도 판교에 문을 연 ‘기가 IoT 사업협력센터’는 기가 IoT의 꿈을 실현하는 누구나 이용 가능한 장소다. 여기에서는 IoT 관련 아이디어나 기술을 개발·검증·상용화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공간은 전시실과 개발실, 통신사 연동테스트를 위한 검증실과 쉴드룸, 홈 IoT 시연 공간 등으로 이뤄진다.

‘IoT 메이커스’에도 시선이 쏠린다. 누구나 쉽고 빠르게 IoT 제품·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이다. 각종 센서와 전자부품을 조합해 PC와 연결한 후 모니터를 보면서 원하는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설정하는 방법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사물인터넷 솔루션을 설계할 수 있다. KT 미래융합사업추진실 김석준 상무는 “기가 IoT 얼라이언스 회원사들과 함께 홈 IoT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로 IoT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의 회원사들과 함께 기가토피아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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