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갤럭시노트5와 아이폰6S의 격돌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의 여파로 유통 시장이 꽁꽁 얼었지만 갤럭시노트5와 아이폰6S는 다가오는 겨울을 잊고 뜨거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양보는 없다...‘진검승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는 상반기 갤럭시S6의 흐름을 나름의 방식대로 체화해 승부수를 던졌다. 출시일정을 앞당겨 공개한 것도 모자라 삼성페이로 대표되는 다양한 경쟁력까지 구비한 상태다. 이 지점에서 갤럭시노트5는 스타일러스 스마트폰의 대부로 군림하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했다.

하지만 아이폰6S가 국내에 출시되며 분위기가 일변했다. 지난달 23일 국내에 상륙하자마자 갤럭시노트5를 누르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동시에 삼성전자 입장에서 잔뜩 긴장해야하는 신호들이 연이어 감지되기 시작했다. 시장 점유율 50%가 무너지는가 하면, 아이폰 모델이 국내 탑10에 연이어 진입하며 중저가 라인업 순위까지 속속 밀렸기 때문이다. 아직은 미풍에 그치고 있지만 LG전자의 V10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그러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가 발표한 11월 1주 스마트폰 판매량 탑10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갤럭시노트5 32GB가 1위를 차지했다. 아이폰6S를 밀어내고 다시 최강자의 자리를 점했다는 뜻이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아이폰6S 모델이 속속 순위권에 진입하며 그 자리가 위태로웠던 삼성전자 중저가 라인업도 11월 1주를 기점으로 부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KT의 갤럭시그랜드 맥스는 전 주보다 2단계 상승한 7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노트5가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아이폰6S가 출시되기 전에는 탑10 대부분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차지였으나, 이제 정확히 전선이 반으로 갈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탑10을 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모델이 각각 5:5로 이름을 올렸다. 가히 건곤일척의 승부다. 아이폰6S 64GB 모델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라인업 세분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애플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5를 스타일러스 스마트폰에 포지셔닝시키고,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를 갤럭시S6 엣지의 인기에 힘입어 아이폰6S에 대항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즉 스타일러스와 패블릿+엣지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아이폰6S, 아이폰6S 플러스의 공세에 대비한다는 뜻이다. 갤럭시노트5 디자인은 갤럭시S6의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전작인 갤럭시노트4와 동일하게 5.7인치를 유지했지만 가로폭이 다소 좁아지고 일체형 배터리를 차용했다. 5세대 S펜도 탑재됐으며 스프링 방식도 적용됐다. 이런 변화가 상당한 인기의 주역이다.

초슬림 베젤과 후면 곡면 디자인으로 한 손에 착 감기는 인체 공학적인 설계를 통해 쥐는 느낌을 편안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S펜과 에어 커맨더 기능 자체는 상당히 발전했다. ‘꺼진 화면 메모’ 기능이 신설됐으며 PDF 파일을 자유롭게 조절하고 편집할 수 있다. 스크롤 캡처 기능도 포함되어 있으며 여러 편의 영상을 하나의 화면에 합치는 '동영상 콜라주' 기능도 발군이다. 골드와 실버의 경쟁력도 있다.

아이폰6S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기존 아이폰에 탑재된 A8칩보다 약 70% 더 빠른 A9칩이 채택됐으며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 전면은 500만 화소다. 페이스타임 카메라에는 플래시를 사용할 수 있다.

촬영적인 측면에서도 발전됐다. 4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도록 만든 지점이 흥미롭다. 12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이용해 미디어의 미래까지 잡아가는 분위기다. 또 연속촬영 후 애니메이션 만들기 등의 기능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다수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강점을 수용하는 지점으로 풀이된다. 새롭게 추가된 로즈골드도 눈길이 쏠린다.

글로벌 경쟁도 치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양사의 전방위적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서유럽,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동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5개 지역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갤럭시노트5로 대표되는 프리미엄 라인업이 적절하게 팔림과 동시에 다양한 중저가 라인업이 성과를 거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스마트폰 판매량을 보면 서유럽 1530만대, 아시아태평양 2320만대, 중남미 1180만대, 동유럽 690만대, 중동·아프리카 1610만대였다.

흥미로운 것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의 판매량이 급상승한 대목이다. 2분디 대비 300만대나 더 팔리며 시장 점유율 52.1%를 기록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전략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저가 라인업이 나름의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실질적인 수익에 대한 담론도 있으나, 추후 미래성장동력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다만 북미지역에서 삼성전자는 여전히 강렬한 동력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야심차게 갤럭시노트5를 발표하는 초강수를 뒀으나 기대 이하의 성적이라는 평가다. 33%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애플에 비해 26%의 점유율에만 그쳤다. 1050만대를 팔았다는 후문이다. 최악의 상황은 아니지만 북미시장에 상당한 공을 들인 상황에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LG전자의 약진이다. 국내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해도 LG전자는 북미시장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준호 MC사업부문 사장의 주 무대가 북미시장이고, 또 전통적으로 LG전자는 북미시장에서 강세를 보여 왔다. 630만대를 팔아 시장 점유율 15.6%를 기록,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북미시장에서 약간 주춤했으나, LG전자는 나홀로 성장했다.

어쩌면 마지막...불꽃을 태우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중국 및 인도,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분명 중저가 라인업 중심의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략은 약간 다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라인업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경쟁력을 품어가지만, 애플은 프리미엄 중심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서 실질적인 수익은 애플이 대부분 흡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한시적인 생명력을 넘어 사물인터넷, 웨어러블까지 번지는 미래동력의 최전선이자 촉매제라는 것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 훗날을 기약하는 전략도 분명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불꽃튀는 승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