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는 어떤 정보나 외부 변화에 대해 그 조직 구성원들이 생각하고, 판단하며 행동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 기업이나 현장 조직원 규모가 가장 크고 역동적인 만큼, 현장 직원은 그 기업의 문화를 구축하는 핵심계층이 된다. 이것이 현장을 변화와 혁신의 원천으로 새롭게 인식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가치 사슬 측면에서 보면, 고객 니즈에 맞는 제품 생산을 위한 기획, 설계, 구매 등의 과정은 일반적으로 엔지니어 계층이 주도한다. 하지만 결국 구체적인 부가가치를 실현하는 품질, 생산성, 납기 등 양산과정의 주요 요소는 현장 작업자의 손에서 완성되기 때문에 현장 직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업의 경쟁력과 발전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바로 ‘혁신’이다. 그 발전이 지속되려면 먼저 혁신이 지속 가능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근무강도를 높이는 희생과 양보가 있다면 단기성과는 창출할 수 있겠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 먼저 ‘왜 해야 하는가(Why)?’라는 질문에 대답을 주고, 그 이후에 ‘무엇을 할지(What)?’, ‘어떻게 할지(How)?’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섯 가지의 현장 혁신 원칙을 기억해야 한다.

첫째, 자율추진 원칙이다. 스스로를 변화 주체로 혁신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선순환이 돼야 한다. 자신과 목표와의 관계는 ‘현장에 있는 나 자신으로부터 시작되는 변화’를 뜻한다. 스스로 얼마나 노력해서 목표를 달성하는가에 대한 ‘개선’과는 조금 다른 의미다. 자신이 문제라고 느끼는 것을 가장 쉽고 편한 방법으로 대책을 찾고 실행하는 것이야말로 자율적인 문제해결의 핵심이다.

둘째, 전원 참여 원칙이다.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에게 할당된 역할로 혁신 추진과정에 참여해 달성된 성과와 보람을 나누는 것을 뜻한다. 구성원간 다양한 토론과 이해를 바탕으로 혁신 방향에 대한 공감과 합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다시 혁신활동 이전으로 회귀할 수 있다. 모두의 혁신활동 참여는 성과의 보람과 기쁨을 소외되는 인원 없이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셋째, 형식 배제 원칙이다. 보통 특정 ‘절차’나 ‘기법’을 지키는 것을 혁신활동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실상 현장에서 생기는 문제는 눈에 보이는 문제, 알면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이는 경험과 직관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으며, 현장에 속한 조직과 문제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문제 해결역량을 가진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현장에 문제와 답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넷째, 속도 차 인정 원칙이다. 현장 활동의 주체는 사람이고, 사람마다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이해하고 인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각기 다르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혁신의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 공감하지 못한 상태에서 혁신활동을 시작하는 것보다 모든 구성원이 이에 대한 설득과 이해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충분한 기다림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 혁신은 정답을 찾고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되어야 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성취 격려의 원칙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과잉칭찬은 응석받이를 만든다. 또한 억지 칭찬은 오히려 올바른 성취자들을 제거하며, 일관성 없는 칭찬은 변화의 방향을 왜곡시키고 혼란을 초래한다. 이른바 칭찬의 역습이다. ‘당근과 채찍’이라는 통상적인 관리방식으로는 혁신을 이룰 수 없다. 특히 활성화 수단으로 금전적인 포상을 극대화하는 것은 오히려 근본적 목적을 상실하고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올바른 실행력은 곧 지속력이다. 회사가 나아가려는 방향에 대해 현장 구성원의 올바른 공감과 참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선진 강국이 100년, 200년 이상 지나오며 이룩한 산업화를 압축적으로 성공시켰다. 오늘날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술, 디자인, 설비, 재료 등 산업 전반에 있어 다양한 혁신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하고 기업문화로 정착될 수 있는 바람직한 혁신은 ‘어떤 기법을 도입하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각자 영역에서 바람직한 미래 비전과 목표를 향해 공감하고 동의하며 기꺼운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내 기업에 맞는 혁신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