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에 사는 김기훈씨(가명)는 2008년 가을 동판교 LH 단지 내 상가에 투자해 현재 7%대 중반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당시 김씨는 면적 46.336㎡, 예정가 5억1000만 원대 상가 입찰에서 5억3000만 원에 낙찰을 받았다.

이 상가엔 현재 부동산중개업소가 입점해 있다.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각각 5000만 원, 300만 원이다. 김씨는 “입찰 당시 분양가 부담이 컸지만 800가구가 넘는 중대형 아파트가 배후세대라는 점이 맘에 들어 최종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 상가가 3년째 든든한 월급통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처럼 상가 투자에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월급통장이 될 줄 알았던 상가가 임차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례가 많다. 이민용씨(가명)가 이 같은 사례다. 그는 2007년 말 동탄신도시 이면도로에 위치한 1층 상가를 6억 원대에 분양받았다. 2007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동탄신도시가 향후 판교에 버금가는 신도시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에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동탄신도시 입주 후 4년이 지난 지금도 이곳 상권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임차인의 들고나감이 심해지면서 상가 매각도 여의치 않았다. 이씨는 “아파트 입주로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란 이야기만 듣고 현장 분석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신도시의 경우 장기투자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가는 수익형 부동산의 꽃으로 꼽힌다. 잘만 고르면 매달 월급에 가까운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상가 투자의 적정 수익률을 근린상가 6%, LH 단지 내 상가 7% 이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가 상가 투자로 이같은 수익을 거두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상가가 대세’라는 분위기에 휩쓸려 무턱대고 투자했다간 이씨처럼 낭패 보기 일쑤다.

초보 투자자 소액투자 단지 제격

그렇다면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가는 뭘까.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추천하는 상품은 LH 단지 내 상가다. LH가 공급 주체이다 보니 시행사 위험성이 없고 7%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의 침체에도 LH 단지 내 상가 입찰에 돈이 몰리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올해 전국에 공급될 LH 신규 단지 내 상가는 총 745개에 이른다. 특히 수도권에만 5월 이후 168개의 점포가 나온다. 수도권 단지 중 눈여겨볼 곳은 12월 공급예정인 성남 판교 A24-1블록(19개 점포)과 A25-1블록(12개 점포)이다. 두 곳 모두 국민임대 주택 단지이지만 2000가구에 육박한 대단지를 배후로 두고 있다.


지난 3월 신규 공급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김포한강신도시에도 8월 15개 점포가 추가로 공급된다. 이곳 역시 국민임대이지만 총 1860가구 대단위 규모를 배후로 두고 있어 안정적인 투자처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단 3월처럼 일부 호수의 낙찰가격이 예정가의 150%를 상회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수원 호매실, 안양 관양, 용인 서천 지구 등에서도 단지 내 상가 공급이 이어진다. 이들 지역은 판교나 광교보다 주목도는 떨어지지만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최근 판교와 김포의 일부 LH 단지 내 상가에서 150%를 상회하는 낙찰가율을 기록하는 등 다소 과열 양상이 보이고 있다”며 “현실적인 임대 시세를 고려해 신중히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광교ㆍ청라 장기적 관점 접근

올해 수원 광교신도시, 인천 청라지구 등 수도권 택지지구의 근린상가 주인 찾기도 본격화된다. 우선 광교신도시에서는 에스비D&C가 신대역(예정) 역세권 주23블록에 에스비타운 상가를 공급한다. 총 분양 규모 320억 원대, 연면적 1만2682㎡, 지하2∼지상6층 규모로 상가는 총 41개다.

3.3㎡당 분양가는 700만~3800만 원 수준이다. 판교신도시 물량도 관심 대상이다. 현재 판교에서 분양 중인 근린상가는 골드프라자, 판오션타워 등이 있다. 이 중 지하3~지상10층 규모의 골드프라자는 35개의 점포를 갖추고 있으며 3.3㎡당 분양가는 900만~4700만 원대다.

이밖에 인천 청라지구의 딜라이트, 영화블렌하임, 청라프라자 등의 상가도 투자자들을 찾고 있다. 청라지구는 아직 도시개발이 완료되지 않아 단기 상권 전망은 밝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지구의 상권은 당장의 수익률이나 시세차익보다는 장기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배후세대나 주변 교통여건, 유동인구, 분양가 등을 꼼꼼히 따진 후 결정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인상 등은 불안 요소

올 봄 이후 상가 분양시장을 주도할 대표 지역은 광교신도시다. 광교신도시는 신대역, 도청사역, 경기대역 등 역세권(가칭) 중심의 상권과 법조타운, 비즈니스파크, 에콘힐 등 특별계획구역과 연계돼 상권이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9월부터 연말까지 6400여 가구가 입주 예정인데다 내년에도 2만4000여 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판교, 청라, 송도 등 굵직했던 지역의 근린상가 분양 시 경기 여파나 가격의 적정성 여부에 휘둘리면서 상당수의 현장에서 가격 할인 등을 통해 마케팅 판촉을 벌였던 현상이 광교지역에서도 되풀이 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상가 상품 중에서는 LH 단지 내 상가의 인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실례로 3월 진행된 올해 첫 LH 상가 수도권 분양에서 12호가 공급된 김포 한강 Aa-11블록은 100%의 낙찰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LH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단지 내 상가 물량 역시 줄어 과열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주의할 점이다.

선종필 대표는 “전국적으로 700여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수익형 부동산인 상가의 수요가 확산될 수 있다”며 “단 금리인상 등은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아시아경제 기자 mybang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