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신도시 전세요? 입주 3년차니까 지금 아예 없죠. 큰 평형대는 대기하시면 잡을 수 있는데, 그것도 요즘 인기가 많아서 놓칠 수 있어요”(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광교 ‘중흥 S-클래스’는 지난달 말 청약 마감했는데, 벌써 5000만원~1억원까지 분양권 프리미엄이 붙었죠”(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H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최근 3년동안 집값이 가장 많이 상승한 지역을 고르라면 광교신도시를 꼽을 수 있겠다. 전년 동월대비 3.3㎡당 200만원이 올라 웬만한 서울 지역보다 비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실제 광교신도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기준 1688만원이다.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가 1714만원 선이어서 일부 강남을 제외한 서울 지역과 맞먹는 수준이다.

광교가 이토록 수요자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수도권 웰빙’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기 신도시 중 높은 녹지비율과 178만5123㎡(구 54만평)에 이르는 2개의 호수공원(원천, 신대)에 신분당선 개통 호재와 경기도청 이전 행정타운, 광교 테크노밸리 조성 등 주거, 상업, 행정, 교육 시설들이 복합적으로 개발되면서 투자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것.

그러나 광교가 처음부터 분양 흥행을 이어간 것은 아니다. 한 때는(2011~2013년)는 미분양이 속출하기도 했는데, 광교의 랜드마크를 짓겠다던 ‘에콘힐 사업’ 등 예정됐던 개발사업들이 차질을 빚었던 탓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면서 광교신도시의 부동산시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위례와 판교 잇는 광교, 수도권 남부 핵심 신도시 성장

지난 8일, 서울 강남역에서 차량으로 40분 이동해 광교 신도시에 도착했다. 광교가 위례, 판교신도시보다 강남 접근성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신분당선이(내년 2월 개통예정)뚫리면 강남 접근이 불편하진 않을 전망이다. 참고로 위례는 강남과 약 8km 떨어져 있어 차량으로 20분, 판교는 12km로 30분 거리다. 위례, 다산 등 여러 신도시의 현장은 아직까지 공사가 한창인데 광교의 모습은 이미 입주 3년차를 맞이한 만큼 대부분의 기반시설이 자리잡은 상태였다.

▲ 원천호숫가에 자리잡은 광교 테라스 하우스 '에일린의 뜰'.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우선 인기가 좋은 호수 주변 단지들을 찾아 나섰다. 호수 조망권을 갖춘 테라스 하우스 ‘광교 에일린의 뜰’ 단지는 광교 내 최고 인기단지이다. 테라스를 너머 호수가 보이는 이 아파트 단지 전용 123.5㎡는 2011년 7억원대 후반에 분양했으나, 올 초 10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수도권의 고밀도 아파트 단지에서 답답함을 느낀 수요자들이 여유 공간이 풍부한 테라스 하우스를 통해 단독주택의 여유로움을 즐기고자 하는 것. 광교신도시 J공인 관계자는 “광교는 녹지와 호수, 공원 등이 조성돼 있어 수도권 웰빙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광교 테라스 하우스의 인기는 청약경쟁률에서도 확인된다. GS건설 ‘광교파크자이더테라스’, 대림산업 ‘광교e편한세상테라스’ 등 단지마다 청약 경쟁률이 수십 대 1에 이르고, 계약률 역시 좋았다. 특히 ‘광교파크자이 더테라스’는 평균 청약경쟁률 53.83대1, 최고 1569대1로 광교 역대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공인업소 관계자는 “호수 조망권에 따라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단지마다 호수가 보이면 5000만원~1억원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 호수 조망권에 따라 아파트값이 달라진다. 출처=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광교신도시 부동산이 ‘핫’해진 이유는 230여개 기업이 입주하는 종합 첨단산업단지 ‘광교 테크노밸리’등 첨단 인프라와 광교호수공원처럼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뤄 ‘살고 싶은’ 신도시의 이미지를 순조롭게 쌓아가고 있어서다. 배후수요도 풍부하다. 경기도청 및 법조타운 조성(16년6월),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등 상근인구만 약 5.6만명에 달한다. 교통여건도 좋아진다. 내년 2월 개통 예정인 신분당선의 경기대, 경기도청, 신대역으로 강남까지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호수를 품은 아파트처럼 호재를 맞은 곳이 또 있다. 바로 경기도청 이전지 중심으로 지어진 아파트 단지들이다. ‘자연앤힐스테이트’ ‘자연앤자이’ ‘e편한세상’ ‘호반베르디움’ 등 인데, 이미 입주를 마친 상태다. 특히 ‘자연앤자이’의 전용 101㎡의 경우 분양 초기 5억5000만원대에서 거래되던 매물이 3년새 2억원이 가까이 올라 지금은 7억3000만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광교 D공인업소 관계자는 “광교 아파트 시세는 분양가에서 2억원 정도 올랐다고 보면 된다”며 “도청역이 들어서면 주변 단지에도 프리미엄이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래 가능한 매물 없어, 호가 위주 시세"

반면 광교 D공인업소 관계자는 광교의 집값을 두고 “분양권에 1~2억씩 프리미엄이 붙은 건 사실이지만, 실제 거래 가능한 매물이 없어 호가 위주 시세일 뿐”이라고 말했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리서치 팀장 역시 “광교의 84㎡ 아파트가 7억원 선까지 뛰어 올랐는데, 실제 서울의 주요지역보다 비싼 것을 감안하면 미래적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며 “아파트 시세차익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커 투자보다는 실거주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광교 아파트 세입자들은 가파른 집값 상승에 따른 부담감을 호소한다. 심지어 서울로 다시 이사를 고민하는 중이다. 신대호수공원 근처에서 만난 광교신도시 주민인 A씨는 “입주 당시 전세금이 2억원 초반이어서 광교로 왔는데, 최근에는 4~5억원대 올라 재계약 부담이 크다”며 “가격이 올라 매물을 살 수 있는 형편도 안되고, 이 아파트값으로 서울을 다시 갈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광교 부동산 시장 자체가 향후 미래 가치가 높다”며 “특히 호수조망이 가능한 중심 상권은 좋고, 발품을 팔아 적당한 선에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광교는 개발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배후도 형성되어 있으니 투자가치가 있다. 특히 상가주택을 노려볼만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