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우리텔레콤이 제4이동통신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우리텔레콤은 중소업체 컨소시엄이다. 이들은 “사업 개시 3년차인 2019년 영업이익 530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1조2000억 원의 투자금을 준비하겠다고 했지만 방법적인 측면을 뚜렷하게 제시하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간 이 사업에 도전했던 업체들이 재정 능력 미달로 평가받아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럼에도 가능성은 있다. 정부가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추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떤 필승전략과 비전을 세우고 있을까. 장윤식 우리텔레콤 대표에게 물었다.

▲ 츨처=우리텔레콤

◆ 어떤 전략 세웠나

"ALL-IP 인터넷 망을 구축하고 기존 이동통신사 망도 이용하고, 와이파이 망도 이용하고, 전 세계 인터넷 망도 이용할 것이다. 공식 출범까지 망을 최대한 구축하되 방점은 ‘플랫폼 사업’에 찍을 것이다. 통신3사는 전국에 3만~4만 개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들어가는 돈이 상당하다. 이런 구조로는 요금이 싸질 수 없기 때문에 유통 구조도 바꿀 것이다. 우리는 타깃도 달리 할 것이다. 설정한 타깃은 ‘스마트폰을 쓰면서 데이터를 많이 소비하는 이용자’이다. 이들이 2만 원대 요금제로 데이터를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이제는 접근방법부터 달라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4이동통신은 실패하고 말 것이다."

◆ 재정능력 문제없나

"제4이동통신사를 출범시키기 위해 자본금 1조 원이면 충분하다고 본다. 우리는 1조2000억 원을 목표로 잡았다. 1조 원만 모이면 사업추진이 가능하다. 관건은 이를 확보하는 것이다. 자본금 확보를 위해 중소기업·대기업·자본가들과 협력하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강구하고 있다.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실제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 시장 포화상태인데

"물론 이동통신 가입자는 포화상태다. 하지만 데이터 트래픽은 계속 늘고 있다. 이는 음성이 아니라 콘텐츠 이용자가 많다는 것이다. 패러다임이 바뀐 셈이다. 이제 어떠한 콘텐츠 전략을 세우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다. 카카오톡의 사례를 예로 들 수 있겠다. 간단한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작했지만 다음카카오의 기업가치는 KT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들이 망을 깔았나? 통신3사가 카카오톡과 같은 것을 만들 수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기존 사업의 수익이 줄어들 것을 염려해 하지 못했다."

◆ 대기업 대비 강점은

"기존 통신사와 같은 수준의 업체를 출범시키려면 자본금이 3조 원 이상 들어간다. 그 많은 돈을 누가 댈 수 있겠나. 아무리 해외 펀드를 유치한다고 해도 대주주가 적어도 1조 원은 돼야 한다. 1조 원을 댈 수 있는 게 대기업 말고 어디가 있을까. 건실한 대기업이 들어와야 이 사업을 끌고 갈 수 있다는 논리다. 맞는 말이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제는 제4이동통신을 바라보는 사고를 바꿔야 한다. 대기업인 기존 통신3사처럼 제4이동통신사가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똑같은 네트워크, 유통구조, 전략을 구축하면 기존과 차이가 없어진다. 이 경우 투자비가 많이 들어 반값 통신비는 불가능하다. 과거에는 빨리, 더 많은 곳에 망을 까는 것이 경쟁력이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시대의 이야기다. 그때는 규모의 경제·획일적인 경제가 통하던 시기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 알뜰폰과의 관계는

"제4이동통신이 요금만 싸다고 성공할 수는 없다. 알뜰폰 사업자는 통신3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이것이 알뜰폰의 한계다. 제4이동통신사는 통신3사가 못하는 소비자를 우선하는 서비스를 내놔야 성공 가능하다. 우리텔레콤은 알뜰폰 사업자와 상생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우리는 네트워크 사업자가 아닌 플랫폼 사업자이기 때문에 분명 알뜰폰 사업자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제4이동통신 단말기에는 두 개의 번호가 들어가는데, 제4이동통신과 알뜰폰 번호다. 제4이동통신 망이 미치지 않는 곳은 알뜰폰 망과 와이파이로 커버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알뜰폰 사업자와 상생할 예정이다. 아니 알뜰폰 사업자와 협의를 이루지는 않았지만 사업권을 따고서 협의를 진행해도 늦지 않다."

◆ 유통 전략은

"기존 유통대리점이 하는 일들을 전부 온라인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단말기는 판매는 대형마트와 같은 일반 유통망도 적극 이용할 것이다. 소비자는 사전 설정된 프로그램에 의해 간단하게 자동 개통이 가능하다."

◆ 미래 산업 경쟁력은

"미래에 사물인터넷(IoT)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IoT는 아직 돈이 안 된다. 수익모델이 없는 것이다. 어떻게 소비자에게 다가갈 것인지도 문제다. 우리는 IoT가 일단 사용하기 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의 IoT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선풍기를 작동시키기 위해 전원만 누르면 되는 것과 같은 간편한 방향을 지향한다.

◆  정부에 바라는 점은

"최근 정부가 여러 가지 지원 방안 제시했다.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다 내놓은 것 같다. 총론은 됐으니 각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예컨대 접속료 차등을 두겠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해줄 것이냐는 부분은 제시하지 않았다.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유통망 간소화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 앞으로의 포부는

"우리텔레콤은 이제 출사표를 던졌다. 고착화된 시장에 변화를 몰고 오는 것이 우리의 장기 목표다. 단기적인 목표는 사업권을 따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금이 필요하다. 통장에 6000억 원은 있어야 해외자본도 끌어와 1조 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건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만 사업권을 따게 된다면 자산의 미련, 조직의 거대함 등으로 통신3사가 할 수 없는 서비스를 우리텔레콤은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