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놓고 롯데, 신세계, SK, 두산, 등 4개 대기업이 쟁탈전에 돌입했다. 주목되는 것은 26일 오전 신세계와 두산이 나란히 면세점과 관련된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맞불작전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이날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현장에서 인사말을 전하면서 면세점 사업 의지를 공언한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오너의 지원 활동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사장이 면세점 관련 청사진을 발표하고 있다.

먼저 신세계디에프는 성영목 사장 주최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회사 측은 도심면세특구 개발로 도심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수를 2020년까지 1700만명으로 늘려 관광산업 진흥에 일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성 사장은 “지난해 서울 방문 외국인 중 81%인 927만명이 서울 도심 관광지역을 찾았다”며 “관광인프라 개선에 5년간 530억원을 투입하는 등 ‘도심관광 클러스터화’ 지원을 통해 2020년까지 지금보다 약 2배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외래 관광객 170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면세점 입찰에 뛰어든 경쟁 기업의 경우, 오너들이 직접 나서 사업 의지를 밝히는 데 앞장서는 반면 정용진 부회장의 지원 활동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성 사장은 “정용진 부회장이 면세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면서 “면세점 사업계획서에 정 부회장이 직접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면세점 비전 등 큰 그림을 그려주고 있으나 실행은 실무진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26일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열린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두산의 경우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섰다. 같은 날 박 회장은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 재단 이사진과 함께 참석해 재단 설립 취지를 알리고 주요 사업을 소개했다.

박 회장은 출범식에서 “동대문은 관광자원이 풍부한 것은 물론이고 창의성을 기반으로 둔 컨텐츠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곳”이라며 “‘구술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는데 구슬과 바늘을 꽤는 역할을 동대문 미래 창조재단이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면세점 유치 경쟁이 한창이라 유치전략이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그 노력이 계기가 됐음을 부인하진 않는다”면서 “하지만 면세점 유치와 상관없이 두산은 동대문 터줏대감이자 지역사회 일원으로 최소한의 책무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튿날인 27일에는 SK가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주최로 면세점과 관련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롯데는 지난 12일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통합물류센터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면세점 비전을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