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고위 간부가 러시아와 카타르가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뇌물을 뿌린 것으로 확인되면 개최권을 박탈할 수 있다고 말했다.

BBC, 가디언지 등 외신에 따르면 도메니코 스칼라 FIFA 회계감사위원장은 7일(현지시간) 스위스 일간 존탁스차이툼과의 인터뷰에서 "카타르와 러시아가 오로지 돈으로 표를 사서 월드컵 유치권을 따냈다는 증거가 나오면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FIFA 내부 인사가 이들 국가의 월드컵 개최권 박탈 가능성을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그런 증거가 제시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스위스 사법당국과 미국의 FBI가 양국의 월드컵 유치 과정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드컵 개최지 논란이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FBI는 최근 14명의 전·현직 FIFA 임원과 스포츠마케팅 업자들을 기소해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2010년까지 카타르월드컵 유치위원회에서 미디어담당관으로 재직했던 파에드라 알마지도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FBI가 모든 증거를 갖고 있다"며 월드컵 유치 비리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한편 FIFA는 한 번에 1개 대회의 개최지를 선정해온 관례와 달리 지난 2010년 12월 문제의 2개 대회 개최지(러시아, 카타르)를 동시에 결정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당시 러시아는 잉글랜드, 벨기에-네덜란드(이하 공동개최 희망), 포르투갈-스페인을 제치고 2018년 월드컵 개최권을 따냈다. 카타르는 한국, 일본, 미국, 호주를 따돌리고 중동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을 유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