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의 여파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3가 갑자기 부상하고 있다. 갤럭시노트3는 출시된 지 15개월이 지난 모델이기 때문에 보조금 상한제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SK텔레콤은 당장 내년부터 갤럭시노트3에 최대 72만5000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며 KT도 베가 시리즈와 갤럭시노트3를 포함해 출시 15개월이 지난 총 6개 모델을 거의 공짜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다. 물론 LG유플러스도 갤럭시노트3와 G3 등 주력 단말기 보조금 상한제를 올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 갤럭시노트3. 출처=삼성전자

덩달아 시장의 반응도 뜨겁다. 통신사들의 적극적인 마케팅까지 겹치며 일선 대리점에는 가격이 저렴한 갤럭시노트3를 구하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014년을 마무리하는 순간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둘러싼 '콘텐츠'를 살펴보자.

▲ 갤럭시노트4. 이미화 기자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노트4의 내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노트4의 성능을 비교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실질적인 스펙을 따져 기회비용을 아끼기 위함이다.

두 모델의 외형 하드웨어 스팩 차이는 메탈 프레임과 측면부의 디자인, 디스플레이, 카메라, 배터리 등으로 구분된다. 디자인 측면에서 갤럭시노트4는 갤럭시알파에 이어 두 번째로 메탈 프레임이 적용된 모델이며 갤럭시노트3와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돈주 당시 삼성전자 전략마케팅실장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4 직전 개최한 모바일 언팩에서 갤럭시노트4를 소개하며 “(갤럭시노트3와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갤럭시노트4는 그 자체로 디자인의 혁신을 완성한 제품”이라는 자부심을 보인 바 있다.

▲ 갤럭시노트4. 이미화 기자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노트4 디자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측면부다. 실제로 갤럭시노트4의 무게와 두께가 갤럭시노트3보다 늘어났지만, 측면부 디자인만큼은 호평을 받았다. 다이아몬드 커팅 기술을 도입해 만든 갤럭시노트4의 측면부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슬림한 뉘앙스를 풍기는 효과를 강조한다. 홈버튼은 갤럭시노트4가 갤럭시노트에 비해 다소 돌출됐다.

디스플레이 측면에서 갤럭시노트4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노트4 모두 슈퍼 아몰레드 기술을 차용해 수준 높은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여주지만 해상도는 갤럭시노트4 2560X1440 QHD 디스플레이(515ppi), 갤럭시노트3 1920X1080 FHD(386ppi)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갤럭시노트4는 기어VR과 연동되어 가상현실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창출한다. 이를 위한 최고 수준의 해상도는 갤럭시노트3를 압도하는 분위기다.

▲ 갤럭시노트4. 이미화 기자

갤럭시노트4의 카메라 기술은 갤럭시노트3를 크게 앞지른다. 화소부터 다르다. 갤럭시노트4는 16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와 37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지만 갤럭시노트3는 1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2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를 지원한다. 여기에 갤럭시노트4는 광학식 손떨림 보정기술을 최초로 담았으며 셀피족을 겨냥한 와이드 셀피 기술도 탑재했다.

갤럭시노트4의 심박센서 및 기타 부가기능도 특기할 만 하다. 지문센서와 심박센서는 갤럭시노트4에 처음 탑재된 기술이다. 향후 갤럭시노트4에 담긴 다양한 센서기술은 웨어러블의 발전을 넘어 스마트홈, 사물인터넷 시대의 자양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노트4의 몽블랑 S펜도 2014단계 필압을 지원해 갤럭시노트3의 2배 수준이다.

▲ 갤럭시노트4. 이미화 기자

탈착이 자유로운 배터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자랑이다.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노트4의 배터리 용량은 각각 3200mAh, 3220mAh로 별 차이가 없으나 디스플레이 전력소요량을 고려하면 갤럭시노트3의 전력유지가 다소 높다. AP기능에 있어 삼성전자의 자체 AP는 발열량과 전력 소모량을 크게 줄였다고 하지만, 이 문제는 비슷한 스펙으로 여겨진다.

▲ 갤럭시노트4. 이미화 기자

다만 샤오미를 필두로 대용량 배터리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기기들이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3밴드를 아우르는 광대역 LTE-A 기술도 갤럭시노트4의 몫이다.

현재 갤럭시노트4의 경쟁자는 애플의 아이폰6가 아니라 갤럭시노트3라는 자조섞인 농담이 떠돌 만큼, 갤럭시노트3의 판매량은 경이적인 수준이다. 모두 단통법이 만들어낸 ‘웃픈(웃기고 슬픈)’ 코미디다.

▲ 갤럭시노트3. 출처=삼성전자

 

갤럭시S6의 등장?

30일(현지시각) 갤럭시S6로 추정되는 사진이 이란의 블로그 토란지(Toranji.ir)에 공개됐다. 유출된 사진에 따르면 지금까지 업계에 떠돌던 갤럭시노트 엣지와 같은 곡면 디스플레이 탑재는 확인되지 않으며 메탈 프레임은 표현되고 있다. 홈 버튼과 월페이퍼 컬러, 그리고 UI 모두 기본적인 형태다.

▲ 토란지를 통해 유출된 갤럭시S6. 출처=토란지

사진의 진위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유출된 사진에 안드로이드 최신버전인 롤리팝이 보인다는 이유로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모델을 촬영했다는 설이 탄력을 받고 있으나 지금까지 알려진 갤럭시S6와 너무 다르다는 주장이 엇갈리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내년 3월 MWC 2015에서 갤럭시S6를 공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일정을 앞당긴 ‘깜짝발표’의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노트 엣지에 등장한 측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S6 모델의 등장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물론 실제 출시된다면 주력모델이 아닌, 브랜드 효과를 노린 마케팅 제품이 될 확률이 높다. 갤럭시A 시리즈를 3가지 모델로 세분화시켜 출시한 전략이 갤럭시S6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 토란지를 통해 유출된 갤럭시S6. 출처=토란지

 2015년은 어떨까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노트4가 의도치 않게 내전을 치루는 사이, 갤럭시S6 유출사진까지 등장하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도 ‘의도치 않게’ 윤곽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모델 숫자를 줄여 제작비를 절감한다는 전제를 통해 조직개편에 따른 슬림화를 적용하는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어VR을 위시한 가상현실 웨어러블 헤드셋도 얼마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밀크VR을 런칭하며 가상현실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찍은 삼성전자의 승부수인 셈이다. 상처입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