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국내 조선업계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를 예의 주시하며 '유럽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의 전체 수주 물량 가운데 20%는 그리스가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4252척, 약 3억DWT(재화중량톤수) 규모의 선박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 최대 해운 국가이자 주요 고객인 메이저 선사도 그리스에 집중되어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그리스가 국내 선박 신규 발주 물량의 20%를 차지하며 나머지 60% 가량은 프랑스와 노르웨이, 덴마크 등 서유럽 지역에서 나오는 등 유럽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현대중공업은 1974년 창사 이래 계약을 맺은 51개국 308개 선주사 중 그리스는 254척으로 가장 많았고 독일(238척), 덴마크(101척) 순으로 집계된다. 최근에는 그리스 선사인 알파캥커스앤프레이터스로부터 초대형 유조선 2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 또한 그리스 최대 해운선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과 1994년 이후 총 84척의 선박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안제릴쿠시스 그룹 내 마란 탱커스 매니지먼트와 15만6000톤급 원유운반선 2척에 대한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조선업계는 그리스 사태가 유럽 경제에 미칠 파장과 함께 유럽 전역으로 수주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를 시작으로 유럽 국가들이 은행 규제를 강화하면 자금조달에 압박을 느낀 유럽 선사들이 신규 발주를 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리스 디폴트 여파가 유럽 전체로 확산되면 수주 감소는 물론 발주계획이 지연 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 "지난해말부터 시작된 저유가 사태 이후 계속된 악재를 회복할 만한 호재가 없는 상황"이라고 탄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