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통 부산 구포시장에서 가져온 중면국수와 통영산 멸치로 육수를 우려내는 국수집이 있다. 매장은 작지만 쉐프들이 직접 땀 흘리면서 매일매일 우려내고 삶아낸다. 여기에 정식을 시키면 보쌈도 함께 먹을 수 있다.

이번주 기자가 소개할 맛집은 평소 국수를 좋아하지만, 한 끼 식사양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곳이다. 이 집은 국수 자체도 포만감을 주지만, 촉촉한 보쌈까지 곁들여서 영혼까지 배불릴 수 있다. 맛은 보장되고 몸에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국수집으로 함께 가보자.

 

1. 음식 종류

국수와 보쌈

2. 위치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번 출구로 나와서 2번째 오른쪽 골목으로 가면 대우디오빌 플러스 건물 지하에 있다.

▲ 빨간줄 영역이 '음악국수'. 출처=네이버지도

• 주소: (본점)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24-25 대우디오빌플러스 지하상가 107호. (2호점) 강남구 역삼동 640ㅡ17

• 영업시간: 평일 오전 11시 30분~ 오후 22시 30분. 브레이크 타임 오후 15시 ~17시 30분. 토요일 12시~14시 30분. 명절, 일요일 휴무

• 연락처: 070.8119.5128

• 가격: 점심메뉴-멸치국수 5500원/6500원(특), 비빔국수 4500원/5500원(특), 구포 정식(멸치국수) 8500원/1만원(특), 구포 정식(비빔국수) 7500원/9000원(특), 보쌈정식(쌀밥+된장국) 6500원, 삼겹 김치찌개 정식(2인분 이상) 1만 4000원

저녁 메뉴-김,숙,두 보쌈(볶음김치, 숙주볶음, 두부, 보쌈) 3만 6000원, 보쌈 2만 5000원/3만 5000원(특), 삼합 3만 5000원/4만 5000원(특), 동표 골뱅이무침 1만9500원, 보쌈 두부김치 1만 8000원, 베이컨 숙주볶음 1만 6000원, 해물파전 1만 5000원, 해물 김치전 1만 5000원, 부산 환공 어묵탕 1만 8000원,

호랑이 막걸리 6000원, 덕산,백력 막걸리 5100원, 알밤 막걸리 4500원 등
 

3. 상호

식당에 들어서면 다양한 장르의 노랫소리가 흐른다. ‘음악국수’ 이승원 사장이 고른 음악들이다. 음반 유통회사에 10년을 다닌 감각을 녹아냈다. 덕분에 듣는 맛, 보는 맛이 보장된다. 가게이름도 자연스레 ‘음악국수’가 됐다. 이 사장은 음악을 ‘보이지 않는 마약’이라 칭하고, 국수는 ‘중독성’ 있는 음식이라고 말한다.

▲ '음악국수' 입구.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음악 국수’ 본점은 지난 2009년 12월경에 오픈했다. 이 사장은 2008년경 회사를 나온 후 창업 교육과 가게 오픈 준비로 1년을 보냈다. 메뉴 선정으로 한참 고민하던 시기에 부산에서 구포 국수를 먹어보고 반했다. 면이 소면보다 도톰하고 찰져서 이 곳에서 식자재를 수급하기로 하고 가게를 오픈했다. 지난해에는 역삼역에 2번째 매장을 냈다. 또한 ‘음악국수’를 찾는 분들에 대한 건강을 고민을 하면서, MSG는 넣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4. 경영철학

“맛이 없을 수도 있지만 거짓된 맛을 절대 제공하지 않는다” 음악국수가 손님들에게 약속하는 부분이다. 손님들이 아무 걱정 없이 음식을 즐겼으면 하는 것이 이 사장의 바람이다. 사실 서울 시내에서 중면 국수집은 흔하지 않다. 삶는 조리시간이 5분 이상이며, 육수 만드는 법도 까다롭지만 맛과 정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

▲ 다양한 소품을 이용한 '음악국수' 내부모습.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5. 주 메뉴

국수와 보쌈을 한 번에 먹는 정식 메뉴가 있다. 단품(멸치국수/비빔국수)으로 즐겨도 좋지만, 저렴한 가격대에 국수와 보쌈의 환상 궁합을 느껴보길 권한다. 국수는 멸치국수와 비빔국수가 있다. 멸치국수는 구수하고, 비빔국수는 새콤하면서 매콤하다. 특히 이 집에서 사용하는 부산 구포 중면국수는 입안에 꽉 차고 찰진 맛이 있어, 국수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고, 손길이 많이 가지만 이 사장은 구포 중면국수만 고집하고 있다. 중면국수는 시판의 얇은 소면이 아니라 면발이 조금 굵고 쫄깃하다. 그래서 먹을 때 입안에 가득 차는 느낌도 크고 탄력이 살아있다.

▲ 멸치국수와 보쌈. 사진 속 보쌈은 2인분이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멸치국수의 육수는 통영산 중간크기 멸치와 각종 채소를 넣고 우려냈다. 육수 자체의 양념을 넣지 않아서, 입맛에 따라 싱겁다는 사람도 있다. 이에 멸치액젓, 다시마, 양파, 채소가 들어간 다대기 양념장이 별도로 제공된다. 비빔국수는 싹싹 비벼서 한입 먹으면 매콤하면서 맛있다. 여기에 담백한 보쌈 한 점 먹으면 매운맛을 중화시켜 준다.

▲ 푸짐한 해물파전.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보쌈은 오리지널 스타일이다. 특별한 것을 넣지 않고, 집에서 엄마가 해주던 그 방식대로 나온다. 잘 삶아낸 수육 한 점을 먹어보니 부드럽고 촉촉하다. 자극적이지 않고 정직한 맛이다. 물에 씻어서 나온 묵은지에 고기를 얹어 달콤하게 무친 무말랭이와 함께 먹는다. 씹으면 야들야들 녹는다. 해물파전은 막걸리와 한잔 생각날 때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안주이다. 해물이 입안에 가득 씹히고, 밀가루 범벅하지 않아 향긋하다. 기름지지 않고, 깔끔하다.
 

6. 맛의 비결은?

음악국수는 여러 양념장을 쓰지 않고, 최대한 심플하게 조리한다. 멸치 육수를 우려내는 것도 복잡하지 않다. 순수하게 멸치와 다시마, 약간의 채소를 넣고 끓여낸다. 보통 육수용으로 대멸을 쓰지만, 이 집은 중멸을 고집한다. 멸치를 넣고 우려낸 육수의 색과 맛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대멸은 국물이 진하고 부산물이 뜨는 반면에 중멸은 색이 맑고 담백한 맛을 낸다. 잡어, 홍새우 등을 말린 디포리도 전혀 쓰지 않는다. 디포리를 우려내면 육수에 기름기가 생긴다. 디포리 가격은 멸치의 4분의 1정도다. 식당업주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가격이이지만 중멸치만 고집한다. 기름기 없이 담백한 육수의 맛을 내기 위해서다. 육수는 매주 2~3번 우려낸 뒤 냉동으로 보관한다. 일정한 물에 들어가는 멸치양이 정해져 있어, 늘 한결같은 맛을 낸다. 그 옛날 할머니가 해주던 멸치국수 맛이다.

▲ 비빔국수와 보쌈을 한입에.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식재료는 어디서 구입하나?

“일부는 가락시장에서 가져온다. 국수는 부산 구포에서 가져오고, 멸치는 통영, 남해에서 가져온다. 보쌈고기는 가격이 부담돼서 국내산은 못 쓰고, 벨기에산 중 프리미엄만 고른다”

 

*식자재 구입의 조건은?

“국수는 중면 국수 가운데 전통국수를 고집하기 때문에 부산구포 국수를 선택했다. 식당이기 때문에 비싼 식자재는 못쓰고 선택가능 범위 내에서 최대한 좋은 식자재를 고른다”

7. 특별한 서비스

음악국수의 인테리어는 특별하다. LP판, CD 등 음악과 관련된 소품들로 꾸며져 ‘숨겨진 다락방’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매장 인테리어, 소품, 조명들은 핸드메이드 방식으로 모두 하나하나 재활용하거나 DIY 통해서 직접 만든 것들이다. 매번 새롭게 채워지고 있고 재미난 공간 분위기는 여러 손님들의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다. 한쪽 벽면에는 CD가 어마어마하게 꽂혀있고, 추억의 레코드와 각종 소품은 강력한 임팩트를 준다. 음악국수는 대로변에 있지 않고, 건물 안에 자리하고 있어 간판도 찾기 힘들다. 없을 것 같은 곳에 위치해 있는데, 아담하고 운치가 있다. 맛에 분위기는 덤이다. ‘나만의 아지트’ 불릴만한 공간이다.
 

 8. 고객이 전하는 ‘음악국수’

음악국수는 손님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점은 강남의 가게 규모가 큰 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음악국수’ 역삼점은 이곳의 4배정도 크기여서 사정이 낫지만, 본점은 붐비는 점심시간에는 발디딜 틈이 없다. 인근 회사 직장인이 한꺼번에 몰려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점심 시간대를 약간 피해서 가는 것을 권한다. 하지만 브레이크 타임 오후 3시전에 가야 국수를 먹을 수 있다.

식당에서 만난 30대 남성 직장인은 “점심시간에 자주오는데 혼자 알기 너무 아까운 맛집이다”라며 “인테리어도 아기자기하고 옛 추억이 떠오르는 곳”이라고 말했다.

20대 여성 직장인은 “국수와 보쌈을 함께 먹을 수 있는 곳을 처음 와 봤는데, 생각 외로 음식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며 “다음에는 해물파전에 알밤막걸리를 먹으러 오겠다”고 전했다.

▲ 출처=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 조미료를 일절 쓰지 않고, 가격이 저렴한 맛집 제보를 받습니다.

(wqkql90@econov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