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영 와인마케팅경영연구원(WMMI) 부원장
■ 와인 컨설턴트로서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와인 강의 프로그램과 와인 아카데미 운영, 와인 액세서리 및 와인을 맞춤 판매하고 있다. 신한카드사 지점장 출신으로 강남 와인사랑동호회 회장, 분당 와인사랑동호회 회장, 한양대MBA 와인사랑동호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와인은 내가 만족하면 그만이다. 만약 혼자 있다면 욕조에 몸을 담그면서 마시든, 책을 보고 다리를 꼬면서 마시든 아무렇게나 내가 편한 대로 만족을 하면서 마시면 그만인 것이다. 그런데 비즈니스 자리에서 지주 마시는 와인은 여러 명과 함께 있을 때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있는데 와인 에티켓이 그것이다.

실제로 비즈니스로 와인을 마실 때 에티켓을 몰라 낭패를 보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반대로 에티켓을 잘 알아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다음과 같은 와인 에티켓을 몇 가지만 알아도 비즈니스에 훨씬 도움이 된다. 잔을 받을 때는 손으로 잔을 들지 말고 와인 잔을 식탁 위에 그냥 놔둔다. 왜냐하면 따르는 사람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만약 따르는 사람이 윗사람이라면 한국 정서상 검지와 중지를 떼어 와인 잔 받침 부분에 살짝 댄다. 잔을 쥘 때는 와인 잔 윗부분이 아닌 아래 다리를 잡는다. 애써 맞춰 놓은 와인의 온도가 체온으로 인해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차가워진 레드와인을 어느 정도 데워 마시기 위해 가끔 윗부분을 잡는 고수도 있다.

마실 때는 와인 잔 바닥을 비우지 않는다. 어느 정도 밑에 와인을 유지하면서 마시는데 계속 첨잔을 해서 마신다. 원샷을 하면서 끝까지 마시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원활한 비즈니스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 마시고 싶을 때에는 상대방이 와인을 따라줄 때 손바닥을 와인 잔 몸통 옆에 살짝 갖다 댄다.

또 와인을 따를 때에는 다 따르고 나서 끝을 살짝 돌려준다. 그래야 와인 방울이 튀지 않는다. 와인 잔을 상대방에게 돌리지 않는 것도 유의할 점이다. 가끔 원샷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와인 잔을 내미는 사람도 눈에 띄는데, 이런 사람들도 원활한 비즈니스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와인을 주문할 때 가격을 얘기하는 것은 절대 실례가 아니다. 와인 바나 레스토랑 등 거래처 관계자와 함께 한 자리에서 와인을 주문할 때 “여기 분위기에 맞는 것으로 얼마짜리 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센스 있는 행동이다. 와인 리스트를 보고 주문했는데 가격 단위 하나를 잘못 봐서 10만 원짜리 와인으로 알고 마셨는데 계산할 때 100만 원을 내는 경우도 더러 있다

와인을 마시는 시간 동안은 주변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면 눈을 피하거나 찡그리지 말고 마주 보며 웃으면서 계속 건배를 한다. 만약 눈을 피하거나 찡그리면 다음에 만나는 것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비싼 와인을 와인 바나 레스토랑에서 주문해 마실 때는 한 잔 정도 남겨 놓고 나오는 센스가 필요하다. 그래야 시중들었던 소믈리에나 종업원이 맛을 볼 수 가 있다.

이런 센스를 발휘한 경우에는 다음 번 방문 때 극진한 대우를 받게 된다. 요즘 20~30대 젊은 직원들은 와인을 좋아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삼겹살 등 고깃집에서 회식을 할 때 와인을 준비했다가 리더가 손수 따서 맥주 잔에 따라주면 젊은 직원들이 매우 만족해 하며 감동을 받게 될 것이다.

와인을 따를 때는 시계 방향(오른쪽)으로 여성부터 따라 주고 다음에 시계 방향(오른쪽)으로 남성에게 따라준다. 호스트(CEO)는 맨 나중에 따른다. 와인은 특히 여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적인 특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