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SK2

화장품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일본 화장품 SK2의 아성이 무너졌다.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감에 따라, 면세점 매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던 SK2의 인기가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특히 2011년 일본 방사능 이슈 이후 인기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회사측에 따르면 시가현에 위치한 SK2 공장은 원전 사고가 일어난 곳과는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고, 방사능 오염 검사도 실시했는데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고객들의 입장은 다르다. 먹거리나 얼굴에 바르는 것들에 대해서는 특히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여기에 P&G의 사업이 부진하면서 SK2 매각설까지 흘러나와 초라한 성적표에 회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이다.

SK-II는 지난해 전 제품의 면세점 가격을 평균 2.6% 인하하며 콧대까지 낮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아성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1월 롯데면세점 매출 순위를 살펴보면 1위가 LG생활건강 ‘후’, 2위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였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 중에서 매출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어 관련해서 정확한 답을 해줄 수 없다”면서 “매출 상위권에 속하는 브랜드를 꼽자면 ‘후’, ‘설화수’, ‘아이오페’, ‘라네즈’로 모두가 국산 화장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본점에 가보면 한국 브랜드가 밀집해 있는 곳은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해외 브랜드쪽은 정반대의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품질력을 보장 받은 타 수입브랜드는 물론 국산 화장품도 해외에서 우수한 품질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만큼, 높은 가격과 부정적인 이슈가 맞물린 브랜드의 부진은 예견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SK2 이외에도 일본산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하락 추세다. 2002년 국내에 상륙한 일본 화장품 통신판매 1위 기업인 DHC는 2013년 국내 오프라인 매장사업을 접었다.

통신판매로 알려진 일본 화장품 브랜드 오르비스는 2001년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진출한지 13년 만에 상품 주문 서비스를 종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