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3인방(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과 소셜커머스 3인방(쿠팡,티몬,위메프)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섰다. 각자의 경쟁력과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실제적 지표가 곤두박질치며 그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결국 기술의 발전으로 활성화되는 온디멘드 사업의 부작용이자, 넓게는 현존하는 공유경제의 태생적 프레임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 3인방, 논란은 심해진다
올해 배달앱 시장규모는 1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3인방의 누적 다운로드 숫자는 3800만건을 넘어섰으며 전체 배달앱 다운로드는 4000만건을 상회한다.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앱 업체들은 2차 광고시장에 돌입하며 외연적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배달의 민족은 배우 류승룡을 통해 새로운 TV 광고를 런칭하는 한편 다수의 연기파 배우들을 섭외해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요기요는 한류스타 최지우를 비롯해 ‘차줌마’ 차승원도 광고모델에 포진시켜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7일 서비스 5주년을 맞이한 배달통도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준비하며 숨 고르기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이들이 폭발적인 외연적 성장을 내실있는 성장으로 끌어내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당장 마케팅 비용이 엄청나다. 배달의 민족은 545억원, 요기요는 255억원에 달하는 누적 투자금액을 자랑하지만(배달통은 공개하지 않았음) 업계에서는 이들 투자금의 절반 이상이 마케팅 비용으로 쓰인다고 본다.

결국 ‘돈을 버는 족족 마케팅에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인방 모두 전투에 사용해야 할 실탄을 치장하는 일에 쏟아붓는 셈이다. 당연히 전체 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 출처=배달의 민족

이런 상황에서 배달앱 3인방을 포함한 전체 업계의 근본적인 문제도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당장 배달의 민족은 미성년자 보호규정도 없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은 미성년자가 배달음식에 술을 포함시켜 주문해도 전혀 제재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지점에서 배달업 업계는 ‘회원간 또는 회원과 3자 상호간 본 서비스를 매개로 한 거래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영악한 면책조항을 통해 면피에 성공했지만,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고질적인 수수료 문제와 환불의 번거러움, 계약 불이행 등은 여전하다.

소셜커머스 3인방, ‘사업이 가능하긴 한건가?’
지난 19일 소셜커머스 3인방의 쌩얼이 공개됐다. 쿠팡이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변경하며 감사보고서를 최초 공개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소셜커머스 3인방의 성적은 참담했다.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심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는 실적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4년 연속 자본잠식이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자세히 보면, 쿠팡은 총 매출액이 3485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손실은 1215억원에 달했다. 티몬은 1574억원의 총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246억원이다. 위메프는 1259억원의 총 매출액, 290억원의 영업손실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위메프는 매출액을 1843억원이라고 공시했다가 1259억원으로 낮추는 ‘아마추어틱’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공시 가이드라인에서 회사가 고객에게 부여하는 쿠폰은 고객이 쿠폰을 사용하는 시점에 매출액 또는 판매수수료에서 차감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위메프는 쿠폰 할인 전 가격을 회계상 매출액으로 잡아버렸다. 쉽게 말해 쿠폰으로 할인된 가격도 모두 매출액으로 잡았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위메프의 이러한 실수를 단순한 착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출에 목숨을 걸었던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과열경쟁을 벌인 원인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위메프의 오류는 티몬의 ‘폭로’가 발단이 되었으며, 이후 위메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지만 이후 자체적인 검토결과 ‘오류’를 인정한 상태다. 사모펀드에 인수되는 티몬을 한 때 위메프가 노렸던 역사를 고려하면 씁쓸한 뒷 맛을 남긴다.

현재 소셜커머스 3인방은 모바일의 속성을 따라가며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구조적인 문제가 상당히 많이 노출되고 있다.

▲ 출처=쿠팡

사실 국내 소셜커머스 3인방이 진정한 소셜커머스로 분류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SNS를 기반으로 입소문에 바탕을 둔 ‘입찰’방식이 아니라 사실상 오픈마켓처럼 사업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소셜커머스는 그루폰과 같은 성공의 과실을 챙기지 못했다. 당연히 사업 구조의 근본적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국내 소셜커머스 3인방은 소셜커머스의 강점인 ‘SNS를 기반으로 하는 파급력’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그저 제품의 브랜드에 집중한 마케팅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오픈마켓은 말 그대로 상품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단순한 플랫폼인데 반해, 소셜커머스는 직접 상품을 개발해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국내 소셜커머스의 경우 해외 소셜커머스의 장점인 ‘SNS 입소문’이라는 무기는 없고, 해외 소셜커머스에는 없는 단점인 과도한 인력이라는 ‘폭탄’만 가지고 있는 셈이다. 과도한 영업인력에 부족한 상품수에서 오는 매출 격차는 국내 소셜커머스 사업의 근본적인 문제다.

적신호가 켜졌다
배달앱 3인방과 소셜커머스 3인방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비슷하다. 내실은 없고 외형만 확장시키며 각자의 영역에서 치킨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다. 여기에 배달앱 3인방은 활불 및 책임 면피에만 몰두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소셜커머스 3인방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배달앱 3인방과 함께 일하는 소상공인들은 사실상 ‘갑의 횡포’에 가까운 배달앱 업계의 움직임에 권리는 축소되고 의무만 많아지는 불합리함을 체감하고 있으며, 소셜커머스 3인방에 입점한 상인들은 당장 ‘돈 떼일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는 큰 틀에서 현존하는 공유경제의 문제점과 일맥상통한다. 온디멘드 사업의 성격은 결국 경제적 불균형을 야기시키며, 이는 궁극적으로 또 다른 갑을문제와 ‘부실한 사업적 내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는 파편화된 경제적 ‘개미’와 ‘투자자’, 그리고 모두의 몫이다. 경쟁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각자의 인프라가 마지막 비전을 찾아내는 순간까지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