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R&B 론칭 세미나.


1971년 국내 요구르트 시장의 효시로 스테디셀러가 된 한국‘야쿠르트’는 소니의 ‘워크맨’이 휴대용 오디오를 지칭하는 대명사가 된 것처럼 일반적인 요구르트를 가리키는 말로 자리 잡았다.

1989년에 출시된 ‘수퍼100’은 떠먹는 요구르트 분야에서 20년 이상 상위권에 머무르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1995년 선보인 메치니코프도 드링크 발효유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국야쿠르트가 발효유 시장의 ‘지존’을 꿈꾸고 있다. 이미 위에 좋은 발효유 ‘헬리코박터프로젝트 윌’과 간에 도움을 주는 발효유 건강기능식품 ‘헛개나무프로젝트 쿠퍼스’를 통해 ‘대박’을 터뜨린 데 이어 최근 건강한 장을 겨냥한 발효유 신제품까지 내놓았다. 그 야심작이 바로 ‘R&B’다.

대한민국 국민의 위, 장, 간을 모두 책임지는 명실공이 유산균 발효유 브랜드 1위를 수성하겠다는 각오다. 발효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요즘, 한국야쿠르트의 행보에 시선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 까닭이다.

R&B의 콘셉트는 리듬과 밸런스(Rhythm & Balance)다. 숙변 해결 중심의 기존 발효유 시장을 뛰어넘어 대장 건강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춰 차별화를 꾀했다. 변비에 시달리는 둔감한 장, 설사가 잦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같은 민감한 장 모두 아우르는 맞춤형 제품이다.

지난 2월 22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가진 R&B 론칭 세미나에서 양기락 한국야쿠르트 사장은 “R&B는 다른 어느 제품과도 견줄 수 없는 탁월한 효능을 자신하는 만큼 회사의 성장을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R&B 개발에만 5년 간 50억 원의 연구비를 투자하고 50여 명의 유산균 전문가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양 사장의 열정과 관심은 각별하다. 유산균을 다루는 유업계가 특화된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R&D 능력이 필수라는 생각에서다.

살펴보면, 그간의 히트상품은 42년간 한국야쿠르트의 끊임없는 연구개발 노력에서 나왔다. 이러한 대박에서 장수 제품으로 이어지는 신화는 1976년 업계 최초 기업 부설 연구소로 설립된 경기도 기흥의 한국야쿠르트연구소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허균주 24개를 비롯해 유산균 10종 202개를 자체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고 있으며 1995년 한국형 비피더스 유산균 개발에도 성공했다. 뛰어난 기술력과 업적을 인정받아 1996년에는 업계 최초로 국가 공인 시험검사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또 기능성 발효유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R&B 역시 이 같은 계보를 그대로 잇고 있다. 이정희 한국야쿠르트연구소 개발팀장은 “산후조리원의 기저귀들을 수거해 유아 분변에서 유산균을 찾는가 하면 장수노인들의 분변을 일일이 받아 유산균을 모으는 과정을 통해 대장질환에 효과적인 유산균을 선발했다”고 말했다. 1000여 종 가운데 3종의 유산균을 선발하고 여기에 검복분자·삼백초·현초 등 3종의 천연물을 선정해 제품을 만들었다.

유산균에는 기능성 균주 ‘프로바이오틱스’가 있는데 R&B에는 기존 제품에 비해 10배나 많은 140억 마리를 함유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약대, 경희대 약대 등의 교수들과 공동연구를 수행, 임상실험을 통해 효과를 최종 검증했다. 서울대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팀이 8주간 민감한 대장 증세의 성인을 임상시험한 결과 민감성 증상이 57% 정도 감소했다.

연구개발에 전력을 쏟은 덕분인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하루에 약 30만개가 판매되고 있으며 수요에 따른 생산을 못 해내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희진 기자 hsmi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