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아파트를 일반 매매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경매시장이 최근 그 반작용으로 인한 후폭풍에 직면했다.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경매로 나오는 아파트수는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경매시장을 찾는 실수요자들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매수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파트를 낙찰 받아도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경매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손꼽혀 왔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음을 뜻한다.

12일 부동산경매업계에 따르면 2월 경매 입찰자 수는 전국 기준 8600명 선으로 전월(8200명) 대비 4% 가량 늘어난 반면, 경매진행건수는 2800여 건에서 2600여 건으로 5.5%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입찰경쟁률은 10대 1에 육박했다.

이에 따른 치열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수요자가 시세나 감정가보다 더 비싼 값으로 아파트를 낙찰 받는 웃지 못할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일 낙찰된 화성시 소재 주공아파트가 이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아파트는 1억4800만원의 감정가가 책정된 전용면적 49.95㎡ 규모의 소형아파트였으나 첫번째 입찰에서 감정가의 107% 수준인 1억5800만원에 팔렸다.

또 지난 10일 낙찰된 경기 안산시 소재 호수마을 아파트(전용면적 118.96㎡)는 감정가 3억6100만원보다 700만원 더 비싼 3억6790만원에 매각됐다. 최근 인기 있는 중소형 물건이 아닌 대형 물건이었음에도 고가 낙찰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경매는 유찰로 인한 최저 매각가 저감이 발생하는데 바로 이 부분을 통해서 수익을 내거나 시세보다 저렴한 값으로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입찰 경쟁이 너무 치열해짐에 따라 이런 메리트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물건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경매보다 분양 후 프리미엄을 노릴 수 있는 아파트 분양시장이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어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이나 지방 혁신도시 등지에서는 아파트 수요가 넘쳐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물건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차후 전월세 세입자 수급이나 재매각 측면에서 봐도 이미 지어진 지 수년에서 수십년이 경과한 경매물건보다는 새 아파트를 분양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가 프리미엄을 노릴 수 있는 분양단지로 꼽힌다. 동탄2신도시는 올해에만 1만여 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는데, 3월에만 전체 물량의 35%에 육박하는 3400여가구가 쏟아진다.

대우건설은 이달 중 동탄2택지개발지구 A1블록에 ‘동탄2신도시 2차푸르지오’ 832가구를 분양한다. 전가구가 전용면적 74㎡와 84㎡의 중소형이다. KTX동탄역과 중심상업지역과도 가깝다.

이어 반도건설이 반도유보라 아파트를 A37블록 545가구, A2블록 532가구를 각각 분양한다.

지방에서는 주요 산업단지 인근의 분양단지를 주목할 만하다. 산업단지 자체가 인구유입 시설로 확실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직접 거주는 물론 세를 줄 경우 임차인 수급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월 서산테크노밸리 A4블록에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서산’ 892가구도 전가구가 전용면적 75㎡와 84㎡의 중소형이다. 대림산업이 이달 충남 보령시 동대동 일대에 분양하는‘e편한세상 보령’ 677가구도 전용면적 73~84㎡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