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미처 고향에 내려가지 못해 서울에 남은 사람도. 고향이 서울이어서 올라온 사람도. 가족, 연인, 친구 혹은 혼자 이번 연휴를 보내는 사람도. 24시간 접하는 스마트폰, 컴퓨터, TV를 잠시 끄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러 가보는 건 어떨까. 선선한 바람 맞으며 걷기 좋은 서울 산책로 다섯군데를 소개한다.

1. 서울 성곽길 : 흥인지문구간

서울성곽길은 서울 한양 도성을 따라 있는 산책길이다. 백악, 낙산, 흥인지문, 남산, 숭례문, 인왕산 등 총 여섯 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흥인지문 구간은 흥인지문에서 광희문을 지나 장충체육관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거리는 1.8km로 약 1시간정도 걸린다. 주변에는 동대문디자인프라자, 동대문시장, 평화시장, 방산시장 등도 있어 산책 후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흥인지문에서 출발하려면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6,7번 출구로 나와 출발하면 된다. 흥인지문을 시작으로 청계천의 오간수문 터, 이간수문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광희문을 차례로 둘러보고 장충체육관 방향으로 걸으면 된다. 

▲ 동대문역사문화공원과 성곽/ 출처=서울특별시 서울한양도성 홈페이지

2. 월드컵공원 순환길

월드컵공원 순환길은 월드컵경기장-매봉산-난지천공원-노을공원-하늘공원-평화의공원으로 꽤 긴 코스다. 월드컵공원은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 등 4개의 공원으로 이루어졌다. 원드컵공원 순환길은 이 네 개의 공원 산책로와 월드컵경기장 뒤 매봉산 산책로를 연결한 길이다. 10월 중순경에는 하늘공원 전체가 억세로 뒤덮여 장관을 이룬다. 총 거리는 14km로 전체를 걸으려면 대략 5~6시간정도가 걸린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 1번 출구로 나와 출발하면 된다. 평화의공원과 난지천공원은 상시개방이지만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은 야간이용이 제한된다. 공원통제시간은 저녁 아홉시이고 통제시간 30분 전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니 시간과 코스를 잘 짜서 걸어보자.

▲ 난지천공원(왼쪽 위), 노을공원(오른쪽 위), 평화의공원(왼쪽 아래), 하늘공원(오른쪽 아래)/ 출처=서울특별시 서울의 산과 공원 홈페이지

3. 정동길

정동길은 덕수궁 돌담길로 유명하다. 덕수궁 대한문에서 신문로까지 이어지는 길은 1km남짓으로 데이트코스로 인기가 많다. 거리가 짧아 2~30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거리다. 연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길이지만 함께 걸으면 얼마 안돼 헤어진다는 농담도 있다. 지하철 1호선 시청역 1번출구, 2호선 시청역 12번 출구 쪽이 정동길의 시작이다. 매년 10월에는 정동문화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주변에 서울시립미술관과 서울역사박물관이 있어 산책 후 관람을 하기에도 좋다. 시립미술관은 매주 월요일이 휴무이고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개관하며 특별전을 제외한 일반전은 모두 무료다. 입장은 폐장 1시간 전까지 가능하다.

▲ 덕수궁 돌담길/ 출처=한국 관광공사

4. 소월길

소월길은 남산 남쪽 기슭에 개설된 도로로 남산공원의 서남쪽 외곽을 순환한다. 남산순환도로라고 불리다가 1984년 소월 김정식의 호를 따 새로이 이름이 지어졌다. 남대문에서 시작해 용산구 한남동에 이르는 이 길은 총 3.7km정도 된다. 남산공원을 순환하는 길이므로 산책 중 남산공원을 둘러봐도 된다. 지하철 1,4호선 서울역 10번출구나 지하철 4호선 회현역 4번 출구쪽으로 나와 서울 힐튼호텔에서 서울시립남산도서관쪽으로 걸어가면 된다. 도서관 옆쪽에는 남산타워로 가는 길이 있다. 남산 안에 있는 남산 북측 순환 산책로, 남측 순환 산책로 등도 산책하기 좋다. 오후쯤 산책을 갔다면 관광지로도 유명한 서울타워에서 야경을 보는 것은 어떨까.

5. 정릉숲길 

정릉숲길은 조선 태조 이성계의 정비 신덕왕후의 무덤이 있는 정릉 주변을 걷는 길이다. 한성대입구역에서부터 성북구민회관을 지나 북악스카이웨이를 걸어 가다보면 정릉 매표소에 도달한다. 총 7.4km로 한성대입구역에서부터 두시간 반 가량 걸린다. 만약 정릉으로 바로 가고 싶다면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 6번출구에서 아리랑고개방향으로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한다. 아침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며 입장료는 1000원이고 만7세에서 만18세 이하는 500원이다.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지지만 코스가 그리 어렵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걷기에도 안성맞춤이다.

▲ 정릉 가을 풍경 / 출처=문화재청 정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