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권총과 실탄을 탈취해 도주했던 홍모(29)씨는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우체국을 털기 위해 범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홍씨는 자살하려고 권총과 실탄을 훔친 것으로  진술했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4일 전날 검거한 홍씨를 상대로 범행동기 등을 조사해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결정적인 단서는 홍씨가 사격장에서 도주하면서 버린 가방에서 나온 비니(두건처럼 머리에 딱 달라붙게 뒤집어 쓰는 모자)였다.

경찰은 홍씨가 추가 범행을 위해 비니에 눈구멍을 뚫은 점을 집중적으로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홍씨는 2년간 미용실 운영으로 채무가 생겼고, 새로 식당을 개업할 자금이 필요해 사격장에서 권총과 실탄을 확보해 우체국에서 권총 강도를 할 계획이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범행 20여일 전 해운대구 좌동 소재 우체국을 찾아가 살펴봤다. 스마트폰으로 '사격장', '은행강도' 등의 단어로 검색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에는 해운대의 한 시장에서 주방용 칼을 훔쳤고, 사전에 실내사격장 위치를 검색했다.

홍씨는 지난 1일 낮 범행 시도차 사격장에 갔다가 남자 직원 등이 있어 포기했고, 3일 오전 9시 20분에는 사격장에 들어가 사격을 하다가 여주인 전모(46)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45구경 권총과 실탄 19발을 훔쳐 달아났다.

홍씨는 사격장 후문으로 빠져나간 뒤 옷을 갈아입고 비니 등 범행도구가 든 가방을 버렸다. 하지만, 홍씨는 계획한 우체국 강도를 실행하지 못했다. 범행 후 경찰이 신속하게 공개수사로 전환하면서 선배인 사업 동업자가 문자메시지로 "이거 너 아니제(아니지) 행님(형님)이 불안불안하다"고 연락해와 후속 범행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이후 홍씨는 3시간여를 걸어 수영구 부산지방병무청까지 가서 택시를 타고 해운대 송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내린 뒤 다시 택시를 타고 기장군 일광으로 이동하다가 오후 1시 35분 기장군 청강사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