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정 사장이 여행업계 대부가 된 것은 뜻하지 않게 이뤄졌다. 그는 1970년대 영어강사로 활동했다.

“압구정동에서 족집게 강사로 이름을 떨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여행업에 발을 들인 것은 과외금지 조치령이 내리면서부터. 영어강사 밖에 한 일이 없던 상황에서 떠오른 것은 영어 통역 안내원 자격증이었다.

영어 공부를 하며 우연히 따놓은 자격증이 있으니 활용하자는 생각에 고려여행사에 이력서를 넣어 취직을 했다. 먹고 살만해 지면 다른 일을 찾아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웬걸. 짧은 시간 내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1983년 9월27일 관광의 날에 치러진 관광경진대회에서 영어안내원 부문 금메달을 획득했고, 1989년 고려여행사 출신 17명이 함께 국일여행사(2005년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개명한 모두투어네트워크의 전신)를 차렸다.

그는 "금메달을 딴 뒤 전설적인 여행 가이드가 되기로 결심, 미친 듯이 일했다”고 말했다. 국일여행사는 철저한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했다. 직원 시절 알래스카에서부터 아프리카 희망봉까지 직접 여행을 다닌 것을 토대로 남들과 다른 여행상품을 제공, 폭발적인 성공을 거뒀다. 준비를 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도 이때다.

홍 사장은 CEO의 자리에 오른 이후에도 늘 해외 곳곳을 누빈다. 세계를 누비며 좋은 여행지를 찾고 한국의 관광지와 비교를 통해 차별점을 찾는데 노력한다. 그동안 국내 여행객을 해외로 보내왔던 일을 했다면, 앞으론 해외 여행객을 국내로 데려와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에서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