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많이 걷었지만 정부살림은 더욱 어려워진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법인세와 소득세 등이 늘어나 세금은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걷었지만, 재정적자 규모는 더욱 커졌다. 공격적인 재정 조기집행이 원인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가 20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누계 관리재정수지는 43조6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사학연금·고용보험기금·산업재해기금 등 4대 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살림의 척도로 여기진다.

원인으로는 공격적인 재정집행이 꼽히고 있다. 상반기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 조기집행을 늘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적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역대 최대치의 적자를 기록했던 2009년 43조2000억 원을 넘어선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국세수입은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세수입은 106조6000억 원으로 집계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조2000억 원 늘어났다. 세수진도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포인트 상승한 49.4%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 비해 법인세와 소득세가 더 잘 걷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인세는 올해 상반기 22조5000억 원, 소득세는 30조6000억 원이 걷혔다. 기타수익은 14조5000억 원이다.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올랐다. 다만 부가가치세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지난해보다 1조4000억 원 줄어든 24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흥미를 끄는 것은 담배세 여부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담배 판매에 따른 세수는 4조37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1600억 원보다 1조2100억 원, 38.3% 늘었다. 구매한 담배수는 14억6000만 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억4000만 갑보다 줄었으나 세수는 늘어난 셈이다.

한편 향후 세수 여건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적인 경제적 불확실성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