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의 개통으로 9호선 라인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은 서울 한강 이남을 동서로 잇는 황금 노선으로 불린다. 노선 색 자체가 황금색에 가까운 노란색을 띄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인천공항·김포공항과 서울권 중심을 잇는 급행 노선이기 때문이다. 지하철 개통으로 인한 접근성 향상은 크게 유동 인구의 변화에 따른 상권 변화 가격이 낮았던 지역이 가격이 높은 서울 강남권 가격 상향 조정 두 가지 측면에서의 변화가 예상된다.

서울 지하철 9호선 라인, 무엇이 달라지나?

지하철 9호선 라인 구간은 서울 강서지역(개화역)에서부터 시작해 강남권역을 거쳐 강동지역까지 이어지는 황금노선이다. 최근 2단계 구간 개통으로 기존 강서구 개화역에서 강남구 신논현역까지만 운행됐던 지하철 노선이 ‘선정릉역~종합운동장역’ 5개 더 늘어나게 된다. 이번에 신설된 선정릉역은 분당선 환승역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또 종합운동장역은 지하철 2호선(종합운동장역)과 맞닿아 있어 환승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언주역, 삼성중앙역, 봉은사역이 들어선다. 해당 구간은 지하철 9호선 공사로 상습 정체가 되던 곳이다.

2단계 구간은 삼성 코엑스, 선정릉역, 잠실 종합운동장 등 강남 중심권역을 모두 통과하게 된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급행열차를 이용해 김포공항역에서 종합운동장역까지 38분이면 도달 가능하다. 기존에는 한 시간 이상 소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이 절반 가량 줄어들게 된다.

3단계 구간은 내년에 개통될 예정이다. 이 구간은 송파구 잠실 삼전 4거리부터 시작해 강동구 보훈병원까지 연결된다. 3단계가 완료되면 서울 강서지역에서 강남중심권역을 거쳐 강동지역까지 잇는 황금노선이 완성된다.

논현동, 잠실동 마곡지구 떴고, 강동 시세 잠재가치 높아져

주택 시장 시세 변동 현황을 보면 강남구 논현동(차병원 사거리 주변)과 삼성동(분당선 선정릉역 및 코엑스 주변), 잠실동(잠실종합운동장) 일대가 직접적인 수혜 영향권이다.

국민은행 시세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13년 1분기 이후 2년간 가격상승률이 1.9%에 그쳤다. 반면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들은 시세가 크게 높아졌다. 강남구 논현동의 경우, 13년 1분기 3.3㎡당 2096만원의 시세를 형성했으나 현재 5.8% 상승한 2224만원 선으로 거래되고 있다. 9호선 2단계 라인 언주역과 인접한 ‘한화 꿈에 그린’ 67㎡형은 2년 전까지만 해도 4억7250만원 선의 시세로 매수할 수 있었다. 현재 이 아파트는 2년 새 14.3% 올라 5억4000만원선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은 9호선 개통 호재와 제2롯데월드 개발 추진 그리고 재건축 호재가 맞물리면서 13년 1분기에 3.3㎡당 2610만원이었던 시세가 현재 9.1% 상승해 2871만원 선까지 뛰어 올랐다. 실제로 9호선 종합운동장역 주변에 위치한 잠실 엘스 아파트 84㎡A형은 1년간 무려 6.4% 올라 현재 9억1000만원의 시세로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5월 입주가 시작된 마곡지구는 전용 85㎡ 이하의 시세가 입주하자마자 5억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지정을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택지지구에 대한 희소가치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9호선과 8호선 그리고 공항철도를 통한 대중교통의 편리성과 첨단 기업들이 들어서는 자족형 도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마곡나루역과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마곡엠밸리7단지’ 전용 84㎡의 시세는 평균 6억원이다. 마곡지구에서 9호선 마곡나루역과 가장 인접한 마곡엠밸리7단지로 입주 프리미엄이 1억5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삼성동은 2013년 1분기 이후 2년간 시세가 1.4%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9호선 노선이 지나는 지역 중 주택 가격이 가장 높은 데에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지하철 개통으로 지역 간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지역 간 대체가 가능해지고 가격이 낮은 지역은 높은 지역을 기준으로 상향 조정된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이 높은 지역에 주택 가격이 받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강남 삼성동은 한국전력 부지를 현대차 그룹이 인수해 대규모 개발에 들어가는데다가, 그 주변이 마이스산업지구로 개발되는 만큼 향후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9호선 개통의 효과는 분양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월에 분양한 ‘아크로힐스 논현’은 1순위에서 평균 6.3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의 청약이 마감됐다. 또 기존 9호선 라인(1단계)에 포함되는 반포동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는 3.3㎡당 5000만원이 넘는 분양에도 1순위에서 평균 17.3대 1로 청약 접수가 모두 마무리됐다.

9호선 2단계 라인, 상권 활성화 기대

지하철 9호선 2단계 라인 개통은 유동 인구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상권의 활성화 그리고 직주근접(職住近接)형 주택 수요의 분산이라는 측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9호선 라인에서 도심 기능을 하고 있는 여의도, 강남(논현, 삼성, 잠실) 등의 직장 거주 수요 즉 직주근접형 수요의 증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직주근접형 수요가 직접적으로 집을 산다기보다는 좋아진 근접성으로 임대 수요가 우선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하철 개통은 상권 형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2단계 노선이 들어서는 강남구 역삼동 차병원 사거리에 위치한 상가들도 최근 시세가 꿈틀거리고 있다. 유동인구의 활성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2단계 구간은 도로를 막고 공사를 하는 바람에 사람이 다니는 길이라기보다는 상습 정체 구간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9호선 연장선 개통으로 2호선과 9호선의 더블역세권이 되는 선정릉역,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KTX(고속철도) 역이 들어서는 삼성역과 연계성이 좋아지는 봉은사역 일대와 삼성중앙역 일대의 상권 활성화기 기대된다.

무엇보다 9호선 연장선 개통을 가장 기다린 사람들은 봉은사로 일대의 건물주들일 것이다. 성형, 치과, 안티에이징 관련 병원이 집중되어 강남의 특성상 9호선 개통은 늘어나는 중국 성형관광 수요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봉은사 일대까지 확대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9호선 공사 초기부터 건물을 매입하거나 신축 건물을 지었던 건물주가 콧노래를 부를 날이 드디어 온 것이다.

잠실, 강남권 일대 오피스텔도 덕을 볼 것이다. 삼성동 일대는 마이스산업지구 개발, 잠실동 일대는 제2롯데타워와 삼성SDS 본사 이전, 문정법조타운, 잠실관광특구 등의 대규모 호재들을 안고 있다. 이 지역들은 향후 유동인구 증가로 인해 오피스텔 등의 임대수요가 더욱 풍부해져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기대된다. 잠실 일대는 오피스텔 신규 공급이 거의 없어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하철 9호선 3단계 라인인 신방이역(가칭)과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잠실 헤리츠’ 오피스텔도 9호선 2단계 개통 소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방법과 투자 시 유의사항

지하철 9호선 2단계 개통은 대형 호재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2호선 연장 구간에 대한 호재는 주택 가격에 반영된 경향이 있으니 주변 시세와 꼼꼼히 따져보는 게 좋다. 무엇보다 아파트를 매입하기 전에 입지여건, 주변 생활 편의시설 및 기반시설, 교통여건, 교육여건, 쾌적성, 개발호재, 적정가격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주택 가격은 호재를 미리 반영해서 먼저 오르는 경향이 있는 반면, 임대 중심인 상권, 오피스 관련 수요는 대부분 실수요이기 때문에 실제로 개통이 가시화된 이후에 가격이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

아파트나 주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수요자라면 가격이 높은 지역보다는 낮은 지역의 가격이 오를 여지가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하고 주택 가격이 높은 강남 등은 아파트나 주택보다는 상가나 건물 등에 관심을 가져보는 게 유리하다. 강남권에서도 예외적으로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최근 다시 불고 있는 강남권 투자 바람,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른 수요 증가 그리고 레버리지 효과 극대화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여유 있고 발 빠른 투자자 그리고 인내심을 가진 투자자라면 상권이 확대될 여지가 많이 남은 3차 연장선 구간의 건물이나 상가 등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리얼투데이 김광석 실장(www.Realtoday.co.kr)

리얼투데이 김광석 센터장은 현재 영암, 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주택과 산업단지, 계량분석 전문가로 부동산 정보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닥터아파트 정보분석팀장, 유니에셋 리서치센터 팀장, 스피드뱅크 리서치센터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