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신랄 주가 추이 단위:원 [출처:한국거래소]

엔화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본 면세업계가 부상하는 반면, 국내 면세업계의 수익성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에 호텔신라의 주가가 급락했다. 아울러 중국의 수입관세율 인하로 인한 중국 관광객 감소 또한 국내 면세업계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달러 강세는 호텔신라의 우울한 전망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호텔신라의 주가가 전일대비 10.48% 급락한 11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호텔신라의 개별적인 악재는 없었으나 최근 엔화약세 지속으로 인한 경쟁력 우려가 호텔신라의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8.72원을 기록해 지난 2008년 2월 이후 처음으로 800원대에 진입했다. 이 여파로 국내 수출산업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국내 증시 탄력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엔화약세는 국내 면세점에게도 타격을 주는 형국이다. 국내 일부 언론사들은 국내 면세점과 일본 공항면세점의 주요 상품가격을 비교한 결과 원화로 환산한 가격이 대부분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10~30% 가량 싸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3월 방한한 일본인은 전년대비 17.7% 감소한 50만1151명으로 나타났다. 엔저로 인한 일본 관광객 감소는 국내 면세업계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의 수입관세율 인하 소식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지난 29일 중국인민망(人民網)은 중국 국무원이 중국 내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은 일부 품목에 대해 오는 6월말 이전까지 관세를 시범적으로 인하한 후 관세인하 상품의 범위를 점차 확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게다가 국경지대와 공항 등에 입국 면세점을 증설 혹은 복원시키고 면세 적용범위도 확대키로 했다.

이는 중국의 해외 소비를 국내로 되돌리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내수경기부양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30일부터 5월 4일까지는 중국 최대 연휴인 노동절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노동절을 맞아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20.6% 늘어난 10만명으로 추산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쇼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수입관세율 인하가 단기적 측면에서 방한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를 급격히 줄이지는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텔신라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엔화약세 속에서 달러화 강세는 신라호텔의 수익성에는 긍정적이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달러로 상품을 매입해 달러로 판매한 후 원화로 환산한 손익를 기록하는 구조”라며 “창이공항의 적자가 지난해 4분기 330억 규모에서 올해 1분기 150억원으로 줄었다는 점은 달러강세의 긍정적 측면”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엔화약세와 중국 수입관세율 인하라는 부정적 전망 속에서 달러강세는 호텔신라 수익성 악화 우려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날 호텔신라의 주가 급락속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41만9305주, 8만4636주 동반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외국계는 56만2162주 순매도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