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복마전이 막판으로 접어들고 있다. 금융당국이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시범인가 신청을 받을 계획이기 때문에 현재 굳어진 4개의 컨소시엄이 사실상 실질적 플레이어로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누가 유리할까? 금융당국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인터넷전문은행을 1곳 이상 허용할 가능성과, 의외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성이 낮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가운데 막판 경쟁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다음카카오 컨소시엄, “플랫폼 강하다”

다음카카오와 KB국민은행,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뭉친 가칭 다음카카오 컨소시엄은 최근 입지가 다소 흔들리고 있으나 아직은 인터넷전문은행 1순위로 꼽힌다. 강점은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이 가지고 있는 플랫폼이다. 여기에 다음카카오의 핀테크 경쟁력과 흐릿해지고 있지만 다음 포털이 보유한 막강한 데이터베이스도 힘을 더하는 상황이다.

▲ 출처=다음카카오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가 실제적인 금융고객으로 유인 가능한 국내 4000만명의 카카오톡 사용자와 2억명에 육박하는 해외사용자가 핵심이라고 지목한다. 여기에 자체적인 핀테크 인프라를 확보하고 있는 상태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의 현실적인 은행 및 카드업 노하우가 합세하는 분위기다. KB금융은 핀테크 스타트업 집중육성 프로젝트인 ‘KB Starters Valley’로 치밀한 사전포석까지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교보생명이 탈퇴한 KT 컨소시엄만큼 주목은 받지 못하고 있으나, 다음카카오 컨소시엄 내부도 신사업 모델에 대한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공개된 금융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 배점이 혁신성이라는 점도 불안요소다.

지난 6일 공개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주요 평가항목 및 배점분표에 따르면 1000점 만점기준으로 사업계획은 700점을 차지하며, 여기에서 혁신성은 250점에 이른다. 다음카카오 컨소시엄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정석을 노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혁신성’을 내세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카카오톡의 금융기능이 상당히 부풀려졌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강력한 플랫폼에 비해 현재의 핀테크 성적이 그리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250점인 혁신성 외 다양한 배점분포가 존재하기 때문에 상황은 예단할 수 없으며, 현 상황에서 다음카카오 컨소시엄이 생활밀착형 모바일 서비스 카카오톡과 강력한 금융 인프라의 바람으로 드래프트 1순위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KT 컨소시엄, “내홍 이기고 ICT에 빅데이터를”

최근 금융업 진출에 열의를 보이던 교보생명이 컨소시엄에서 철수하며 KT와 우리은행이 주축인 KT 컨소시엄은 크게 흔들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직후 현대증권이 극적으로 합류하며 상황은 다시 반전을 맞고 있다.

▲ 출처=KT

KT는 최근 입장발표를 통해 우리은행 등 참여사들과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KT와 우리은행을 비롯해 현대증권, 한화생명, GS리테일,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다날, 포스코ICT, 이지웰페어, 얍(YAP), 8퍼센트, 인포바인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T 컨소시엄은 통신사의 강점과 ICT 경쟁력, 여기에 클립으로 대표되는 O2O 기반 서비스까지 망라하는 다양한 경쟁력과 더불어 유클라우드비즈로 통칭되는 빅데이터 기술력까지 품었다. 여기에 시중은행 최초로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출시한 우리은행의 역할에도 눈길이 쏠린다.

관건은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새로운 신용평가제도를 매력적인 금융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교보생명의 탈퇴가 더욱 쓰라린 지점이지만 현재 포진한 동맹군도 해당 분야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금리 대출시장을 노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교보생명이 철수한 계기였던 지분구성에 있어 KT와 우리은행이 잠정적으로 합의한 대목도 추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터파크 컨소시엄, “다양한 사업모델 가능”

인터파크, SK텔레콤, NHN엔터테인먼트, 옐로금융그룹 등 ICT기업,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등이 참여한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다양한 동맹군의 화학적 결합에 눈길이 쏠린다. 통신과 유통, 금융, 스타트업 등 다양한 직군이 모인 상황에서 B2B와 소상공인 네트워크 활용에 눈길이 쏠린다.

▲ 출처=인터파크

다양한 금융 콘텐츠와 전자상거래 및 홈쇼핑 역량을 적재적소로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또 다양한 사업분야에 새로운 금융상품을 접목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유통에 방점을 찍은 생활밀착형 서비스에서 두각을 보일 전망이다. 옐로금융그룹의 실험적인 핀테크 경쟁력 실제활용 여부도 관건이다.

여기에 막판 편의점 CU를 내세운 BGF리테일도 합류하며 막강한 오프라인 거점을 확보한 대목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편의점은 대부분 365일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기존 은행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강점은 인터파크 컨소시엄만 가진 것은 아니다. 현대해상화재보험도 22일 전격적으로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뛰어들었다.

500볼트 컨소시엄

현 상황에서 가장 존재감이 흐릿하다. 소상공인 그 자체를 경쟁력으로 삼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기업의 강점을 강조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낸 금융사가 없는 것은 문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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