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임순례, 박흥식, 송일곤, 오점균
제작 : 보리픽처스 배급:키노아이 DMC

참으로 복잡한 영화다. 4명의 감독의 단편영화를 이해하는 게 쉽지는 않다. 짧은 시간 스크린에 보여진 영상은 동물로 시작해서 동물로 끝난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가슴이 뛴다. 잊고 지냈던 과거 기억을 떠올리며 느끼는 설레임이랄까.

‘미안해, 고마워’는 인간과 동물의 평화롭게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오롯이 담고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속 깊은 애정을 나누고, 위안을 안겨주는 작은 천사들. 어릴 적 한번은 경험했지만 세월의 무게에 잠시 잊고 지냈던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첫 번째 단편영화 ‘미안해, 고마워’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딸에게 전해주는 반려견의 이야기를 테마로 하고 있다. 잊고 지냈던 추억을 전달하는 매개체로서의 반려견. 아버지와 딸, 반려견 사이에 연결고리는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두 번째 영화 ‘쭈쭈’는 노숙자와 유기견의 스토리다. 사회적 약자가 바라본 사회적 약자 사이의 시선 처리가 독특하다. 웃음 뒤에 따라 붙는 해결책에 대한 물음 앞에 숙연해진다.

‘고양이 키스’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아버지와 좋아하는 딸의 이야기다. 싫어했던 감정이 서서히 열리며 고양이와 사람이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렸다. 이 과정에서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나타난 감정의 변화는 반려동물이 갖고 있는 매력이다.

‘내 동생’은 반려견에 대한 가장 순수한 마음에 초점을 맞췄다. 아이를 등장시켜 강아지를 동생처럼 의지하는 모습과 아이를 바라보는 강아지의 애뜻한 모습이 교차되는 순간, 어릴 적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기에 충분하다.

<미안해, 고마워>의 화두는 하나다.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의 무관심으로 소외돼 있는 반려동물들, 모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다면 꼭 한번 봐야 할 영화다.

모비딕
1994년 11월 20일 서울 근교 발암교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발 사건. 사건을 추적하던 열혈 사회부 기자 이방우(황정민) 앞에 어느 날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고향 후배 윤혁(진구)이 나타난다. 그는 일련의 자료들을 건네며 사건이 보여지는 것과 달리, 조작된 사건임을 암시한다.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이방우는 동료 기자와 특별 취재팀을 꾸리는데….

애정만세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순임(서주희)’. 지난 가을, 산정호수에서 있었던 회사 야유회를 잊지 못한다. 자신을 감싸 안으며 2인 3각 경기를 펼치던 준영의 따뜻한 손길을 아직도 기억하기 때문이다. 준영과의 추억을 더듬으며 홀로 산정호수를 다시 찾은 그녀, 그날의 기억을 되새긴다. 그때 조금 더 적극적이어야 했을까, 아니면 조금 더 수줍어야 했을까.

멋진 인생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다섯 남자가 모였다. 연습 첫 날부터 기합이 단단히 들어간 완벽주의자 류정한, 그와 미묘한 대결 구도를 그리는 이석준, 경직된 공기에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고 나선 신성록, 막내 이창용. 그리고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연출가 신춘수까지. 두 남자의 우정을 그린 이 뮤지컬 과연 무사히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일루셔니스트
세월이 흘러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는 일루셔니스트는 자신이 설 수 있는 무대를 찾아 이곳 저곳을 떠다닌다. 어느 날 스코틀랜드의 한 선술집에 머물며 공연을 하다 그곳에서 앨리스라는 한 소녀를 만나게 된다. 일루셔니스트의 무대에 반한 어린 소녀 앨리스는 다음 무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나서고 뒤이은 그들의 모험은 그들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