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서 시작된 스마트 생태계는 이제 사물인터넷의 기조를 타고 웨어러블, 스마트홈의 시대로 수렴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포스트 스마트폰의 개념에 가장 가까운 디바이스는 스마트워치로 여겨진다. 다양한 웨어러블의 발전이 ‘시계’라는 일상적 디바이스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워치의 발전상이 하나의 흐름을 타고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새롭다. 디자인과 미학적 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스마트워치의 특징이 원형 프레임으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형 스마트워치 라인업 3인방

LG전자가 오는 3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새로운 스마트워치 ‘LG 워치 어베인(Urbane)’을 첫 공개 한다고 발표했다. ‘어베인(Urbane)’은 ‘세련된’, ‘품위있는’ 이라는 뜻으로 프리미엄 디자인이 적용된 LG전자의 새 스마트워치 라인업이다.

G워치와 G워치R을 런칭하며 글로벌 스마트와치 시장을 공략하던 LG전자가 어베인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공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기존의 G워치 브랜드에서 탈피해 전혀 다른 스마트워치의 방향을 선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워치 전쟁이 2라운드에 돌입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1라운드 스마트워치 전쟁이 기본적인 개념설정 및 기능적 논쟁을 시작으로 전통적 시계업계의 강자의 참전으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라면, 2라운드 스마트워치 전쟁은 애플워치라는 강력한 변수의 등장으로 촉발되는 상황이다. 그런 이유로 LG전자는 G워치대신 LG라는 브랜드를 부여해 새로운 어베인 라인업을 공개한 셈이다.

스마트워치의 굳건강 강자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도 새로운 스마트워치로 승부수를 던졌다. 원형 스마트워치인 오르비스(Orbis)가 출격대기중이다. 사각형 스마트워치를 고수하던 삼성전자가 원형 디자인을 채택한 지점이 새롭다. 지난해 열린 IFA 2014에서 스마트워치의 생명력을 IT기기에서 찾느냐, 시계의 본질적인 매력에서 찾느냐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던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오르비스는 그 자체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르비스는 갤럭시 기어와 기어2, 기어핏, 기어S를 잇는 삼성전자의 5세대 스마트워치로 여겨진다.

오르비스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모든 기술의 집약체가 될 전망이다. 이미 원형 디스플레이 테두리의 링(프레임)을 회전시켜 기기를 작동시키는 특허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출원한 삼성전자는 이미 해당 기술의 상용화에도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원형 디스플레이 제작 기술과 무선 충전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의 인프라,이팝(ePOP)으로 대표되는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오르비스 프로젝트의 마지막 퍼즐을 맞출 전망이다.

애플의 스마트워치 애플워치는 일종의 핵폭탄이다. 이미 다양한 앱 생태계 구축까지 나선 애플워치는 똑똑한 패션 아이템이라는 포지셔닝을 바탕으로 음성인식 ‘시리’와 헬스 플랫폼, 기본적인 성능의 향상을 꾀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다양한 시곗줄과 색상의 변화로 풍부한 선택권을 부여한 것도 장점이다. 애플워치는 스마트워치 생태계의 기폭제로 여겨진다.

스마트워치, 디자인이냐 IT냐

현재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일종의 ‘가닥’을 잡아가는 중이다. 스마트워치가 시계에 가까운 기기냐, IT기기에 가까운 기기냐를 두고 벌어진 논쟁은 결국 ‘디자인을 입은 생활밀착형 IT기기’라는 개념으로 수렴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워치는 전통적인 시계 제조사의 참전으로 더욱 복잡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결국 스마트워치는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웨어러블, 스마트홈으로 수렴되는 IT기술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스마트워치의 국내 강자들이 ‘원형’에 집중하는 분위기를 수렴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원형은 심미학적 디자인을 고려해 결론이 내려진, 디자인 특화 아이템으로 여겨져야 한다. 애플의 대항마가 될 것인가? 답은 시장만 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