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서울 계동 현대 사옥에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1999년 시작된 ‘왕자의 난’으로 현대그룹이 갈라지면서 현대차그룹은 2001년 4월 양재동으로 사옥을 옮겼다. 정 회장은 2004년 6월 현대모비스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계동 사옥에 한 번 들른 이후 발길을 끊었다. 이날 오전 7시5분 계동 사옥에 출근한 정 회장은 “(계동 사옥에 온 건) 7년 만이다”라며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주 출근하겠다”며 현대건설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정 회장은 새로 선임된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이정대 부회장, 김창희 현대건설 부회장, 김중겸 사장 등의 안내를 받아 15층 자신의 집무실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그가 사용할 집무실은 아버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사용했던 곳이다. 현대그룹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이 집무실은 정 명예회장의 별세 후 기념관으로 사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 회장의 지시로 과거의 상태 그대로 보존돼 왔다.

집무실을 둘러본 정 회장은 오전 8시 현대건설 월례조회에서 “현대건설의 건설부문을 자동차, 철강과 함께 그룹의 3대 핵심 미래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세계 190여 개국에 걸친 광대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철강, 철도, 금융 등 다양한 사업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은 현대건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예회복 황영기 前회장 “금융업 귀환 기회 닿으면…”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현 차바이오그룹 회장)의 명예가 회복됐다. 지난달 3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박정화 부장판사)는 황 전 회장이 우리은행 파생상품 투자손실 책임으로 금융위원회로부터 받은 제재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징무정지 3개월 상당의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황 회장은 이번 법원 판결과 관련해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취지일 뿐 복귀를 위해서 소송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권 복귀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계획은 없지만 문제가 해결되고 기회가 닿으면 그 때가서 천천히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황 전 회장은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장으로 일할 때 몇 차례 검사를 나왔지만 ‘경영 잘 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돌아갔다”며 “문제가 되니까 도덕적 책임 이상의 법률적 책임까지 묻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KB회장을 그만둘 때에도 도덕적 책임에 따른 것이었을 뿐 입장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항소 검토 방침과 관련해서 “당국에서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도 항소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황 전 회장은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의 ‘직무정지 상당’ 조치는 라 전 회장이 차명계좌 운영을 알고 있었다면 사법적 혐의가 인정되는 사안”이라며 “징수 수위는 같지만 징계 배경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경원 기자 kw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