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처에 한 게임의 광고가 떠돈다. 지하철과 버스정류장은 물론 인터넷과 TV에도 자주 등장한다. 슈퍼셀이 만든 모바일게임 클래시오브클랜 광고 이야기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이 게임의 광고를 접했을 것이다.  

지난 2012년 출시된 이 게임은 아직도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분야 최고 매출 2위에 랭크돼있다. 게임성도 뛰어나지만 마케팅에 대대적으로 투자한 것이 흥행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슈퍼셀은 국내에서만 수백억원의 광고비를 지출한 것으로 추산된다.

▲ 출처=슈퍼셀

슈퍼셀은 어떻게 ‘광고 융단폭격’을 진행할 수 있었을까. 얼마 전 포브스는 ‘역사상 가장 빨리 성장한 게임사’라고 슈퍼셀을 소개했다. 이 게임사는 지난 2010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문을 열었다. 지난 2011년 모바일게임 개발에 착수한 이후 3개의 게임을 출시했다. 클래시오브클랜, 헤이데이, 붐비치가 그것이다.

가장 먼저 출시한 헤이데이는 글로벌 시장에 슈퍼셀이라는 이름을 알렸으며, 클래시오브클랜은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 2014년 출시된 붐비치 역시 주요 앱마켓에서 톱10을 유지하고 있다.

슈퍼셀은 현재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다. 지난 2013년 10월 소프트뱅크가 21억달러(2조2869억원)에 달하는 슈퍼셀의 지분 51%를 인수했다. 슈퍼셀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거액을 배팅한 셈이다.

인수 이후에도 슈퍼셀은 승승장구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조8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영업이익은 624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과 비교해 매출 3배, 영업이익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초고속 성장이다.

슈퍼셀은 한국과 일본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 결과 각종 앱마켓에서 반년 가까이 매출 순위 1위를 지키는 기염을 토했다. “카카오게임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마케팅의 힘만으로 올라갈 수 있는 한계는 어디일까?”라는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의문에 슈퍼셀은 "한계란 없다"고 몸소 보여줬다. 

일카 파나넨 CEO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서양게임이 성공하기 어려운 한국, 중국, 일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슈퍼셀은 국내 시장에서 지금껏 수백억원을 클래시오브클랜 광고비로 썼다. 보통 국내 A급 모바일게임 마케팅 비용은 최대 20억원 가량이 책정된다. 단, 20억원의 마케팅 금액도 아주 이례적인 경우다.

▲ 출처=슈퍼셀

슈퍼셀이 단일 게임에 얼마나 많은 마케팅비를 지출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슈퍼셀이 한국에서만 돈을 퍼부은 건 아니다. 지난해 슈퍼셀이 글로벌시장에서 투입한 광고비는 4840억원에 이른다. 2013년 매출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후 국내 게임업계에 광고 열풍이 일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자금력이 탄탄하지 않는 게임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마케팅비를 들여야만 흥행이 보장되는 구조로 업계가 재편되면 그 부작용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마케팅 전략만 슈퍼셀의 강점은 아니다. 이들을 ‘선택과 집중’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슈퍼셀 소속 개발자들은 5명에서 7명이 한 조를 이룬다. 이들은 따로따로 게임을 기획하고, 개발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임이 재미있으면 슈퍼셀 직원 전체가 게임을 같이 해본다. 많은 직원이 게임을 즐기면 자국 앱마켓에 올려본다. 여기서 성공하면 전 세계 앱마켓을 통해 정식 출시한다. 지금까지 출시된 3개의 게임은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다.

슈퍼셀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많은 게임을 시장에 내놓기 전에 없앴는데, 그럴 때면 직원들은 실패를 축하하는 샴페인을 터뜨린다. 슈퍼셀 관계자는 “실패 자체를 축하한다기보다는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을 축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슈퍼셀의 독특한 기업문화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