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통신업계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1(MWC 2011)’이 2월14일부터 3일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개최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월에 개최된 MWC는 새롭게 출시되는 세계 유수의 통신기기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자리로 수많은 이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세계 휴대폰 판매2위 삼성전자도 올해 스마트폰 6000만대 이상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제품을 이번 전시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작년 10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린 ‘갤럭시S’ 후속작과 태블릿 PC ‘갤럭시탭’의 다음 세대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삼성전자는 MWC 2011 개막 하루 전인 2월 1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삼성전자 언팩(Unpacked)’ 행사를 열고 올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신제품들을 공개했다.
가장 이목을 끌고 있는 제품은 갤럭시S의 후속 모델이다. ‘세느(SEINE)’라는 모델명으로 소개된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강점인 하드웨어 성능을 최대로 구현한 제품이다.

‘세느’의 두께는 0.88㎝의 초슬림 모델이다. 액정 크기는 전작인 갤럭시S와 비슷하지만 조금 커진 4.3인치다. 기존의 갤럭시S가 4인치 크기에 두께 0.99㎝ 인 것에 비하면 더 커지고 얇아졌다.

‘세느’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1㎓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Exynos)’를 처음으로 탑재했다. 디스플레이는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를 채택했고, WVGA급 해상도로 구성됐다.

‘세느’의 운영체제는 ‘진저브레드’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안드로이드 2.3버전이다. 특히 모바일 금융은 물론 각종 정보를 무선으로 받고 보낼 수 있는 근거리 무선 통신(NFC)가 적용된다.

방향 감지 센서인 ‘자이로스코프’가 탑재됐고, 전면과 후면에 각각 130만 화소와 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배터리는 갤럭시S보다 더 큰 1650mAh 용량을 장착했고 블루투스 3.0을 지원한다.

갤럭시S의 돌풍을 이어갈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군도 새롭게 모습을 드러낸다. ‘갤럭시 에이스’ ‘갤럭시 미니’ ‘갤럭시 핏’ ‘갤럭시 지오’ 등 다양한 국가와 계층별 소비자에 초점을 맞춘 4개 제품이 바로 주인공. 갤럭시 에이스는 갤럭시S의 축소판으로 1분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3.5인치 LCD 디스플레이와 800㎒ AP를 갖췄다.

프리미엄 ‘세느’ 하드웨어 종결자

트렌드에 민감하고,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젊은 직장인을 위해 만들어진 삼성 갤럭시 에이스는 갤럭시S의 축소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아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갤럭시 에이스는 800㎒의 프로세서와 3.5인치 HVGA 디스플레이가 탑재됐고, 구글 음성 검색과 씽크프리 문서뷰어 기능도 제공한다. 갤럭시 에이스는 러시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인도, 중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전문 직장인을 위한 갤럭시 핏은 3.31인치 QVGA 디스플레이에, 600MHz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갤럭시 핏은 오피스뷰어를 제공하여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500만 화소의 카메라와 뮤직플레이어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갤럭시 핏 역시 2월 중 러시아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과 인도, 남미까지 점차 판매의 폭을 확대할 계획이다.

슬릭 스타일의 디자인과 향상된 소셜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하는 갤럭시 지오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많이 이용하는 20~30대 청년층을 위한 스마트폰이다. 3.2인치 HVGA 디스플레이어를 장착하여 똑똑함과 뛰어난 디자인을 모두 원하는 사람들까지 충분히 만족시킬 제품으로 기대되고 있다.

갤럭시 미니는 유행을 중시하는 청소년을 위한 스마트폰이다. 제품 옆면을 톡톡 튀는 컬러로 강조한 갤럭시 미니는 600MHz 프로세서와 3.14인치 QVGA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뿐만 아니라 구글 음성 명령과 퀵오피스 문서뷰어의 지원으로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편리한 사용감을 선사한다. 갤럭시 미니는 러시아 출시를 시작으로 유럽과 인도, 중국으로 출시를 확대할 예정이다.

3인치 커진 갤탭 동급최강 예고

삼성전자는 이번 MWC 2011에서 갤럭시탭의 뒤를 잇는 후속 태블릿 PC 신제품 2종 이상을 선보인다. 기존 갤럭시탭과 크기가 비슷한 7인치 제품과 삼성이 개발한 첫 번째 두 자릿수 크기의 제품인 10인치 제품이 공개된다.

삼성전자가 MWC 2011에서 공개한 보급형 스마트폰. 좌측부터 갤럭시 에이스, 갤럭시 핏, 갤럭시 지오, 갤럭시 미니.


이번에 공개되는 제품에는 구글이 새로 발표한 태블릿 PC 전용 OS인 안드로이드 3.0버전(허니콤)이 적용된다. 여기에 800만 화소의 후방 카메라와 64GB의 내장 메모리, 엔비디아의 테크라2 프로세서를 갖추고 있어 태블릿 PC 중 최고사양 제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느’처럼 1㎓ 듀얼코어 AP를 채택했다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이번 삼성전자의 10인치 태블릿 PC 공개로 태블릿 PC의 크기가 기존의 10인치 미만에서 '10인치 대세’를 이룰 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구글이 모토로라 10.1인치 태블릿 ‘줌(XOOM)’에 최신 태블릿 전용 플랫폼인 ‘허니콤(안드로이드 3.0)’을 탑재해 공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화면 크기를 제외하면 갤럭시탭 후속 제품에 새로운 것이 있을까하는 것이 관련 업계의 반응이다.

하지만 기존 7인치 제품을 출시한 삼성전자가 애플, 모토로라와 같은 10인치 태블릿 제품을 내놓는다고 해도 이번엔 ‘아이패드 베끼기’라는 소리는 듣지 않아도 될 듯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9월 독일 IFA 2010에서 갤럭시탭을 내놓으면서 소비자의 욕구에 따라 태블릿 화면 크기를 변화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반면 삼성전자가 갤럭시탭 후속 제품의 화면 크기를 10인치로 상향 조정한다면, 나머지 제조사 태블릿 화면 크기는 모두 10인치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이번 MWC 2011에서 삼성이 선보일 갤럭시탭 후속 제품의 화면 크기는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애플 아이패드의 세계 누적 판매량의 비하면 갤럭시탭의 판매량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세계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에 대항할 수 있는 제품을 보여준 것은 삼성의 갤럭시탭이 유일하다. 갤럭시탭 후속제품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디어플레이어 새 신화 쓴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10인치 태블릿 PC로 해외에서 대박을 노리고 있다면, 국내에서는 갤럭시플레이어(YB-GB1)로 또 한 번의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갤럭시S와 갤럭시탭으로 연타석 흥행 홈런을 터뜨렸다면 올해는 갤럭시플에이어로 또 한 번의 흥행 돌풍을 일궈내겠다는 심산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탭 후속 모델의 크기를 10인치로 정함에 따라, 향후 태블릿 PC 업계의 제품 생산 기준에도 변화가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안드로이드 OS 2.2버전(프로요)을 탑재한 갤럭시플레이어는 스마트폰 구입이나 일정 기간 동안의 약정사용이 부담스러운 10대 후반에서 20대의 계층을 정통으로 공략하는 제품이다. 정식 출시는 이달 중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갤럭시플레이어의 초도 물량은 2000대이며 지난 7일까지 접수된 1차 예약판매자가 1500명을 넘어섰다.

삼성전자가 생산했던 MP3 플레이어 ‘옙’과 스마트폰 제조 기술력이 하나로 결집된 갤럭시플레이어는 기존 출시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폰 갤럭시S에서 3G 통신 기능만 빠진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다.

4인치 고해상도 LCD를 탑재했으며, 3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다. 갤럭시S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다른 액세서리의 호환이 가능할 것 같지만, 전원 버튼이 다르기 때문에 케이스와 같은 주변기기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

크기는 가로 6.42㎝ 세로 12.37㎝ 두께 0.99㎝, 무게 121g으로 갤럭시S와 거의 같다. 디스플레이는 갤럭시S에 쓰인 아몰레드 대신 슈퍼LCD를 채용했다. 갤럭시플레이어에서는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삼성앱스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할 수 있다.

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전면 카메라와 자체 영상통화 솔루션 ‘퀵(QiK)’을 이용해 영상통화를 즐길 수도 있다. ‘퀵’은 삼성전자가 갤럭시플레이어가 자랑할 만한 주요 기능으로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갤럭시플레이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PC 뿐 아니라 스마트TV 등 향후 출시할 가전제품에도 ‘퀵’ 기능을 확대 적용한다면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백현 기자 jjeom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