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두개골 및 두피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소재 암 전문병원인 MD앤더슨 암센터와 휴스턴 감리교병원 의료진은 4일(현지시간) 암치료 중 머리를 크게 다친 환자를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두개골 일부와 두피를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지난달 22일 휴스턴 감리교병원에서 기증받은 두피 조직과 모발을 남성 환자 짐 보이슨(55)에게 이식했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이날 퇴원한 보이슨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의료진이 두피 조직과 모발 색깔 등이 내게 잘 어울리도록 수술을 잘해 깜짝 놀랐다”며 “21살 시절보다 더 많은 머리털을 기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지난해 네덜란드 의료진이 3차원 프린트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플라스틱 두개골을 여성에게 이식한 적은 있지만, 두개골과 두피 등을 기증받아 다른 사람에게 이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5살 때부터 당뇨와 싸워온 보이슨은 1992년 신장·췌장 이식 수술을 하고 거부 반응을 없애고자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 왔다.

그가 복용한 면역 억제제가 발암 가능성을 높였고, 평활근 육종이라는 희소병에 걸렸다. 평활근 육종은 내장의 벽을 구성하는 평활근에 생긴 악성종양으로, 두피 아래 조직도 약화됐다.

계속된 방사선 치료로 보이슨은 머리에 큰 상처를 입었고, 신체 회복 기능도 약해졌다.

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 MD앤더슨 암센터의 성형복원 전문의인 제시 셀버 박사가 두개골·두피 이식수술과 동시에 신장·췌장도 한꺼번에 교체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12명의 의사와 40명의 수술 지원 인력은 15시간의 수술에서 가로와 세로 각각 25㎝ 규격의 두개골과 38㎝ 너비의 두피를 보이슨의 이마부터 정수리까지 이식했다. 뇌 수술이 끝난 뒤 바로 신장과 췌장 이식수술이 이어졌다.

수술 후 뜨거운 환경에서 시행한 실험에서 보이슨의 두피가 보통사람들처럼 땀에 젖는 것을 확인함에 따라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을 입증했다.

2005년 프랑스에서 안면이식 수술 후 다양한 이식수술 24건과 손 이식수술 70건 이상이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자궁을 이식한 여성이 세계 최초로 출산에 성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