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옥 통합바이러스연구회 회장.

나르시스트(Narcissist)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자신의 모습에 반하여 물에 빠져죽은 미소년 나르키소스(Narcissus)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자신을 너무 이상화하고 사랑하여 세상이 자기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기애(自己愛)가 유독 심해 사회생활이 어려운 ‘인격장애’를 지칭한다.

꼭 자기 자신과 친한 자매, 친구 딱 한 사람 또는 두 사람에게만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 놓고 자신의 결점이 노출되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는 아주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매일 매일 거울을 보며 자신은 늙으면 안 되고 가식의 웃음을 보여서라도 행복해 보여야 한다. 또 자신의 진정성은 아무래도 좋으니 쇼 윈도의 진열상품처럼 항상 상큼하게 보여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하니 타인의 시각을 자신의 행복보다 우선시 하는 ‘가짜의 삶’을 마다하지 않는 새침데기다.

언뜻 보기에는 자존감이 강하고 자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기심으로 볼 수 있으나, 병적으로 자기만 똑똑하고 멋지고 잘 나간다는 착각에 빠져 산다. 더욱이 현실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고  자신만의 논리로 빠져 들어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게 된다.

갇힌 세상 속에서는 모든 것이 합리화되고 자신만이 사랑을 독차지해야 하고, 모든 것을 흑백논리로 내 편, 네 편을 가르며 자신과 다른 생각을 사람을 배척한다. 그렇다 보니 스스로 고립되고, 결국 우울감과 슬픔에 쌓이면 모든 것이 배신이고, 철저하게 보복하는 ‘질투의 화신’ 소음(少陰)인의 전형이다.

물론 어려서부터 부모들의 허황된 칭찬이 한 몫을 한다. 요즘처럼 아이들을 한 둘만 낳다 보니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공주님, 왕자님’이라고 세뇌시켰고, 또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좌절을 맛볼 기회도 없이 바로 귀족으로 신분이 상승되다 보니 세상에는 이미 계급이 정해져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나르시스트는 자신의 중요성에 과장된 지각을 지니고 있고, 끝없이 성공에 대한 환상과 권력, 탁월함, 아름다움 또는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아울러 특별한 대우를 받을 만한 이유도 없는데 특급대우를 기대하는 불합리한 기대감을 갖고 있으며, 윗사람에게는 철저히 아첨하고 아랫사람에게는 함부로 대하는 비열한 속물근성이 있고, 오만하며 생색내려는 행동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매력을 인정해 주는 사람만 쫓아 다니고, 그러다가 사기도 당하고 왕따도 당한다. 그런 좌절을 몇 번 맛보다가 소심해져서 다른 사람의 충고나 해결 방안을 듣지 못하고 고민만 해댄다. 결국 몸은 점점 더 쇠약해지고 정신력이 약해져 판단력마저도 떨어져 끝없이 지치다 보면 죽을 것 같은 나날을 몇 년 간 보내게 된다.

그러다가 해가 다 질 무렵 잠시 빤짝 빛이 강해지 듯 어느 날 갑자기 몽롱한 가운데 한줄기의 빛처럼 무언가를 깨닫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 것처럼 없던 힘이 솟아나고 갑자기 예지력이 생긴 것으로 착각하며 말문이 터지니 이것을 흔히 사람들은 ‘신들렸다’고 한다. 세상을 대나무 통처럼 좁고 긴 속으로만 보고 이 쪽 저 쪽을 살펴보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원인은 부모들이 자신의 모든 자존심을 자식에게 투영하여 ‘만능 천재’로 착각하게 하며, 사랑을 못 받고 천대받았던 부모가 받은 모든 콤플렉스를 자식이 해소시켜 주기를 바라는 일종의 대리만족의 대상으로 생각하게 된다. 자녀를 자신의 일부로 생각하는데서 이런 문제아, 단적인 예로 ‘엄친아’를 만들어 낸다. 결혼해서도 배우자가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고 가족들도 자신을 위하여 존재한다고 믿고, 다른 가족이 피곤해 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어려서부터 소화 기능이 약해 음식에 까다로워 어떤 음식에 안 좋다는 선입견이 떠오르면 절대로 그런 음식을 못 먹고 여행하다가 평소 먹던 다른 물만 먹어도 배탈이 나며, 속 안 좋은 상태에서 자동차나 배를 타면 기름 냄새에 민감해 차멀미, 배멀미, 심지어 자신이 보기에 기분 안 좋은 사람으로 보이면 ‘사람멀미’까지 한다.

모든 것이 자신만의 직관으로 코드에 안 맞으면 미리 ‘배알이’, ‘전신 위화감’을 느끼어 절대로 모험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흔히 ‘비위(脾胃)가 약하다’고 한다. 잘 먹어도 살이 안찌고 한마디로 ‘약골(弱骨)’인 셈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모두가 평등하다. 모두가 자신처럼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

소음인은 남을 못 믿는 소심함을 벗어나 어려울 때는 주위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남을 자기만큼 사람해 보면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깨닫게 될 때 진정한 행복이 보인다. 또한 ‘왜? 내가 왕따가 되었는지’를 반성하며 그동안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며 실천하는 가운데 진정한 자기 보습이 보이고, 자신의 삶이 가식이었다는 것을 깨우칠 때 마음 속의 긴장도 풀어진다.

과다한 소심함 때문에 대뇌를 너무 긴장시켜 자신의 자율신경 가운데 교감신경을 과다하게 우위로 끌고 가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으면 모세혈관의 경련까지 이끌고 갈 경우 ‘위경련’이 잘 생기고, 손발이 차고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한여름에도 양말을 신고 자야 잠을 이룬다. 조금만 찬 음료수나 참외, 수박 등을 먹으면 반드시 배탈이 나며, 식사를 조금만 더 해도 소화가 안 된다고 발버둥치는 체질은 배를 따뜻하게 해주어야 한다. 배에 왕뜸을 떠서 깨진 균형을 잡아주거나 족욕을 자주 하여 머리는 차게, 발은 따뜻하게 해주면 차차 전신의 균형을 이루며 전신의 건강을 이룬다.

소음인 남자는 군대에 가면 살이 찌고 건강해진다. 군대가 규칙적인 생활의 표본이다.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고 일정한 양의 식사를 하며 적당한 일과 운동이 뒷받침 되면 나이가 들며 오히려 무리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어 더 오래 살 수 있는 체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