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똑!

롯데홈쇼핑 슬로건. ‘잘 팔았다’ 이게 아니에요.

고객들이 좋아하는 상품. 홈쇼핑은 소통이에요.

So smart. So you. 똑똑한 쇼핑.

잘 샀다는 생각을 한 분 한 분이 하실 수 있도록 인정받고 싶은 거죠.

저 손잡이 역할을 롯데홈쇼핑에서 하죠.

당신은 이미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

So smart. So you.

 

▲ 김태욱 ㈜스토리엔 대표.

롯데홈쇼핑의 슬로건 광고 ‘So smart. So you’입니다. 여기서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이론’을 엿봤다면 무리일까요? 인지 부조화 이론을 설명할 때는 자주 이솝 우화 <여우의 신포도 이야기>로 비유합니다.

여우는 높은 줄기에 달려 있는 포도를 먹고 싶어 하지만, 아무리 뛰어올라도 포도를 딸 수 없게 되자, 결국 여우는 포도에 닿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포기하면서 ‘저 포도는 분명 실 거야’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자신의 능력으로 포도를 가질 수 없기에 이러한 부조화를 포도 맛이 실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당화한 것이죠.

소비자 행동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가(高價)의 브랜드 옷을 구매한 소비자는 구매 후에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합니다. 그래서 ‘역시, 이 브랜드는 유행을 타지 않아 오래 입어도 좋을 거야’, ‘이 디자인은 다른 브랜드에서는 결코 할 수가 없지’라고 생각하면서 마치 여우가 포도를 따먹지 못하게 되자 ‘저 포도는 분명 실 거야’라고 하는 ‘인지 부조화의 이론’에 따른 행동처럼, 부조화 상태를 벗어나려 하는 거죠. 그래서 구매자는 구매 후 만족감을 어떠한 형태로든 느끼려 합니다. 특히 제품이 고가일수록 이런 구매 후 만족감을 더 느끼려고 합니다.

그래서 롯데홈쇼핑은 이렇게 말합니다. “So smart. So you. 네, 당신의 선택이 맞습니다. 스마트한 당신을 닮은 가장 당신다운 쇼핑을 하셨습니다“. 즉 롯데홈쇼핑에서 ‘잘 팔았다’가 아니라 당신이 ‘잘 샀다’는 생각을 해도 좋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슬로건 “So smart. So you”에는 롯데홈쇼핑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업(業)의 본질에 대한 스토리가 그대로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비자에게 ‘쇼핑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 구매해도 만족할 거다’라는 메시지를 이 슬로건에 오롯이 담고 있는 거죠.

여기서 스마트(Smart)는 구매자에게는 ‘스마트한 구매’라는 의미지만, 롯데홈쇼핑 입장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알맞은 상품을 찾아 착한 가격에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 롯데홈쇼핑 정윤정쇼 광고 이미지. 사진=김태욱, 롯데홈쇼핑

GS칼텍스도 롯데홈쇼핑처럼 업의 본질을 잘 표현한 슬로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I am your Energy’입니다. 이 슬로건은 단지 정유회사라는 고착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종합 에너지 서비스 전문회사로서 이미지를 변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에너지란 단어가 주는 일차적인 의미 외에 힘, 응원, 도움 등의 감성적인 의미도 내포되어 있어, 슬로건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주는 응원 메시지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때 ‘I am your Energy’란 말이 TV CF에서 방영될 때, 왠지 힘이 불뚝 솟을 것 같지 않았나요.

또 NH농협 슬로건 ‘같이의 가치’ 역시 NH농협의 아이덴티티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브랜드 슬로건이죠. 협동조합이라는 본질을 잘 보여줍니다. 동행의 의미로써 농업인과 도시인 모두가 더불어 잘 살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서로가 함께 발전하려는 공동체적 가치와 이상이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을 상징한 거죠. 동일한 발음의 ‘같이’와 ‘가치’를 잘 연결하여 재미있고 의미도 잘 전달되는 슬로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슬로건은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첫 번째 메시지입니다. 즉 ‘생각의 디자인’이라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이나 브랜드가 지닌 철학과 이념을 가장 간결하게 디자인해서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첫 번째가 되는 거죠.

만약 브랜드 네임이나 로고를 바꿔야 하는데 사정상 변경이 어려울 경우, 필자는 과감하게 슬로건을 바꾸라고 권합니다. 슬로건은 비교적 손쉽게 변경이 가능하므로 슬로건으로 브랜드 네임이나 로고에서 채 담지 못한 스토리를 담아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