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세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공론의 장이 펼쳐지는 교집합의 영역이다. 지금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와 소문, 진실이 뒤섞여 흥미롭고 위험한 여론의 태풍이 불기 시작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긴장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항상 이야기속에서 살아가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으니까. 담담하게 생각하자. 그리고 즐기자. SNS를. (편집자 주)

우리가 흔히 접하는 기업명의 유례는 어디서 왔을까? 수 없이 듣기에 그냥 넘기는 기업의 이름. 하지만 그곳에는, 당연하겠지만 진지하고 뼈 아픈 고뇌와 고찰이 있었다. 아, 물론 인정한다. 뒷북이다. 그래도 재미는 여전하다.

 

1. 한화(Hanwha Corporation)

얼마 전 웹툰에서 “한화 이글스 이겨라! 제발! 제발! 화나! 화가 나!”라는 장면이 나온 적 있다. 아마 프로야구 팬이라면, 한화 이글스의 팬이라면 누구보다 공감했을 대목이리라.

▲ 출처=한화

한화는 대기업이다. 다만 일반인들은 한화가 화약 및 방산업체를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경향이 많다. 왜 삼성과의 빅딜이 이뤄졌는지, 왜 63빌딩에서 불꽃축제를 벌이는지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한화의 기원은 무엇일까? 한화의 모태는 1952년 세워진 한국화약이다. 당시 30세의 젊은 사업가 김종희 창업주는 조선화약공판 입찰에 뛰어들어 인천 화약공장을 낙찰 받았으며, 폐허였던 인천공장 입구에 한국화약을 세웠다. 이후 창업주의 아들인 김승연 회장은 사람들이 한국화약의 약어인 ‘한화’를 더 쉽게 기억한다는 이유로 1992년 9월 지금의 한화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대목에서 재미있는 점은 한화의 기원인 한국화약의 경우 ‘Korea Explosives Group’로 명기된다는 점이다. gunpowder가 아니냐는 아마추어같은 소리는 금물이다. 통이 더 크다. 그런데 Korea Explosives Group을 중국어로 바꾸면 南朝鮮爆葯集團, 즉 ‘남조선폭약집단’이 된다. 물론 이는 비약이며, 중국어 표기를 바꿀 여지도 있다. 그룹을 집단으로 부르는 것 자체도 다소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생생하게 생각하자면, 한국화약이 한화로 사명을 변경한 것은 참 잘한 것 같다는 분석이다. 최근 태양광 사업 관계로 한화가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다는데, 남조선폭약집단은 약간 테러단체 느낌이 난다.

 

2. 시스코 시스템스(Cisco Systems, Inc)

미국의 네트워크 회사인 시스코 시스템스는 글로벌 네트워크 시장의 약 70%를 장악한 막강한 기업이다. 최근 중소기업은 물론 광통신 영역까지 외연을 넓히며 그 막강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네트워크 솔루션=시스코’라는 등식이 있을 정도다.

▲ 출처=시스코

이 거대한 기업의 사명은 어디에서 왔을까? 얼마나 심오한 뜻을 가지고 있을까? 그런데 답을 들으면 약간 맥이 빠진다. 2014년 설립 30년을 맞은 시스코 시스템스의 ‘시스코’는 창업주가 살던 샌프란‘시스코’에서 따왔다고 한다. 회사 로고(CI)도 샌프란시스코의 상징물인 ‘금문교(Golden Gate Bridge)’다. 참고로 시스코 시스템스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전산담당자로 일하던 부부가 창업한 회사다. 이정도 되면 상줘야 한다.

 

3. 구글(Google)

글로벌 ICT의 대부분을 장악한 구글. 포털에서 시작해 로켓, 웨어러블, 사물인터넷, 무인자동차, 모바일 헬스까지 외연을 넓히고 있는, 구글은 말 그대로 글로벌 포식자다. 구글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수학과 박사 과정을 밟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박사 논문으로 준비하던 페이지 링크 이론을 준비하며 탄생했다. 우리는 지금 세계 어디에 있든, 구글과 함께하고 있다.

▲ 출처=구글

이 어마무시한 구글이라는 사명은 어떻게 나왔을까? 황당하지만 ‘오타’에서 비롯됐다. 1997년 9월 래리 페이지는 루카스 페레이라와 함께 자신이 개발한 검색엔진의 이름을 짓는 상황에서 10의 100승을 의미하는 ‘구골(Googol)’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페레이라가 그만 오타를 내며 ‘구글(Google)’로 적고 말았다. 그런데 적고 보니 구골보다는 구글이 더 어감이 좋아 그냥 구글로 정했다고. 참고로 구골은 10의 100승만큼 검색이 지원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하긴, 구골은 왠지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괴수형님의 이름과 많이 닮았다. 물론 구글도 마찬가지지만.

 

4. BMW

있는 자의 상징이었던 자동차 회사 BMW, 독일 전자기술의 상징이자 장인정신을 의미하는 BMW의

▲ 출처=BMW

사명은 어디에서 왔을까? 약자인 것은 확실해 보이는데 뜻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BMW는 바이에른 자동차 공장, Bayerische Motoren Werke의 앞글자에서 따온 사명이다. 오산에서 자동차 회사를 열었으면 독일식으로 Osan Motoren Werke이 되니 OMW가 된다.

왠지 BMW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때 '무슨 뜻일까'라고 심하게 고민했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허망하지만 끝!

 

5. 롯데(LOTTE)

▲ 출처=롯데

제2롯데월드 논란과 신동빈 씨의 행보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있는 롯데의 사명은 어디에서 왔을까?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사업에 여념이 없는 롯데의 기원은?

예상과 달리 상당히 문학적이며, 철학적이다. 독일 작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에 등장하는 정열의 화신, ‘샤롯데’에서 나왔다고. 작품에서 베르테르는 젊은 변호사로서 상속을 처리하다 샤롯데를 사랑하며 비극의 역사를 쓰게 된다.

롯데시네마의 프리미엄 영화관 이름은 ‘샤롯데’다.

 

이 외에도 재미있는 기원을 가진 기업의 사명은 많다. 네이버는 잘 알려졌다싶히 항해를 의미하는 Navigate와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er이 붙어 포털 사이트의 특징을 잘 살렸으며(구글을 보면 이제 네이버는 항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배도 만들고, 항구도 지어야 할 판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은 설립자가 CIA에 재직하던 시절 맡았던 컨설팅 프로젝트 코드명이라고 한다. 왠지 CIA 관계자가 오라클 공식 페이스복에 싫어요 누를것 같다. 어도비는 설립자 집 근처에 흐르는 강인 어도비 크리크에서 따왔으며 조현아 전 부사장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있는 한진그룹은 ‘한민족의 전진’을 줄인 이름이다. 일본의 캐논은 관세음보살의 일본어 발음인 칸논에서 따왔다.

참고로 이코노믹리뷰(Economic Review)는 경제를 ‘리뷰’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비즈니스 경제지, 최고경영자(CEO)와 중역들을 위한 고급 경제지, 지식과 정보가 지배하는 시대에 바람직한 기업가 정신을 제시하는 통찰력 있는 경제지, 건강한 부를 축적한 이 시대의 부자들을 위한 종합 경제지를 만드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그냥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까봐 적는다. 그렇게 믿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