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경매’ 하면 수억원대의 건물을 떠올리는가? 큰 돈 들이지 않고 적은 종잣돈으로도 얼마든지 경매에 투자해 수익 올리는 재미를 볼 수 있다. 경매 물건 4건 중 2건은 감정가 1억 미만의 서민형 부동산이고 그중 5000만원 미만의 물건이 절반이기 때문이다. 소액 경매를 잘 만 활용한다면 짭짤한 임대 수익과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경매에는 거금이 든다는 선입관이 있다 보니 애초에 부동산 투자를 포기하고 사는 투자자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1년에 나오는 14만~15만 건 정도의 경매 물건 중 1억원 미만인 물건이 30~40%가량이나 되며, 그중에서도 5000여 건 정도가 3000만~4000만원대에 입찰할 수 있으니 소액의 종자돈으로도 얼마든지 부동산 경매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근린상가의 경매 낙찰가율은 50~60% 선으로 다른 상품에 비해 인기가 덜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고객 접근성이 양호한 1~2층을 선호하지만 최근에는 고층에 위치한 상가도 병원과 학원 등으로 활용도가 높다. 신도시 상가의 경우 고층 한 층을 전체로 낙찰받아 1인 사무실로 임대해 수익성을 높이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반지하나 지대가 높은 곳의 지하, 1층의 경우 대지지분만 있으면 주거성과 상관없이 입찰에 참여할 만하다. 소형 오피스텔은 건물 내에서 위치가 좋지 않은 곳도 무방하다. 한 가구씩 A급으로 불리는 창가 옆, 공용 화장실에서 먼 곳과 C급으로 불리는 출입구 근처는 낙찰가율이 15~20%가량 차이 나지만 실제 임대를 놓을 때는 임대료 차이가 없다. 다만 매도 시에는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또 오피스텔은 경매 시장에서 인기가 많기 때문에 여러 번 유찰되기를 기다리기보다 1회 유찰 후 최저가 수준에 입찰하는 것이 원하는 물건을 낙찰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틈새시장 안의 틈새종목을 노리면 저가에 매입이 가능할 뿐더러 소액으로도 충분히 낙찰받을 수 있다. 물건의 틈새로는 △개발계획 있는 나홀로 아파트 △경락인수 물건 △대지권 없는 부동산 등이 있다. 권리의 틈새로는 △세입자가 많은 주택 △임차관계 미상인 주택 △전(前) 소유자가 임차인인 경우 등이 있는데, 권리 관계는 사전 지식을 갖고 정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재개발부터 상가‧오피스텔‧토지 등 다양

소액으로 투자할 물량은 풍부하기 때문에 투자대상은 다양하다. 경매 물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몰래 ‘화장실 가서 웃는(?)’ 물건까지 찾아낼 수 있다. 얼마 전 서부법원에서 입찰이 진행된 은평구 역촌동 다세대 26㎡는 역촌 재개발이 진행되는 경매 물건. 감정가(5000만원)에서 유찰과정을 거치지 않고 첫 입찰에서 Y 모 씨가 5156만원(103%)에 낙찰받았다. 비록 지하 다세대 주택이지만 재개발에 포함된 매물이어서 당연히 아파트 분양권이 주어지는 경매 물건이다.

도심 중심상권 내 테마상가를 감정가의 반값에 낙찰받은 사례이다. 중앙법원에서 입찰된 서울 중구 을지로6가 M상가 지하층 12㎡ 상가를 감정가(1억2000만원)에서 4회 유찰 후 K 씨가 단독으로 입찰해 5715만원(47%)에 낙찰받았다. 역세권에 상권 형성이 무르익은 상가를 권리금 없이 낙찰받을 경우 직접 창업은 물론 임대 수익용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투자대상이다.

수도권에는 5000만원 미만의 경매 토지가 한 달이면 200건 이상 입찰에 부쳐진다. 토지에 대한 전방위 투자규제로 빚 많고 환금성 떨어지는 매물이 꾸준하게 늘었다. 다만 토지경매 물건은 유찰과정을 기다렸다간 초우량 매물을 잡기 어렵다. 왜냐하면 감정가가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물건이 많기 때문에 1회 유찰 전 또는 첫 입찰에서 낙찰받는 전략을 세우는 게 좋다. 통상 토지는 지역 호재를 반영하지 못한 감정가 때문에 감정가가 오히려 시세보다 낮게 잡힌다.

1000만원 이하- 자투리 토지·소형 농지

지방의 농지와 임야, 수도권의 구분 상가, 미니 주택지와 자투리 토지, 도로 등은 1000만원 이하로 낙찰이 가능하다. 작은 필지 소형 텃밭은 100만원 안팎으로 낙찰받을 수 있다. 주로 건물이 있는 부동산보다 토지 매물이 많이 공급되고 있다. 소액 매물은 낙찰가율이 높지만 간혹 재개발·뉴타운지역 내 도로나 농사지을 땅, 개발지역 인근 지역 내의 수용 예정 농지 등 알짜 소액투자가 가능한 매물도 나오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가질 만하다.

1000만~5000만원 이하- 다세대 주택·수도권 임야

이 금액 대에는 수도권 지방 일대의 재개발, 뉴타운 호재가 있는 소형 다세대 주택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재개발 뉴타운 지역에 투자하면 향후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재테크와 내 집 마련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소액으로 내 집 마련을 계획하거나 소형주택 임대에 관심이 있다면 기존 경매주택에 거주하는 대항력이 있는 세입자의 돈을 물어주고 낙찰받는 방법이 있다. 6000만~7000만원대 주택을 낙찰받고 모자란 금액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매물을 골라도 좋다. 소형주택은 경락잔금 대출이 낙찰 가격의 30% 정도 가능하다. 적은 돈으로 운용할 만한 물건이 꾸준히 공급되고 있으므로 지속적인 투자전략을 세워볼 만하다.

5000만~1억원 이하- 소형 오피스텔·아파트

서울 외곽지역과 수도권 일대에 있는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 원룸, 다세대 연립주택, 신도시 일대 소형 상가, 등은 5000만원에서 1억원 사이에 투자가 가능하다. 수도권보다 지방에 물량이 풍부하고 전세비율이 높아 투자성도 양호한 편이다.

권리 상 하자가 없는 안전한 물건을 집중적으로 노릴 만한데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물량은 공급량은 적지만 안정적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초보자에게 유리하며 시세 차익은 많지 않지만 1회 이상 유찰 후 최저가 수준에 낙찰받아도 짭짤한 임대 수익을 낼 수 있다. 소형 오피스텔의 낙찰가율은 통상 80% 선이기 때문에 여러 번 유찰되기를 기다리기보다 1회 유찰 후 최저가 수준에 입찰하는 것이 좋다.

꼼꼼한 ‘권리‧물건 분석’이 투자 관건

종자돈으로 투자하기에 경매시장은 최고의 틈새 투자처이기는 하지만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우선 명도(집 비우기)에 신경 써야 한다. 소형주택 경매에 세입자가 있는 경우 명도저항이 거센 편이다. 어떤 경우 ‘막가파’식 저항을 하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영세민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되도록 집주인이 살거나 최우선 변제를 받는 소액임차인이 거주하는 집을 고르면 명도가 한결 손쉽다. 이사비를 넉넉하게 잡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경매투자에 있어 가장 필요한 지식이 권리분석이다. 낙찰받고도 물어줄 돈이 있거나 인수해야 할 권리가 있다면 여러 번 유찰과정을 거친 후에 낙찰받아야 한다. 성공 사례만 듣고 준비 없이 입찰했다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많다. 경험이 없다면 경매 서적을 탐독하고 몇 번이고 입찰장을 견학해 절차와 투자 지식을 익힌 후에 투자해야 한다.

소액 경매투자자가 함정에 빠지는 경우는 경제성 분석을 소홀히 했을 경우이다. 감정가가 낮은 소액 물건이지만 최저가가 시세보다 비싸다면 경매를 통해 살 이유가 없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반드시 거래시세를 확인하고 어느 정도 차익이 있을 때만 낙찰받아야 한다. 초보투자자들은 경매 입찰장에서 경쟁자가 많다고 판단되면 입찰가격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경매는 반드시 저가매입의 기준을 정하고 시세보다 충분히 싸다고 판단됐을 때 입찰하는 것이 기본이다. 추가비용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취득에 따른 세금과 이사비, 체납공과금, 수리비 등을 감안하고 입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