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출근이 없는 것도 좋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여유롭게 일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정말로 회사가 잘 운영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은 떨치기 힘들다. 우리도 출근 한번 없애볼까? 생각이 들다가도 왠지 매사에 뺀질거리는 조 과장을 보면, 회사에 일하러 왔는지 카톡 하러 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김 대리를 보면, 어림도 없을 것만 같다.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라!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고민들은 이미 출근 폐지를 안정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업체들의 수많은 시행착오 과정 중 하나였다. 지레 걱정만 앞서 회사의 출근 폐지를 망설이는 당신을 위해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꿀팁들을 아주 구체적으로 콕콕 집어서 준비했다.

1. 시작은 자사(社)성찰부터

<손자병법>에 이르기를,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 했다. 어떠한 일의 성사를 위해서는 반드시 스스로(혹은 조직)와 경쟁상대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출근 없는 회사의 도입도 이와 마찬가지다. 회사의 비전, 인재상, 핵심가치, 그리고 CEO의 경영철학 등과 같은 철저한 직무분석을 통한 점검 단계가 필수적이다. 또한, 직원들의 출근이 없이도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한지, 모든 업무 분야에 적용
가능한지, 부수적인 디바이스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직원들의 반응은 어떠한지 등 세부적인 사항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2. 조급해하지 말고 워밍 업(Warming Up)

운동선수들이 경기 중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준비운동(Warming Up)을 하는 것처럼 출근 없는 회사의 적용도 단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생산 시설의 가동이 주 업무인 회사에 갑자기 출근 없는 회사를 적용시키면 그것은 기필코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는 강한 의지와 같다. 기존에 회사 출근을 원칙으로 오랫동안 운영되어 온 회사라면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혹은 특정 부서에 한해 탄력적 근무시간제부터 시도해보면서 직원들의 반응과 만족도를 살펴보자. 시행착오와 비용을 확실하게 줄여줄 것이다. 한편, 이제 스타트 업 하는 신생 기업이라면 전자보다는 적극적으로 출근 없는 회사를 도입해 보면서 직원들의 빠른 적응을 도모해보는 것이 좋다.

3. 무한 신뢰. 모든 것을 공유하라

출근 없는 회사는 직원들이 같은 공간에 있지는 않지만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일해야 한다. 이것은 구성원들 간의 강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이건 너무 식상한 이야기 아니냐고? 그렇다면, 당신은 회사의 재정 상황과 더불어 모든 지출내역을 직원들에게 공개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바로 출근 없는 회사에 말하는 신뢰에 기반한 공유다. 다음 한 업체의 사례를 보자.

‘금융 빅데이터 검색 서비스’를 개발한 핀테크 벤처기업 위버플의 김재윤 대표는 회사 통장의 내역을 직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 또한 직원들에게 법인카드를 나눠주고 업무상 비용을 쓰도록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지출은 기록에 남는다. 이와 같은 재정운영은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얻는 효과와 동시에 직원들이 회사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열심히 업무에 임하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4. 커뮤니케이션에 날개를 달자, 스마트워크

출근 없는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유로운 업무환경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일한다면, 중요해지는 것은 ‘어떤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가’ 일 것이다. 여기에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워크, 즉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업무 방법이다. 스마트워크를 적용한 출근 없는 회사들은 주로 ‘클라우드’라고 불리는 공통의 인터넷 저장공간(서버)을 이용해 업무에 필요한 자료들을 공유한다. 최근의 클라우드 시스템은 단순 업로드/다운로드 기능을 넘어 스케줄 관리, 메신저, 영상 통화 등 추가적인 기능까지도 제공하고 있어 출근 없는 회사의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준다.

5. 그래도, 한 번쯤은 얼굴을 보자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출근 없는 회사들은 정말 직원들끼리 단 한 번의 대면 없이 일할까?’ 정답은 ‘No’다. 첨단 스마트워크 기술을 아무리 잘 활용한다고 해도 결국 ‘만나서 해야 할’ 이야기들은 꼭 있게 마련이다. 업무상 전달사항 혹은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직원들 간 친목 도모 차원으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회사의 출근의 유무를 막론하고 매우 중요한 일이다. 출근 없는 회사 오피스튜터는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월요일 오후 메신저로 미리 공지된 카페에서 간단한 ‘모임’을 갖는다. 대표자와 전 직원들이 만나 간단한 다과를 나누며, 어떻게 살고 있는지, 힘든 일은 없는지 업무에 참고하면 좋은 아이디어 등을 이야기한다. 단, 소요시간은 2시간을 넘기지는 않는다. 직원들이 가장 편하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나누는 솔직한 대화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6. 연대책임은 군대에서만 쓰는 말이 아니다

회사는 실적과 수익으로 이야기한다.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하는 회사는 존속할 수 없다. 출근 없는 회사들 역시 직원 개인이 발생시킨 수익과 목표 대비 실적 달성 여부를 평가한다. 그러나 개인의 실적이 저조하다고 해서 인사상의 불이익을 가하거나, 해당 직원의 급여를 삭감하지는 않는다. 회사의 수익률이 증가한 것도 모두의 책임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몇몇 업체들은 동기부여를 위해서 회사가 발생시킨 모든 수익을 직위에 관계없이 직원 수대로 나눠 갖기도 한다. 대표자라고 해서 예외는 없다. 열심히 일해 목표를 달성하면, 직원도 대표자도 회사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 회사가 잘 돼서 수익이 발생하면 개인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자연스럽게 많아진다. 물론 반대의 경우에는 모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줄어든다. 곧, ‘수익배분의 연대책임’이다. 이는 곧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 각 개인의 업무성과-> 회사의 수익률 증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도모한다.

7. 완벽은 없다, 좋아지는 거다

물론 출근 없는 회사가 일반적인 회사 운영의 모습은 아니다. 기존의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발생하는 인간 소외의 문제, 필요 이상의 비용 발생 문제 등에 대해서 많은 이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줄곧 제시해왔다. 그 수많은 대안들 중 하나가 바로 ‘출근 없는 회사’다. 실제로 적용된 예가 많지는 않지만 회사의 효율적 운영, 구성원 중심의 인간관계 구축 등을 통해 성공적인 사례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특성상 큰 규모의 조직에는 다소 적용이 어렵다는 한계도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 있어 보완이 가능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미래의 조직체계를 제시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