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화의 시대인 만큼 다양한 국제회의가 열립니다. 각국의 관료나 정치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제나 환경, 안보 등에 관해 서로 어떻게 협력할지 논의합니다. 

#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미국 하버드대학교 마이클 샌델 교수가 한국에 와서 강연을 합니다. 샌델 교수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한곳에 모입니다. 

# 영화 ‘트랜스포머’의 여자 주인공인 할리우드 스타 메간 폭스가 새로 찍은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한국에 옵니다. 메간 폭스의 새 영화 시사회장엔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옵니다. 

국제회의, 강연, 시사회에서 공통적으로 필요한 사람이 있습니다. 여러분, 벌써 눈치 챘나요? 맞아요, 통역사가 필요합니다. 통역사는 서로 통하지 않는 양쪽의 언어를 중간에서 번역해 전달해주는 사람입니다. 국제회의나 국제학술대회, 기자회견, 사업회의 등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 주는 일을 하는 셈이죠. 통역사가 없으면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을 테니 아무것도 할 수 없겠죠?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 선수가 다른 나라 선수들과 어울려 훈련하고 경기할 수 있는 건, 영어에 서툰 류현진 선수를 위해 배치한 스티븐 김이라는 통역사 덕분이랍니다. 감독이 류현진 선수와 말할 때 옆에 착 달라붙어 있는 멋진 남자가 스티븐 김입니다. 통역사는 분야별로 여러 형태로 일하고 있어요. 국제회의, 세미나 등에서 일하는 사람을 국제회의 통역사라고 하며, 이들은 마이크와 헤드폰 같은 장비를 갖춘 부스 안에서 발표자가 하는 말을 청중들이 실시간으로 알아들을 수 있게 통역합니다. 흔히 동시통역사라고도 합니다. 수행 통역사는 외국의 저명인사들을 따라다니면서 그들에게 바짝 붙어서 통역을 해 줍니다. 통역 가이드도 있는데요, 이들은 주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관광지를 안내하고 통역합니다. 통역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별도의 교육이나 훈련 과정은 없어요. 대체로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에 외국어를 잘하면 됩니다. 통역번역대학원에 다니는 경우도 많습니다. 통역대학원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데요, 입학시험이 까다롭고 입학 후에도 공부할 게 많다는 점을 꼭 알아야 합니다. 통역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입시학원도 있을 정도니까요. 통역사는 외국어만 잘해선 절대 안 됩니다. 폭넓은 지식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합니다. 특히 국제회의에서는 전문용어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사전에 관련 분야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결코 정확하게 그 뜻을 번역해 전달할 수 없겠죠. 평소에 다양한 종류의 책을 읽어 전문지식을 쌓고 자기계발을 해야 합니다. 

일부에선 앞으로 통역사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IT 기술을 활용한 자동 번역 소프트웨어가 많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직까진 컴퓨터나 소프트웨어가 할 수 없는 게 더 많습니다. ‘나는 유리를 좋아한다.’는 우리말을 한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고 있는 번역기에 넣어 돌리면 영어로 ‘I like glass.’라고 번역되기도 합니다. 이름이 ‘유리’인 내 친구가 깨지기 쉬운 ‘유리’가 되는 황당한 일이죠. 이와 같은 말의 미묘한 표현의 차이까지 구별해 전달할 수 있어야 좋은 통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국제회의나 회사 간의 거래에선 정확한 번역이 더 중요하겠죠. 그럼 어떤 언어의 통역사가 되는 게 좋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자신 있는 언어, 흥미로운 언어를 택해야겠죠. 우리나라에선 영어와 중국어 통역이 많다고 합니다. 아울러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더 많은 국가와 교류할 일이 점점 많아지면서 아랍어나 스페인어 같은 다양한 언어권의 통역사도 많이 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좋겠죠.

본 기사는 아하경제신문 2014년 제 22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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