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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정의 뉴욕의 창] ‘열정 페이’ 미국서도 흔한 말?인턴십 경험 대졸생 47% '무보수', 미국 상급법원 '교육'목적땐 불법아니다 판결 논란 증폭
한민정 뉴욕 통신원  |  minchunghan@gmail.com  |  승인 2015.07.19  19:10:55
   

여름방학이라 제법 한가한 캠퍼스에서 우연히 지난 학기 필자의 수업을 들었던 학생을 만났다. 방학 동안 경력도 쌓고 취업준비도 할 겸 인턴십을 하고 있단다. 인턴 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터라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더니 학생의 얼굴이 썩 기쁜 것만은 아니었다. 하는 일도 제법 재미있고 마음에 들지만 무급 인턴직이라는 것이 불만이라고 했다.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정직원은 거의 비슷한 일을 하면서 돈을 받는데, 자신은 한 푼도 받지 못하니 억울하다는 항변이다. 그래도 경험을 쌓는 것이고 이력서에 인턴십 경력을 적을 수 있으니 무급이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지 않느냐고 학생을 설득했더니, 동의한다면서 인기 있는 회사의 인턴 자리는 구하지 못한 친구들이 더 많아서 자신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국에서 청년층의 열정과 희망을 담보로 저임금 혹은 무보수로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의미의 ‘열정 페이’라는 말이 유행이다. 상대적으로 높고 최저 임금도 지켜진다는 미국의 젊은이들도 열정 페이의 늪은 빠져나가기 힘들다. 방학 중이나 혹은 휴학 후 근무경험을 쌓기 위해 대학생들이 도전하는 인턴십은 무보수인 경우가 많다.

미국대학·고용주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Colleges and Employers)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대학졸업생 중 55%가 인턴십을 경험했는데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47%가 무보수로 인턴 생활을 했다. 애초부터 자원봉사를 요구하는 비영리단체를 제외한 영리추구 기업에서도 3분의 1가량의 인턴십은 무보수로 채용하고 있었다. 무보수 인턴십을 대기업들의 열정을 담보로 한 젊은 층의 노동력 착취냐, 아니면 실제 업무능력 습득을 위한 귀중한 기회로 볼 것이냐의 문제는 미국에서도 해묵은 논란이다. 연방법 하에 모든 고용인은 최저 임금 이상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다만 여기서 예외가 있다. 고용인의 근로가 고용주의 이득보다는 고용인 스스로의 이득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다시 말하면 근로 내용이나 조건이 실제로 업무를 했다기보다는 교육을 받은 ‘트레이닝’에 가깝다면 무보수라 할지라도 불법이 아니며 이는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노동부는 임금과 근로시간에 관련해서 ‘인턴십이 인턴의 이익을 위한 것이고 인턴이 기존 직원을 대체한 것이 아니라 기존 직원이 인턴을 지휘·관리하며, 인턴십의 종료가 취업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고 인턴십 시작 시 인턴이 무보수임을 알았다’는 내용 등이 충족되면 무보수 인턴십은 전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013년 윌리엄 폴리 맨해튼 지방법원 판사가 영화 <블랙스완>과 <500일의 썸머> 제작에 참여했던 인턴들이 제기한 소송에, 폭스 서치라이트사가 최저임금과 초과수당 규정을 위반했고 인턴들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고 판결하면서 무보수 인턴 논란이 가열됐다. 폴리 판사는 당시 인턴들이 한 업무는 기존 유급 직원들이 하는 일과 동일한 업무로 고용주들에게 즉각적인 이득을 가져다주는 활동이었고, 인턴들이 일을 하면서 얻은 지식은 트레이닝을 통한 교육이었다기보다는 일을 하면서 부수적으로 얻은 효과라고 판결했다.

그런데 이 판결이 7월 상급법원에서 뒤집어지면서 논란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맨해튼 연방 순회 공소법원은 올해 7월 폭스사의 인턴 임금 미지급에 대한 기존의 판결을 뒤집고 인턴에 대한 적절한 교육이 제공된다면 반드시 임금을 지급할 필요는 없다고 판결했다. 재

   
 

판부는 인턴십의 목적은 학교 교육과 실제 업무에 필요한 실질적 기술을 통합하기 위한 과정으로, 인턴십을 통해 실무능력이 향상된다면 인턴십에 임금이 지급될 필요는 없다고 해석한 것이다. 또한 과거 하부법원이 인턴이 기존 고용인과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판결한 것은 잘못됐다며 기존의 판결을 뒤집었다.

결국 논의의 초점은 인턴십이 교육인가, 근로인가의 문제로 다시 귀결된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지, 한국이나 미국이나 젊은이들에게 열정 페이를 요구하는 현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맨해튼 컬처기행

유명인 머물던 첼시 호텔, 앤디 워홀 영화 '첼시 걸즈'의 그 곳

팝아트의 선구자로 알려진 앤디 워홀은 캠벨수프 캔이나 코카콜라 병 또는 마릴린 먼로나 앨비스 프레슬리 등을 실크스크린 기법으로 그린 미국의 문화를 나타내는 작품들이 많이 알려져 있다. 앤디 워홀은 60여편 이상의 영화도 만들었는데 대부분 실험영화로 대중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잠자는 남자를 8시간 동안 비추는 <잠>이라는 작품이 가장 유명하지만 그가 처음 만든 영화는 <첼시 걸즈>라는 작품이다. <첼시 걸즈>는 뉴욕 맨해튼의 호텔 첼시에 머무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작품으로 1966년 촬영됐다.

제목과는 달리 출연진이 모두 당시 호텔 첼시에 머물렀던 것은 아니고 1명만 호텔 첼시에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무대의 배경이었던 호텔 첼시는 1883년과 1885년 사이에 지어진 호텔로, 이 호텔을 거쳐 간 유명인들로 인해 명성을 얻었다.

현재도 첼시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이 호텔에는 밥 딜런, 재니스 조플린, 레너드 코헨 등 유명 가수들이 장기 투숙했다. 명성과는 달리 오랜 세월이 지난 탓에 낡고 지저분해서 독특한 역사에 매료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최근에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현재는 장기투숙 규칙을 바꿔서 수년간 머무르는 장기투숙은 불가능하지만 규정이 바뀌기 전 입주한 사람들은 여전히 이 호텔에 머무르고 있다. 2011년부터 호텔 리노베이션이 진행되면서 현재는 일반 투숙객은 받지 않고 기존에 입주한 주민들만 호텔 첼시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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