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아시아 지역 스마트폰 점유율이 애플에 뒤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주체에 따라 조금씩 편차는 있으나 ‘애플의 비상, 삼성전자의 하락’ 분위기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심지어 한국이 포함된 아시아 지역은 삼성전자의 텃밭이나 다름없던 곳이었다.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9일(현지시각)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애플이 16%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해 13%에 그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고 밝혔다. 3위는 9%의 샤오미와 7%의 화웨이, 4%의 ZTE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안마당을 빼앗긴 셈이다.

중국은 물론, 인도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위태로운 행보를 보였던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북미에서도 애플은 38%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24%를 기록한 삼성전자를 압도했다.

유럽지역에서는 삼성전자가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8%를, 애플은 25%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가며 접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다만 중동 및 아프리카, 중남미에서는 힘의 우열이 뚜렷했다. 중동 및 아프리카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1%를 기록한 반면 애플은 10%에 그쳤다. 화웨이가 12%를 가져가며 2위를 차지한 대목이 눈에 들어온다.

중남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2%, 애플은 9%였다. 지난해 4분기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와 19%로 집계됐으며, 애플이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점했다.

이는 다양한 시사점을 던진다. 프리미엄 시장 중심의 전략을 구사하는 애플이 신흥국 시장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중저가 라인업 전략이 어느 정도 적절하게 맞아들어 간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아시아 점유율에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앞지른 대목에서는 ‘아시아도 동북아시아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에서 프리미엄 시장으로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물론 이러한 흐름은 삼성전자의 전반적인 시장 장악력 약화를 전제로 한다.

미묘한 지점도 있다. 카운터리서치리포트를 비롯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IDC는 제조사가 유통업체에 넘긴 공급량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집계하는 반면 가트너는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량을 조사한다.

이런 관점에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각각 20%와 19%로 집계했고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19.6%의 동률, IDC는 삼성전자가 20.01%, 애플이 19.85%이라고 밝혔다. 가트너는 애플이 20.4%, 삼성전자가 19.9%라고 전했다.

결론적으로 공급량 기준의 조사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1승1무1패’를 기록했고 판매량은 애플의 승리다. 공급량은 실제 판매량과 달리 재고까지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제조사의 실질적 수익과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하고, 판매량은 생태계 확장의 측면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다. 다만 종합적으로 애플의 근소한 우위를 점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