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파주 운정 신도시 미분양은 지금도 있죠. 올 연말에도 롯데, 대우,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 중이거나 계획을 잡고 있잖아요. 공급과잉으로 미분양이 더 늘어날지 모르죠.”(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와동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

“지난 4월 분양한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차’는 완판됐습니다. 이어 9월 분양한 ‘운정 롯데캐슬파크타운 2차’ 청약은 순위 내 마감했습니다. 다만, 미계약분이 남아있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

경기도 파주 운정 신도시 부동산시장이 야당역 교통 호재로 살아나는가 싶더니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적체 위기에 빠졌다. ‘미분양 늪’으로 불리던 파주 운정 신도시가 다소 활기를 띠게 된 건 지난 10월 31일 개통된 경의선 야당역 덕분이었다. 서울 접근성이 몰라보게 달라졌기 때문.

경의선 야당역은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30분, 서울역은 4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여기에 서울 삼성~고양 킨텍스 36.4㎞를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을 파주 운정 신도시까지 연장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파주 운정 신도시는 지난 2006년 최초 분양시 3.3㎡당 평균 1200만원이 넘는 고분양가 논란을 시작해 지난 2010년 분양된 단지들까지 장기 미분양 물량이 속출하면서 상습 미분양 지역으로 분류돼왔다. 지난 9월 분양한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2차’ 역시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이랬던 파주 운정 신도시 부동산시장이 분양시장 호조세를 타고 기존 미분양 물량을 일부 털어냈다. 신규 분양물량도 시간이 걸리지만 팔리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따르면 파주시의 미분양 물량(올해1~8월)은 560가구에서 237가구로 줄어들었다. 파주 운정 신도시는 경기도 파주시 남서부의 목동동, 야당동 일대의 1851만2396㎡(구 560만평)규모로 지난 2003년부터 조성됐다. 기존 택지개발지구인 교하지구를 포함한다.

하반기 대규모 공급으로 ‘미분양 적체’ 우려

지난 4일 서울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에서 1시간을 달려 경의선 야당역에 도착했다. 2번 출구로 나와서 본 파주 운정 신도시 분위기는 대체로 차분하다. 도로 건너편에는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2차’ 현장이 있다. 야당역에서 현장까지는 약 500m, 도보 5분 거리다. 높은 펜스로 둘러싸인 현장에는 건물 저층 형태와 대형 크레인 여러 대가 우뚝 솟아있다. 인근에는 3년 전 입주한 ‘캐슬&칸타빌’과 ‘휴먼빌’ 단지들이 보인다.

▲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1.2차' 공사현장.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유영기자

인근 H공인업소 관계자는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2차’ 단지는 미분양을 예상했었다”며 “입주시기가 2018년인데, 부동산 시장이 어찌될지 모르니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야당역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졌으니,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낙관했다.

최근 파주 운정 신도시 개발 호재 중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요인은 교통편 개선이다. 지난달 경의선 야당역 개통으로 서울권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고, 인접한 제2자유로 이용 시 서울 상암동까지 약 30분대로 도달할 수 있다.

또 다른 호재는 ‘통일’이다. 파주 운정 신도시는 수도권 2기 신도시 가운데 서북부지역의 최대 규모 신도시로, 통일 후 최대수혜지의 하나로 꼽힌다. 근처 G공인업소 관계자는 “운정3지구는 2020년 입주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모든 신도시가 그렇듯 제대로 된 인프라를 갖추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교통편이 개선되면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운정 신도시는 2006년 입주를 시작한 기존 교하지구 1만가구를 포함해 총 9만여가구, 27만명을 수용하는 대형 신도시 사업이다.

파주 운정 신도시 인근에는 LG디스플레이단지와 파주LCD 일반산업단지, 파주문발 일반산업단지, 파주출판문화 정보산업단지 등 산업단지 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오는 2018년까지 지역 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생산라인(P9)에 약 1조원 이상의 투자를 결정해 향후 미래가치가 기대된다.

하지만 연말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공급은 잠시 살아난 파주 운정 신도시 분위기에 자칫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반기 운정 신도시 내 공급물량은 6000가구 이상이다. 롯데건설 ‘운정 롯데캐슬 파크타운 2차’는 1169가구 규모로 현재 계약을 진행 중이고, 대우건설이 운정신도시 A25블록에 짓는 ‘운정신도시 센트럴 푸르지오’는 최근 2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1956가구 분양에 946명만 청약을 넣어 평균경쟁률이 0.48대 1에 그친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건설이 연내 분양할 ‘힐스테이트 운정’ 2998가구 역시 미분양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운정 신도시 내 신규단지 일반분양가는 3.3㎡당 1100만원선이다. 서울 평균 전셋값(3.3㎡당 1195만원)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이곳으로 몰리는 일산 주민들의 수요는 한계가 있어 미분양 적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전문가들은 파주 운정 신도시가 타 신도시와 비교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로 불편한 교통문제를 꼽았다. 신규 단지 분양가는 비슷한 수준인데, 입지는 북부 지역의 김포, 다산신도시, 일산 등의 지역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것도 단점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경의선 야당역 개통은 파주운정신도시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건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미분양도 어느 정도 해소된 부분도 있다. 다만, 10분 간격인 배차시간은 조금 아쉽다”고 지적했다.

장 팀장은 “운정신도시 신규 분양가는 김포한강 신도시, 다산 신도시, 하남미사 강변도시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안타깝게도 운정 신도시는 이 가운데 서울 접근성이 가장 떨어져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려면 지하철 3호선과 GTX가 파주 운정 신도시까지 연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도 “운정 신도시의 상가는 기존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이며, 3.3㎡당 분양가가 3000만원대에 육박해 수요가 크지 않다”고 전했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김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