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장중 100엔당 800원대에 진입하면서 900원대가 붕괴됐다.

서울 외환시장이 개장하기 전에 100엔당 900원선 아래로 떨어진 적은 있지만 장중에 공식적인 원·엔 재정환율이 800원대에 들어선 것은 7년여 만에 처음이다.

28일 오전 10시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9.51원으로 전일 오후 3시 기준 거래가격 대비 1.09원 급락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 전 비공식 재정환율(전일 원·달러 환율 종가 기준)이 900원선 아래로 떨어진 적 있다.

27일에도 원·엔 환율이 장중 100엔당 901.84원까지 밀리면서 900원선 붕괴를 위협했다.

이날 원·엔 환율 900원선 붕괴는 월말 네고(수출업체 달러화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달러화 공급이 늘어난 데다가 외국인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7일 이후 15거래일 연속 주식을 순매수해 이 기간에만 4조60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 이후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따른 경계감이 약화한 것도 원화의 상대적 강세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일본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지만 외환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으로 평가됐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지난 27일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의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는 일본이 2015 회계연도(2015년 4월∼2016년 3월) 재정 구조를 충분히 개선하지 않았다면서 재정 건전화에 대한 의지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은 이날부터 시작하는 미국의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연방준비제도(Fed)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37분 현재 달러당 1071.7원으로 전일 종가보다 1.3원 내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달러당 1068.5원을 저점으로 기록했다가 반등해 한동안 1070원선을 밑돌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달러당 1,070원선을 밑돈 것은 지난해 10월31일 이후 6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