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인구가 급증하며 추석 귀향길 애견을 동반한 귀성객이 늘고 있다. 애완견과 동반 이동시 주의해야할 사항과 알아두면 좋을 사항을 모았다. 

◇승용차 운반시 안전사고·멀미 '주의'

애견을 동반한 귀성객들에게 가장 간편한 이동수단은 승용차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이동 기간 내내 이동장에 넣어둘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장에 넣지 않은 상태로 애견을 차에 태우고 이동할 경우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운전자와 애견 단 둘만 승용차에 탑승했다면 사고 예방을 위해 다른 사람이 없더라도 애견은 이동장에 넣은 상태로 운전하는 게 바람직하다. 자칫 애견이 운전석으로 넘어가거나 급정거시 차 내부에서 구르는 등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운전자 외에 애견을 돌볼 사람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이동장에 애견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애견을 품에 안은 상태에서 차창을 활짝 여는 것은 금물이다. 애견이 갑갑함을 느끼거나 창밖 풍경에 호기심을 느껴 돌발적으로 차창 밖으로 뛰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혹 멀미를 심하게 하는 애견의 경우 환기가 필요하지만, 애견의 몸이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만 창을 여는 것이 안전하다.

멀미가 유독 심한 애견이라면 애견용 멀미약을 복용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과거엔 진정 작용이 있는 멀미약이 사용됐지만, 최근엔 대부분의 동물병원에서 진정 작용이 없는 순한 멀미약을 처방하고 있다. 1회분당 1만원대의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다.

◇차량에 애견만 두고 하차…질식 위험

장거리 이동시 휴게소에 들를 경우 애견만 승용차에 두고 장시간 차를 비우는 것은 위험하다. 햇볕으로 인해 폐쇄된 승용차 내부 온도가 상승해 자칫 애견이 질식사하거나 열사병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애견을 부득이하게 차량 내부에 남겨둬야 한다면 승용차 창문을 3㎝가량 열어 밀폐 상태가 되지 않도록 하고, 애견만 차에 두고 휴식하는 시간은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좋다.

애견을 동반하고 휴게소를 방문할 경우 목줄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며, 사나운 애견의 경우 입마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용객들이 있는 만큼 식당 등 실내공간 이용은 되도록 자제가 요구된다.

또 땅에 애견을 내려놓고 걷게 할 경우 주차장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제어해야 하며, 배변시에 대비해 배변봉투를 챙기는 게 예의다.

최근엔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애견 동반 이용객들을 위해 애견놀이터 등 편의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애견 편의시설이 비치된 휴게소를 미리 알아두고 귀성경로를 짠다면 좀 더 편안한 여행이 될 수 있다.

◇아이들 손길…애견에겐 '스트레스'

주부들에게 명절증후군이 있는 것처럼 애견들에게도 명절증후군이 있다.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 내내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의 손을 타는 경우 애견에겐 큰 스트레스가 된다.

특히 장시간 여행을 마친 직후 피로해진 상황에서 지나치게 낯선 사람들의 손길에 노출된 애견은 스트레스로 인한 구토나 설사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귀성 첫날은 친척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애견이 낯선 장소와 사람들에 적응하도록 자유롭게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힘조절이 잘 되지 않는 어린아이들이 억지로 애견을 안아들거나 무리한 스킨십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이 심하게 애견을 괴롭힐 경우 신경이 날카로워진 애견이 사람을 무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또 애견이 예쁘다는 이유로 명절음식 등 사람이 먹는 음식을 함부로 줘서도 안 된다.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명절음식은 애견의 장에 무리를 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며, 노령 혹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애견의 경우 설사가 탈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애견에게 치명적인 양파가 들어간 음식이나 초콜릿 등은 중독을 일으켜 애견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으므로 어린아이들이 예쁘다는 이유로 애견에게 아무 음식이나 먹이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이 좋다.

이처럼 다양한 주의사항이 부담스럽다면 아예 명절 기간 동안 애견을 동물병원이나 애견카페에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분리불안증 등으로 주인과 떨어지는 데 민감한 애견이 있을 수 있으므로 평소에 파악한 애견의 성향에 따라 동반 귀성 또는 호텔링을 선택해야 한다.

경기도수의사회 김영철 부회장(하이펫동물병원 원장)은 "서툰 애견관리가 자칫 사고 등으로 이어져 화기애애해야 할 명절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다"며 "애견을 동반한 귀경·귀성길엔 몇 배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