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업계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거듭나기 위해 올레드를 전면에 내걸었다. 올레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대명사이자 프리미엄 제품의 최고봉으로 여겨지지만 높은 가격으로 인해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한 분야다. LG디스플레이의 승부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승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17일 경기도 파주공장 게스트하우스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상덕 OLED사업부장(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LCD 생산 20주년 기념 디스플레이 중장기 전략 발표회를 열고 "올레드로 미래성장동력을 제고하겠다"고 천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를 평정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LCD 생산 20주년 현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내세운 대목이 흥미롭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까지 올레드 부문에 10조원 이상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올해 4분기 2번째 올레드 공장이 풀 캐파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투자에 있어서는 사이즈와 투자형태를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도 부연했다. 다만 차세대 올레드 투자에 대해서는 8세대를 유지할지, 9세대로 이행할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올레드는 형광성 유기화학물에 전류가 흐르면 자체적으로 빛을 발생하는 물질로 화면이 얇고 화질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플렉시블에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디자인적 심미성을 잡아내는 부분에서도 강점을 가진다는 평가다.

이 지점에서 LG디스플레이는 대면적 디스플레이에 집중해 전통적인 LCD와의 가격차이를 25% 수준으로 맞추고 초대형 UHD 및 IT, 모바일 등의 강점을 확보하기로 했다. 종이처럼 얇은 월페이퍼(Wall paper) 디스플레이와 투명 TV와 같은 프리미엄 제품은 물론, 자동차 장비에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만든다는 복안이다.

결론적으로 대면적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프리미엄의 기조를 잡아가는 제품을 타겟으로 삼고,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플렉시블의 경쟁력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올레드 투자로 35조5000억원 상당의 생산 유발 효과를 비롯해 13만명의 직·간접 고용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많다. 먼저 올레드가 LCD 기반의 UHDTV와 비교해 가격이 30% 가량 비싸다는 점이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공장 라인업의 개발과 다양한 제품군 확보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그러나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제조사의 도전도 받아내야 하며, 낮은 수율문제는 분명히 돌발변수로 여겨진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에이치에스(IHS)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LCD 시장에서 2분기 23.3%의 점유율을 기록해 글로벌 1위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인 올레드에 집중하기 시작한 LG디스플레이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