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Jack Ma) 회장은 19일 “한국에 진출해 직접 쇼핑몰을 운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에 한국기업과 협력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의 한국형 모델인 '코리아페이'를 만들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 19일 내한 기자회견 중인 마윈 알리바바 회장. 사진=노연주기자

마윈 회장은 이날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한국 미디어와의 첫 만남을 갖고 한국에 직접 진출할 계획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우리가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다른 업체들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알리바바는 e커머스 업체가 아니고 전통적인 유통산업 등 모든 업체가 e커머스 회사가 되도록 도와주는 회사”라고 알리바바를 재정의했다.

그러나 “앞으로 알리페이뿐 아니라 코리아페이도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한국 기업과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 이를 위해 지불 결제, 물류, 체계적 교육을 해 나가겠다”며 간접 진출을 통한 한국내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알리바바가 한국의 물류기업과 협력을 통해 한국과 중국뿐 아니라 세계 물류시장을 잇는 사업을 추진하고 싶다는 포부였다.

이같은 알리바바와 한국 기업의 협력으로 한국의 중소 전자상거래 업체가 위축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오히려 한국의 중소 e커머스 기업들을 육성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윈 회장은 청년 교육에 관심을 드러냈다. 앞서 알리바바는 이달 말까지 한국의 청년 20명을 선발해 오는 7월 초부터 3개월 동안 중국 항저우의 알리바바 본사에서 인턴직 교육을 시키겠다고 했다.

마윈 회장은 향후 시장 트렌드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와 빅테이타 시장을 꼽았다. 또한 O2O(온-오프라인 간 거래)도 무선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큰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시에 전통적 지불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겠지만 알리바바는 전혀 우려하고 있지 않으며 오히려 기회임을 강조했다. 마윈 회장은 “미래는 더 이상 시장 경쟁이 아니라 기술간 경쟁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발전이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며 “따라서 자금, 기술력, 인재양성에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알리바바의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해 마윈 회장은 “e커머스 기업 등을 인수할 계획이 없다"며 별도의 미국 진출 계획이 있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반면에 “미국의 기술 기업에는 투자 의향이 있으며, 현지 중소기업 상품이나 농산품을 중국에 수출하거나, 중국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도록 돕고 싶다”고 부연설명했다.

최근 알리바바가 '짝퉁' 모조품들을 허가 없이 전 세계에 팔리도록 고의로 방조했다며 구찌의 모기업인 프랑스 기업 케링이 제소한 것에 대해서는 “(사전에) 서로 협의해서 해결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또한 세간의 애플과 알리바바 간 협력 소문에 대한 입장도 털어놓았다. 실제로 “애플과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면서 “이미 지불 시스템에 관련 협력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지불 결제 외의 다른 협력 사업도 활발히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유소를 수 천 개 인수했다는 일부 미디어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마 회장은 이날 오후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