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LG경제연구원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경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일본과 유럽연합(EU) 등도 심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개도국들은 성장둔화를 러시아와 브라질은 심각한 경기침체를 격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14일 ‘2015년 국내외 경제전망- 저유가·저금리에도 성장률 3.0%로 뒷걸음’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전망했다.

세계경기가 호전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빠른 회복은 기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저유가로 위기에 몰렸던 산유국들의 부도위기가 줄고, 유로존 경제도 호전되며 디플레 우려가 줄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수출둔화와 주택경기 부진으로 중국은 하향기조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자원수출비중이 높은 개도국은 큰 폭의 성장둔화를 경험할 것”이라며 “세계경제는 지난해와 비슷한 3% 초반수준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부진을 지속했던 유로존과 일본은 다소 호전되는 움직임이지만 미국과 중국은 성장활력이 상대적으로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 달러화 강세와 엔화 및 유로화 약세로 미국 성장의 과실이 일본과 유럽으로 일부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유로존 경기 호전, 디플레 위험 축소

대내외 여건들이 개선되면서 유로존은 재침체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유로화 약세가 유로존의 경기 하강을 막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유로존의 역내 수출은 매우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나, 대미 수출을 중심으로 역외 수출은 빠른 증가율을 보인다. 이와 함께 저유가로 기업비용이 줄어들고 소비여력이 개선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호전시켰다. 제조업 PMI 지수, 소비자심리 등 경기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다. 올 초 ECB가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나서고 역내 은행에 대한 자산 건전성 테스트가 마무리되면서 신용 공급 측에서의 금융환경이 안정되는 모습이다. 경기가 회복흐름으로 돌아서면서 디플레이션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민간부문의 부채 조정이 크게 진행되지 않아 경제주체들이 소비나 투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여기에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리스크, 우크라이나 사태, 러시아의 신용 위기 등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을 높일 요인들이 여전히 내재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유로존은 회복흐름을 보이면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1%대 초반의 낮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엔저효과 확대가 성장세로 이어질 듯

소비세 인상 충격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일본은 올 들어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저효과가 수출에 반영되기 시작해 올해 들어서는 수출증가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여기에 엔저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커지면서 그동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던 일본기업들이 수출가격 인하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최대교역국인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있지만, 미국과 유로존이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일본 제품에 대한 수입수요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내수회복의 관건이었던 임금인상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3월 임금협상 결과 일본기업 임금상승률은 지난해보다 높아졌으며 이에 따라 소비심리 개선추세도 이어졌다. 올해 일본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 가동률이 높은 상태에서 수출이 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단기 수익성 제고에 주력하던 일본기업들이 수출가격 인하, 임금인상 등 적극적인 기업활동에 나서는 것이 일본경기 회복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물가하락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다시 낮아질 수 있다는 점과 소비세 인상 지연으로 재정위기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 등이 경기회복의 제약요인이다.

이 같은 지표에 따라 제로성장에 머물렀던 일본은 올해 1% 가까운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중국, 부양책 한계  7% 초반 간신히 지켜

중국 정부는 금리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 인프라투자 확대 등 다양한 부양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부양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플레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고 기업부실 가능성도 커, 중국 정부가 올해 안에 추가적인 기준금리 및 지준율 인하를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의 12차 5개년 투자 계획에 중국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철도와 항구 등을 잇는 ‘일대일로’ 정책 투자까지 더해져 올해 인프라 투자는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성장률 목표치 달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 정부의 부채상환 압력, 재정수지 압박 등으로 점진적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 역시 소폭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낮아져 있는 기업수익성과 가동률을 감안할 때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7.4%에는 못 미치지만 올해도 7%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브라질과 러시아 심한 경기침체 예상

브라질, 러시아 등 거대 자원 수출국들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 브라질은 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시위 등 정치 불안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되고 중앙은행도 정책여력 부족으로 외환시장 개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브라질 경제에 대한 전망이 호전되기 어려운 만큼 올해는 환율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 물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외국인 자금이탈을 막기 위한 높은 금리가 소비와 투자를 제약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러시아 역시 저유가와 미국의 경제제재 연장으로 수출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화 공급 감소로 루블화 약세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실물경제 위축도 심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GM, 코카콜라 등 러시아에서 철수하는 기업들이 늘며 투자도 대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루블화 약세로 생필품 가격이 20% 이상 급등하면서 소비 지출 감소도 불가피하다.

러시아는 올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지만 환율이 다소 안정되며 지난해부터 제기된 금융위기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

올해 러시아가 지급해야 할 대외채무는 1200억달러에 이르지만 외환보유고가 3700억달러로 여유가 있어 당장 디폴트 상황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저유가와 경제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부실이 확대되고 재정적자가 늘면서 내년 이후 위기발생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도는 모디 정부의 개혁이 박차를 가하면서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경제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예산안에 따르면 지난해 GDP의 1.9% 수준이었던 인프라 투자가 올해 2.5%로 확대된다. 특히, 유가하락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줄고 인플레가 낮아지는 등 거시경제 안정성이 강화되면서 외국인 투자의 증가세도 유지되고 있다.

실질 GDP집계 기준방식 변화로 인도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GDP성장률이 7.5%로 집계된 바 있으며 올해에도 7%를 넘는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50달러대 저유가 지속

국제유가는 연평균 배럴당 60달러 미만의 낮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저유가가 석유 소비를 자극할 것이지만, 주요 소비국인 러시아 등 산유국 경기가 위축되고 중국의 성장 둔화가 계속되고 있어 수요 확대 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미국에너지정보청(EIA)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석유 수요증가율이 지난해 보다 소폭 높아질 것이나 최근 5년 평균(증가율 1.6%)에는 크게 못 미치는 1%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산단가가 높은 북해지역과 정치 불안으로 외국인투자가 위축되는 러시아의 산유량이 둔화될 전망이다. 미국의 타이트오일도 최근 시추설비인 리그 수가 감소하며 빠른 생산증가 추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는 유가가 다소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산성이 향상된 타이트 오일로 인해 유가가 셰일오일의 한계생산비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공급이 즉시 늘어나며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 여기에 장비와 인력 비용이 하락해 생산 단가도 낮아지는 추세여서 유가가 50달러대를 넘어서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 출처= LG경제연구원

급격히 늘어난 원유 재고도 유가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이 된다. 미국의 석유 재고량은 198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OECD 전체로는 2000년대 평균(53일분)을 훌쩍 뛰어넘는 60일분을 돌파했다.

여기에 최근 핵개발 문제를 해소한 이란의 원유수출 확대 가능성까지 더해져 올해 국제유가가 60달러대로 올라서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결론 적으로 올해 세계경제는 회복세를 타겠지만 미국 외에는 기대만큼 크게 이득을 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다만, 유로존과 일본 등이 침체를 벗어나고 인도의 고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하반기에는 대외경기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저유가 기조 역시 내수경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