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노연주 기자

샤오미가 스마트폰 브랜드 아니냐고요? 아직 업데이트가 안 되셨군요. 요즘 샤오미는 스마트 앱세서리는 물론 가전 사업에도 진출했습니다. 심지어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요. 정체를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미스케일(Mi Scale). 샤오미가 만든 체중계입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열띤 반응을 얻은 제품이죠. 다짜고짜 포장부터 뜯었습니다. 그러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의 미스케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애플이 체중계를 만들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문제가 없습니다. 미스케일은 단순한 체중계가 아닙니다. 스마트한 헬스케어 제품이죠. 일단 100g의 체중 변화도 잡아내는 고성능 센서를 탑재했습니다. 물 한 잔 마시고 체중계에 오르니 0.2㎏이 증가한 것으로 나오더군요. 체중계 본연의 기능은 제대로 하는 셈입니다.

미스케일이 특별한 까닭은 스마트 기기의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되기 때문입니다. 체중 정보는 블루투스를 통해 앱 ‘미피트(Mi Fit)’로 보내집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래프를 그려주기 때문에 체중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하겠네요. 목표 체중을 설정하면 매일매일 비교도 해줍니다. 그럼 이 체중계는 혼자만 사용할 수 있냐고요? 아닙니다. 체중을 보고 미스케일이 알아서 사용자를 식별해 데이터를 따로 저장합니다. 신박하죠. 최대 16명까지 데이터를 따로 저장해줍니다. 측정 기록은 최대 800개까지 보관해두고요.

▲ 사진=노연주 기자

일반 체중계보다 기능이 많으니까 배터리가 금방 소진될까 걱정된다고요? AA 건전지 4개로 약 1년을 버틸 수 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무게 단위는 파운드(Ibs)·근(斤)·㎏ 등 3가지 중에서 선택이 가능합니다. 또 안드로이드·iOS 이용자 모두 이용할 수 있고요.

아쉬운 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제품과 앱을 연동하는 게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이론적으로는 이렇습니다. 앱을 다운로드해 간단한 가입 절차를 마치면 기기가 앱과 연결됩니다. 저도 가입까지는 가뿐하게 마쳤습니다. 그런데 연동이 되지 않더라고요. 알아보니 구글 스토어에 등록된 미피트가 최신 버전이 아니라서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중국어로 된 샤오미 스토어에서 겨우겨우 미피트를 내려 받아 실행하니 그제서야 작동이 됐습니다.

가격도 조금 아쉽습니다. ‘샤오미’ 하면 ‘저렴한 가격’ 아니냐고요? 하지만 체중계가 2만~3만원대라면 조금 비싸죠. 중국에서 99위안(약 1만7500원)에 팔린다는 걸 감안하면 약간 더 비싼 느낌입니다. 무게를 알려주는 LED 조명이 아주 밝은 곳에서는 잘 안 보인다는 점도 아쉽네요.

▲ 사진=노연주 기자

[합리적 소비를 위한 체크리스트]

1. 경쟁 제품과 차별성이 있는가?

일반 체중계와는 분명 다른 차원의 제품입니다. 스마트 체중계라는 새로운 영역이죠. 당연히 차별성이 있습니다. 일반 체중계는 체중을 알려주고 나면 끝이니까요. 그렇다고 미스케일이 최초의 스마트 체중계인 것은 아닙니다. 미국 핏빗은 이미 ‘아리아’라는 제품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은 국내에 정식 수입되지 않았습니다. 구매대행을 통하면 20만원대에 살 수 있습니다. 미스케일보다는 많이 비싸네요.

2. 광고가 과장되지는 않았는가?

샤오미는 국내에서 별 광고를 하지 않았어요. 현재 입소문을 타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상황이죠. 일부 쇼핑몰에서는 샤오미 제품 기획전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과장 광고’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물 한 잔 무게도 잴 수 있다’는 광고 문구는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실제 물 한 잔만 체중계에 올리면 숫자가 나타나지 않아요. 최소 5㎏부터 측정 가능하기 때문이죠.

3. 애프터서비스에 불편함이 없는가?

일단 구매 후 1년까지 품질이 보증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제품에 이상이 있으면 1차 불량 체크 후 무상으로 다시 보내줍니다. 그러나 정밀 체크가 필요하면 중국 샤오미 본사로 보내지는데 기간이 20일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합니다. 너무 기네요.

4. 제품 사용 시 주의 사항은 무엇인가?

체중계에 올라갔더니 100이 넘는 숫자가 나와서 깜짝 놀라셨다고요? 안심하세요. 측정 단위가 근(斤)으로 되어 있을 겁니다. 뒤편 건전지 넣는 부분을 보면 측정 단위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힘들여 제품을 뒤집지 않고 앱을 통해 단위를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5. 보완되어야 할 측면은 있는가?

일반 체중계보다는 사용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샤오미가 사용자를 배려했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러나 스마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는 이 제품을 일반 체중계처럼 사용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이메일 인증을 거치는 가입 절차는 물론 앱과 기기를 연동하는 작업이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앱이 한국어 버전이 없다는 것도 아쉽네요.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