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IBK투자증권)

"기다렸던 조정이냐,  체력약화에 따른 당연한 조정이냐"

국내증시가 중국의 수급우려와 그리스의 구제금융 삭감, 그리고 미국의 엇갈린 경제지표로 큰폭의 조정양상을 보였다.

이날 조정의 배경은 외부요인이 컸지만 조정을 바라보는 시각은 나눠지고 있다.

상승 동력이 약해져 조정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과 우리나라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기 때문에 중장기적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대립하는 상황.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세를 이루는 투자종목 선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그리스발 우려 중장기적 요인 조정기간 길어진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132.23)보다 27.65포인트(1.30%) 내린 2104.58에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 (677.90) 대비 11.96포인트(1.76%) 내린 665.94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초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해 4월23일 최고점인 2173.41포인트를 찍은뒤 하향세를 이어왔다. 이후 5월4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순매수 속에 6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2130선을 회복했다가 5일 어린이날 휴장 이후 다시 하락한 것이다.

이번 주가 하락은 어린이날 휴장 당시 중국 증시의 하락과 그리스발 악재 우려가 지속되는 등 글로벌 변동성이 강화된 것이 지속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5일 4.06% 하락한 4298.71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1월19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 선전종합지수도 2.79% 떨어진 2217.87을 기록했다.

중국 당국이 재정 매출 확대를 위해 주식 거래에 대한 인지세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난데다 총 25개 기업의 IPO가 예정돼 수급상황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리스 악재는 글로벌 시장의 우려감을 강화시키면서 코스피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그리스의 채무조정과 관련해 IMF는 국채상각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EU가 그리스 개혁 프로그램 합의 이후 논의해야 된다면서 마찰이 발생했다. 여기에 그리스와의 협상이 오는 12일 국채만기일 이전에 마무리 짓기 힘들 것이라는 독일 재무장관의 발언까지 겹치면서 그리스발 디폴트 우려감이 커졌다.

미국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미국시장은 1분기 GDP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강달러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에 주가가 하락했다.

이러한 글로벌 악재로 인해 금융업계에서는 코스피가 앞으로도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MSCI 한국지수는 지난 4일는 +0.85% 상승한 61.68p로 마감했지만 5일은 -1.13% 하락한 60.98p로 마감했다. MSCI 이머징마켓지수도 -1.08%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지난달 22일(코스닥)과 24일(코스피)에 단기 고점을 형성한 뒤 조정을 보이고 있다”며 “단기간에 다시 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평가 가치' 부각 기회…자금 유입 꾸준 차별화 장세 충분

반면 국내 주식시장이 해외 다른 신흥국 증시에 비해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선 외국인 매수 강도가 최근 약화되기는 했지만 세계적으로는 아직 양적완화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유지되고 있어 강세 국면이 진행될 수 있다.

더군다나 국내 증시는 여전히 해외 주요 증시와 비교하면 저평가된 측면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의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은 14.1배 수준으로 다른 신흥국에 비해 낮다.

신흥국 평균 PER은 우리나라보다 16배이며, 인도(20.1배)와 인도네시아(18.5배), 대만(15배), 브라질(14.2배) 등도 모두 국내 증시보다 높다.

국내 증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0조원을 돌파하는 등 증시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또 대형주을 중심으로 한 실적발표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실적모멘텀이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주요 업종 대표주들의 실적이 기대치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신뢰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4월 이후 2~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꾸준히 상향 조정되는 등 실적모멘텀이 강화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대외변수와 외국인 매수세 둔화 등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단기적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지수 조정과정을 저점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NH투자증권)

기초체력 중요…실적모멘텀 강화 종목 ‘집중’

증권업계에서는 투자 대상 선정에 있어서는 실적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는 업종을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재차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경우 실적모멘텀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차별적인 실적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는 업종은 에너지, 미디어, 화학, 생활용품, 조선, 반도체, 운송, 기계, 음식료 등 9개 업종(전체 28개 중)이 4월 이후 영업이익 추정치가 동시에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유‧화학주의 경우 유가 상승과 함께 석유화학 제품 공급 부족이 지속돼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6월 정기보수가 끝나기 전까지 기초 유분의 타이트한 공급과 유가 반등에 따른 다운스트림 가격 상승으로 최대 스프레드 지속될 전망”이라며 “3월 이후 저조했던 부타디엔 제품가격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선, 기계, 운송 업종은 단기적으로 코스피와 수익률 갭이 확대되면서 가격메리트도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트레이딩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