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라온시큐어

한국 팀 ‘DEF KOR’가 세계해킹올림픽으로 불리는 데프콘(DEFCON)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 팀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팀의 우승을 이끈 것은 다름 아닌 21세 청년이었다. 이정훈(21) 라온시큐어 연구원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이전에도 여러 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각) 폐막된 제23회 데프콘에서 대학생·연구원 13명으로 이뤄진 'DEF KOR'는 작년 우승팀인 미국 카네기멜런대의 'PPP'를 압도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4000여 팀이 참여하는 이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코드게이트’와 함께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양대 해킹 대회로 꼽힌다. 모의 사이버 전쟁을 통해 실력을 길러 ‘화이트해커’를 양성하는 것이 대회설립 취지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의 우승을 이끈 것은 단연 이정훈 연구원이었다. 그는 서버 시스템을 분석해 보안이 취약한 부분과 공격 루트를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원들은 그의 분석을 바탕으로 상대팀 서버를 해킹했다. 이러한 전술은 첫날부터 상대방을 더블 스코어로 압도할 만큼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연구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전술이다.

이 연구원은 갑자기 혜성처럼 등장한 인물은 아니었다. 이전에도 여러 해킹 대회를 석권하며 ‘천재’로 불려왔다. 세계무대에 인상을 남긴 것은 2년 전 데프콘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다.

올 3월엔 캐나다의 해킹 대회에서도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 구글·애플·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 보안망을 혼자 다 뚫어내며 실력을 뽐냈다.

이전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2010 정보보호페스티벌 우승, 2010 ARGOS 해킹 페스티벌 1위, 2011년 19회 전국정보과학 올림피아드 1위, 2011 CAT 홀리쉴드 해킹대회 1위 등 여러 대회에 참가해 최고의 기량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인하대 컴퓨터공학과를 휴학하고 한국 보안업체 라온시큐어에서 병역특례로 근무 중이다.

이번 데프콘에는 미래창조과학부 해커 육성 프로그램 'BoB(Best of the Best)'에 멘토로 참여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라온시큐어에서의 근무는 오는 10월 끝난다. 이 연구원은 이후 삼성SDS에 입사할 예정이다. 삼성이 제작한 모든 전자제품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