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안화 추가 평가절하로 미국의 9월 금리인상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하룻새 힘을 받으며 그동안 강세를 유지했던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고 국제유가와 금값은 상승했다.

중국발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어쩌면 반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달러강세로 인한 기업들의 예상밖의 실적 부진에 따른 금리인상 부담을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로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의 위안화 절하가 당장 효과를 나타내기는 힘들겠지만 그런 전망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이날 뉴욕증시는 냉탕과 온탕을 넘나드는 극도의 불안함을 연출했다. 일단 최근 과매도 상태에 진입한 시장은 작은 가능성에도 호재로 환호하는 모습이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유럽증시의 급락세를 그대로 이어받으며 큰폭 하락하며 개장했다. 장중내내 하락폭을 키워가던 증시는 중국의 추가 평가절하로 미국의 기준금리 9월 인상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속속 제기되며 국제유가가 상승으로  에너지 업종지수가 모처럼 2% 가까이 상승, 시장분위기를 돌려놨다.

다우지수는 오전장 한때 1.57%, S&P500은 1.98%, 나스닥은 1.8%까지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장 막판 이런 까닭에 보합세로 마무리했다.

이날 다우 지수는 0.33포인트 하락한 1만7402.51로 거래를 마쳤고,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98포인트(0.1%) 상승한 2086.05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7.6포인트(0.15%) 오른 5044.39로 마감했다.

급락장에서 시장을 건진 일등공신은 에너지업종이었다. 국제유가 반등에 고무돼 에너지 업종 주가가 2%가까이 올랐기 때문.  또 전일 폭락세를 보였던 애플주가도 1.54%상승하며 하락폭을 저지시켰다.

냉탕의 시작은 물론 중국의 추가 평가절하였다. 유럽증시가 급락세로 마감하자 그 냉랭함이 그대로 전달됐다. 원자재 가격 급락과 주요국 통화 급격한 절하도 냉기로 작용했다. 하지만 오후장 들어서며 셈법이 달라졌다. 중국의 평가절하가 9월 금리인상을 다소 잡아둘 수 있다는 의견들이 제기되며 막판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금리인상 연기 가능성은 달러를 1%가까이 하락시키고, 최저치 행진을 하던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또 국제 금값도 위안화 쇼크 영향으로 5일째 상승세를 보이며 1.4%나 급등했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2달러(0.5%) 상승한 43.30달러를 기록했고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0.53달러 오른 49.70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지난주 원유재고는 시장 예상치(180만배럴 감소)보다 못미치는 170만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휘발유 재고는 시장예상치를 2배 가량 웃도는 130만배럴 감소로 나와 상승세를 부추겼다. 원유수요가 5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도 한몫했다.

달러가치는 1% 가까이 급락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92% 하락한 96.31을 마쳤다.

달러/유로 환율은 1.11% 급등한 1.1162달러를 한달내 최고치를 기록했고 엔/달러 환율은 0.74% 하락한 124.17엔을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제법 큰폭 상승하며 5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5.9달러(1.4%) 급등한 1123.60달러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