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리엘 루비니 교수. 유튜브 캡처

지난 2008년 금융위기부터 꾸준히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해 혼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앞으로 닥쳐올' 금융위기를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 1일 영국 가디언지에 "통화정책의 아주 위험한 역설"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그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금융시장의 역설이 시작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비전통적인 금융정책인 양적완화의 시작이었던 2008년 이후 정책 금리는 거의 0%에 달했고, 본원통화(중앙은행의 화폐발행액과 예금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지급준비금)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단기, 장기 시중 금리는 모두 바닥을 쳤다.

그런데 루비니 교수는 오히려 현시점에서 "시장의 심각한 유동성 부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융위기 전보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것처럼 보여도 여전히 '유동성 쇼크'가 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 2010년 5월 장 마감을 30분 앞두고 다우 지수가 거의 1000포인트 폭락한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와 2013년 봄 벤 버냉키 전 연준위 의장의 양적 완화 축소 발언으로 미국 장기국채 금리가 급등한 '긴축발작(taper tantrum)'을 예로 들며, 유동성 문제를 발생시키는 세 가지 요인을 설명했다.

첫째는 다른 금융회사나 투자자의 행동을 무조건 따르는 '군집 행동'이다. 그는 미국 연준위가 시장의 예측보다 일찍 금리를 인상하거나 하는 경우, 투자자들은 손실을 피하고자 순식간에 거래량을 증가시키면서 자산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번째는 그는 채권 등의 고정수익자산은 유동적인 증권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비유동적인 장외시장에서 거래된다는 점이다.

금융시장에 갑작스런 이벤트가 발생하는 경우, 투자자들은 갑작스레 고정수익자산을 팔아 치워 자산 가격이 폭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7~2008년 금융위기가 담보 채권시장을 강타해 급매를 촉발한 적이 있다.

또한 과거에는 투자은행들이 채권시장에서 안정적인 투자 전문가로 활동한 데 반해, 현재 채권시장에서 그들의 역할은 축소돼 유동성 부족 문제를 조절하는 안전망 역할을 더이상 하지 않는다는 점을 함께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루비니 교수는, 금융시장의 유동성 부족 문제를 야기한 것은 연방준비위원회와 중앙은행들이라고 꼬집었다. 돈을 찍어내는 이른바 '양적 완화 정책'이 채권 시장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시켰지만, 주식시장이나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의 위험성은 증가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같은 맥락에서  '양적 완화 정책'이 중국, 스타트업, 기술주식, 채권, 그리고 호화 부동산 시장에서의 자산 거품의 위험성을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마구 찍어 넘쳐나는 돈이 위 시장으로 흘러들어가 실제 가치보다 자산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자산 거품이 계속해서 증가한다면 주식시장 붕괴 이상, 즉 제2의 금융위기를 맞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하며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