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에서 방출된 태양풍이 화성에 영향을 미치는 상상도. 출처=NASA

화성 표면은 수십 억년 전에는 물과 산소가 있었기 때문에 생명을 지탱할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알려졌었다.

5일(현지시각)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워싱턴D.C 본부에서 “기존 화성 대기에는 산소가 다량 존재했지만 태양에서 불어닥친 '태양풍'의 영향으로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태양풍은 태양으로부터 강한 에너지를 지니고 방출되는 소립자의 흐름이다.

이 사실은 화성 대기의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메이븐(MAVEN·Mars Atmosphere andVolatile Evolution)의 이온측정기를 이용한 관측한 결과다. 태양 활동이 강력해질수록 화성 대기 상층부의 이온이 화성 대기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날 수집된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화성 대기에서 산소가 사라진 원인이 과학적으로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화성은 대기압이 지구의 0.6%에 불과하고 대부분 96%의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생명체가 살수 없는 환경이다. 산소는 0.15% 수준의 극소량만이 존재한다.

태양풍은 주로 양성자와 전자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런 소립자들이 시속 100만km 이상의 매우 빠른 속도로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면서 화성을 지나친다.

전하를 띤 입자들이 움직이는 것이므로 태양풍은 아래 사진들과 같이 자기장을 형성한다. 이 자기장이 다시 화성의 대기에 전기장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면 이 전기장이 대기 중의 기체 이온들을 화성의 대기 상층부로 쏘아 올리고 결국은 이 이온들이 화성의 중력을 벗어나 우주공간으로 빠져나가면서 대기가 소실 되는 것이다.

화성의 대기는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도 1분에 100g씩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태양풍이 평소보다 강해지는 ‘태양 폭풍’ 혹은 ‘우주 폭풍’ 기간에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대기가 화성 밖으로 빠져나간다.

▲ 태양에서 방출된 태양풍이 화성에 영향을 미치는 상상 동영상 캡쳐. 출처=NASA

메이븐은 10개월간 7억1100만 ㎞를 이동하며 지난 2014년 9월 화성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지금까지 1년 여간 화성 상공 150~6200㎞의 타원 궤도를 돌면서 화성 상층부의 대기와 이온권, 태양풍의 영향 등을 조사해 왔다.

메이븐은 거대한 태양전지판을 양쪽 몸통에 달고 있어 다 펼칠 경우 관광버스만큼 커진다고한다. 무게는 약 2.4t으로 바퀴가 6개 달린 덤프트럭과 비슷하다.

브루스 자코스키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는 “지금까지는 화성 자기장이 약해 화성 대기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했다”며 “이번 연구로 태양풍과 화성 대기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기존 학설을 일부 수정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NASA는 1997년 무인 탐사 로봇 ‘소저너’를 화성에 착륙시킨 이후 꾸준히 화성 탐사를 진행해왔다. 미래 2030년에는 우주인을 화성에 보낼 계획도 이날 밝혔다.

NASA는 이 같은 내용을 과학저널 ‘사이언스’ 6일 자에 4편의 논문을 동시에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