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CT 업계에서 다음카카오는 미국의 애플과 닮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비록 업종 및 기타 서비스 방향에 대한 측면에서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조직의 유연성이나 방향성, 기타 문화적 측면에서 다음카카오는 분명 애플을 닮아있다.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닮았고, 긍정적인 부분도 닮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다음카카오가 정책적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차곡차곡 추진하는 지점이 포착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O2O를 기본전략으로 삼는 한편, 모바일 시장에서도 콘텐츠와 플랫폼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방식으로 나름의 비전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이제 모바일 메신저는 단순히 통신사 문자 메시지의 대체자가 아니다. 모바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첨병이자 가장 확실한 매개체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의 가능성을 최대한 살려 모바일 시장의 허브로 삼으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즉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해 그 파급력을 모바일 전체로 번지게 만든다는 뜻이다. 현재 카카오 이름으로 시작되는 파생 브랜드만 16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기서 다음카카오가 O2O의 마법을 통해 카카오택시를 추진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카카오택시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의 출발점이자 증폭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론칭하며 가장 기본적인 ‘교통’을 키워드로 삼았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 록앤롤을 626억원에 인수하는 한편, 추후 물류사업까지 진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벌써부터 업계에서는 다음카카오가 택배를 비롯한 다양한 교통 인프라 사업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지점에서 O2O가 매력적인 수단이자 목표로 등장한다. 모바일 경쟁력을 기점으로 삼아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추구하는 한편, 이용자와 공급자의 ‘욕구’를 적절하게 컨트롤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부가적으로 이견의 여지는 있지만 빅데이터 및 위치 기반 서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수도 있다.

▲ 카카오택시  / 출처=스크린샷

여기서 시야를 더 넓히면 더욱 광범위한 서비스의 향연이 펼쳐진다. 가히 카카오 제국이다. 먼저 샵 검색이다. 카카오톡 샵(#) 검색은 30일 대대적으로 발표되며 시장의 관심을 크게 받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를 중심에 두고 모든 인프라를 한곳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샵 검색은 카카오톡과 모바일 검색 인프라가 결합해, 일종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다음의 콘텐츠 및 검색 기능과 카카오톡의 모바일 경쟁력이 결합해 새로운 가능성을 노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물론 도래하는 모바일 시대를 맞이해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에도 상당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샵 검색과 함께 공개된 관심사 기반 모바일 콘텐츠 허브(Hub)인 카카오톡 채널도 일종의 승부수다. 카카오토픽을 종료한 이유를 짐작하게 만든다. 콘텐츠 가두리를 기점으로 언론사 콘텐츠 10%, 이후 나머지를 다음의 콘텐츠로 채우는 지점은 다음과 카카오의 강력한 시너지를 상징한다.

카카오TV도 흥미로운 변화다.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등의 메신저와 SNS에서 영상 콘텐츠를 공유하고 친구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로, 친구와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대화를 하며 동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이다. 함께 보고 싶은 영상은 ‘채팅방에서 보기’ 기능을 이용해 카카오톡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으며 다음카카오는 지상파 방송 3사, CJ E&M, 종편 4사 등 8개 방송사가 제공하는 방송 클립과 무료 영화 VoD, 웹드라마, 라이브 방송을 제공한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삼는 카카오 제국이다. 여기에 O2O의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음식 주문 및 배달 서비스 카카오오더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물론 다음카카오가 준비하는 모든 모바일 서비스가 카카오톡에만 집중된 것은 아니다. 플레인과 브런치 등 모바일 자체에 방점을 찍어 콘텐츠+플랫폼 전략을 잡아가는 것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다음카카오가 강력한 모바일 ‘무기’인 카카오톡을 십분 활용해 해당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다음카카오의 전략은 일종의 컨트롤 타워-객체의 관계설정을 바탕으로 동시다발적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다.

▲ 출처=다음카카오

원스톱으로 묶어낸다

하지만 다음카카오의 전략적 승부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카카오 제국을 건설하는 것에만 매몰되지 않는다. 파편화된 경쟁력을 일종의 원스톱 솔루션으로 묶어내는 것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검색과 결제 인프라를 바탕으로 교통과 쇼핑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에서 쉽게 인지할 수 있다. 즉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 등 핀테크, 즉 간편결제 기능을 수단으로 삼아 1차적 서비스를 완료한 후 여기에 카카오택시와 카카오스토리 등 자사의 다른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는 끊임없이 서로를 채우고 보강하는 측면에서 끈끈한 강점을 가진다.

자연스럽게 생태계 창출이 가능해진다. 여기에서 주목해야할 부분은 다음카카오의 이러한 전략이 모바일 성공 방정식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다. 웹의 시대에는 포털이 나열식 서비스만으로 스스로의 강점을 선택적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에는 능동적인 이용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며, 여기에 특화된 사용자 경험까지 제공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결국 끈끈하게 연결된 가두리 생태계가 핵심이며, 이 지점에서 다음카카오는 자신들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물론 다음카카오의 이러한 시도가 완전한 성공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토픽의 경우 지난해 출시 당시부터 독립 뉴스앱의 가능성을 제기하며 화려하게 부상했으나 결국 오는 8월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완전한 성공이나 완전한 실패는 없다는 뜻이다. 이 선택의 간극에서,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전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찾아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